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라는 이름의 변천

글 입력 2014.12.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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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라는 이름의 변천

 

  언제인지 가늠도 할 수 없을 만큼 옛날 옛적부터 청춘은 예찬의 대상이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청년들의 정열과 이상을 담은 문학책의 제목이 청춘예찬이니 심지어 일제강점기 당시에도 청춘은 예찬 가능한것이었다는 말이다. 전쟁 통에서도, 평화로운 시절에도, 독재정권 하에서도 청춘은 어느 시대에 존재하든지간에 항상 꿈틀대는 것이었으며 변혁의 단초였다. 또한 삭막한 세상 속에서 숨을 죽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존재였다.

 

  그랬던 청춘은 언제부터인가 위로의 대상이 되었다. 청춘에 대한 위로가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출간 이후부터다.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힐링열풍이 불면서 온갖 미디어 매체들과 언론은 아픈 청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댈 곳 없던 청춘들 또한 그 이해없는 위로에 동참하여 열풍에 가담했다.

 

  온 세상으로부터 동정심을 얻으면서 그 동정심으로부터 나름대로의 꿀맛은 맛본 청춘들은 이내 현실을 직시했다. 생각해보니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너만의 꿈을 꾸라던 그 책의 저자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교수가 된 사람이었다. 세상이 만들어놓은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걸어보라고 그 길을 향해 탈선해보라고 부추기기엔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수 년 간 세계 일주를 한 탐험가도 아니었으며, 세상이 경계할 만큼의 괴짜도 아니었다.

 

  이제 청춘들은 말한다. ‘아프면 환자지. 무슨 청춘이야?’라고 말이다. 결국에 청춘은 위로의 대상을 넘어 회의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 프로그램인 SNL의 작가 유병재는 이 문구를 유행시키며 요즘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다. 청춘들은 김난도 교수에게 보냈던 호응을 이제 유병재에게 보내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재의 청춘들이 적당한 위로를 받으면서 살기에는 참기 힘든 수준의 아픔을 겪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30대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록밴드 NELL은 최근 싱글 앨범 [청춘연가]를 발표했다. 앨범 소개에는 그 시간을 위로하거나 혹은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청춘이라는 순간에 대해 담담히 내뱉는 곡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곡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시간은 날 어른이 되게 했지만 강해지게 하지는 않은 것 같아. 시간은 날 어른이 되게 했지만 그만큼 더 바보로 만든 것 같아.’ 현재 청춘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딱 이 가사에서 느껴지는 무력감과 같은 것 아닐까.

 

  예찬의 대상에서 위로의 대상이 되고, 결국 회의의 대상으로 추락한 청춘이라는 이름. 그것이 원래 뜻하는 바처럼 푸른 빛을 띠게 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희망한다.

 

 

[이정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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