[Opinion] 즐거운 나와 너와 우리의 집 -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사유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1.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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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아르코미술관 협력기획전 <즐거운 나의 집>-Home, Where the Heart is

우리는 세 종류의 집 속에서 동시에 거주한다.
유년시절을 보냈던 기억의 집,
현재 살고 있는 집,
그리고 살아보고 싶은 꿈속의 집. 
이 세 가지가 하나 된 집에 사는 사람은, 
인간으로서 참 행복한 사람이다.  
 - 정기용, 2005


 우리는 어떤 집에 살고 있을까? 당신의 집에는 위에서 언급된 세 종류의 집 중 어떤 집인가? <즐거운 우리 집>은 위 인용문에서 언급한 세 종류의 집에 대해 순서대로 차근차근 펼쳐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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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는 '기억의 집'이다. 마치 실제 집의 현관문처럼 생긴 전시장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그곳에 기억의 집이 있다. 작가들 각자의 집에 대한 '기억'은 다양한 형태를 통해서 관람객 각각의 집에 대한 '기억'으로 다가온다. 현관부터 거실, 다락방, 욕실, 거실, 마당까지 재현 혹은 재생산되는 기억의 방을 거치며 관람객은 다락에 들어가 볼 수 도 있고, 욕실 변기에 앉아서 물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편안한 침대에 누워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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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집이라는 공간은 전시에 앞선 인용글귀에서도 나타나듯이, 기억의 형상인 동시에 어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집'은 현실에 관계된 문제를 안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시는 당연히 기억에서 현실로 넘어간다. 기억의 집을 지나 여러 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에 큰 방에 들어가면, 거대한 인포그래픽이 당신을 압도한다. 주거형태와 경제적 수준에 대한 데이터와 통계는 인포그래픽만큼이나 거대한 현실을 당신에게 던져준다. 

 그리고 이 현실을 받아들고 제3 전시실로 가면, 다양한 주거 사례와 대안들이 제시된다. '즐거운 집은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를 펼쳐놓은 제 3전시실에서는 살고싶은 집에 대한 워크샵도 진행된다. 

'공간'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마치 배경과 같아서, 그 위에서 또는 그 안에서 어떤 다양한 것들이 펼쳐지고 진행된다. 우리가 집이라는 공간이자 배경 안에서 생활하고 성장하듯이. 

<즐거운 나의 집>은 그러한 '배경'이라는 공간을 전시의 직접적인 오브제로 끌어올리면서 공간을 '활용'하거나 '조화'시키는 전시와는 또 다른 공간을 보여준다. 기존의 '공간'이었던 하나의 배경적 레이어를 여러겹으로 쌓아올리면서 공간으로 이루어진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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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일반적인 전시장의 공간 활용이라고 하자. 
  공간이라는 레이어 위에 어떤 것들이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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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위에 놓여지는 것들은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공간을 활용하거나 공간과 조화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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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즐거운 나의 집>에서 전시되는 것은 공간위에 펼쳐지는 생각이나 개념이 아니라, 
어떠한 또 다른 '공간'이다. 즉, 이렇게 공간이라는 레이어 위에 또다른 공간이라는 레이어가 덧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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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는 크게 이렇게 세 종류의 집(기억의 집, 현재 살고 있는 집, 살고싶은 집)이 겹쳐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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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공간이 다시 공간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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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전시는 무수한 공간이 겹쳐져 하나의 단단한 공간이 된다. 

집이라는 장소로 무한히 펼쳐지고 환원되는,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사유.
가장 아련하고, 가장 현실적이되, 가장 이상적인 공간인 집을 통해 다양한 층위의 '공간'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는 탄탄한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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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아르코미술관 협력기획전
즐거운 나의 집
Home, Where the Heart is

2014. 12. 12(금)~  2015. 2. 15(일)
오전 11시 - 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관, 무료

관람시간 화요일 - 일요일, 11시 - 20시 (하절기), 11시- 19시 (동절기)
관람종료 30분 전 입장마감
월요일 휴관

[조아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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