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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인생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 괴물 [영화]
영화가 가진 가장 큰 힘이라 함은
누군가 인생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쉽게 답하기 어렵다. 왜인지 ‘인생 영화’라 함은 단순한 재미와 감동을 넘어선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인생 영화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범위를 조금 한정시킨다. ‘올해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 정도라면 어렵지 않게 대답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괴물>은 내 인
by
김현지 에디터
2024.12.2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아이들은 자란다 - 아무도 모른다 [영화]
새로운 생명을 키워내고, 기댈 곳 없는 서로의 외로움을 위로하며 아이들은 자란다. 영화 <아무도 모른다>는 이 세상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할, 삶에서 어른을 만나지 못했던 아이들의 쓰라린 성장기다.
담담한 사람들이 있다. 무엇에도 동요되지 않은 채, 물이 바람을 따라 그저 그윽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차분하고 평온한 이들. 어렸을 땐 그들의 담담함을 닮고 싶었다. 무언가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휘둘리지 않는 차분함을 지니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누군가의 담담함이 부럽지만은 않다. 오히려 그 담담함이,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일을 ‘아무것
by
한수민 에디터
2024.05.2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다 - 괴물 [영화]
누군가의 편협하고 제한된 시선 때문에, 혹은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는 괴물이 된다.
괴물은 누구게? 늦은 밤, 인적 없는 야산에서 어린아이가 홀로 흥얼거리며 말한다. 무섭고 기괴한 분위기다. 사오리는 며칠 전부터 시작된 아들 미나토의 이상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 멀쩡하던 머리카락을 스스로 잘라버리고, 학교에 가져간 물통에는 흙이 잔뜩 고여 있다. 어떤 날은 한쪽 귀가 잔뜩 부은 채로, 어떤 날은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고 집에 온다. 야
by
한수민 에디터
2024.05.0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인생은 아름다운가 [영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원더풀 라이프(1998)
당신은 어제 돌아가셨습니다. 조의를 표합니다. 이곳에 7일간 머물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추억을 딱 하나만 선택해 주세요. 여러분이 선택한 추억은 저희가 최선을 다해 영상으로 재현하며, 토요일에는 그 영상을 시사실에서 관람합니다. 그 추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난 순간, 여러분은 그 추억만을 안고 저세상으로 가게 됩니다. 당신은 어떤 추억을 선택하시겠습니까
by
김보현 에디터
2024.03.3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자리를 찾는 과정, 바닷마을 다이어리 [영화]
동명의 만화가 원작인 영화 < 바닷마을 다이어리 >는 우연히 세 자매(사치, 요시노, 치카)가 외도로 집을 나간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배다른 동생 스즈를 만나 가족으로 맞이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담히 그린 영화입니다.
"살아 있는 건 다 손길이 필요해" 첫째 '사치'가 막내 '스즈'에게 하는 말입니다. 마치 너에겐 우리가 필요하다며, 세 자매에게 '스즈'가 소중한 존재임을 알려주는 듯한 대사죠. 4평 남짓 좁은 집, 아니 방이라 불러야 맞을 것 같은 곳에서 끙끙 앓던 날 사치의 말은 제게도 위로가 되었어요. 첫 독립, 아픈 몸, 막연한 미래 나의 자리가 위태롭다 느껴질
by
오금미 에디터
2024.03.1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온전한 무해란 없을지라도 - 영화 '괴물'
얼마나 큰 격변이 있어야 세상은 순수함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이미 불가능해져 버린 일일 수 있겠으나, 이런 이야기가 계속 생겨난다는 것이 아리도록 기쁘다. 태초의 정수를, 그 순수한 비밀을 엿보는 이야기가 계속 피어났으면 좋겠다.
왜 지금 알았을까 후회하는 작품이 있다. 이내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라고 안심하는 작품도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은 자기 책망과 칭찬이 동시에 교차하게 한 영화다. 이런 세상이 꾸준히 그려진다는 안도감이, 어느 한구석에 영원히 남아있다는 기쁨이 떠오르게 하는 영상물. 그걸 스쳐 간 눈은 이전과는 똑같이 세상을 바라보기 힘들지 않을까. *
by
정해영 에디터
2024.02.2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모두가 괴물이다. [영화]
엇갈리는 시선 속에서 누군가는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괴물이 되고 만다. 무해한 사람은 없다. 그건 영화 밖 관객도 마찬가지다.
* 본 글에는 영화 <괴물>에 대한 스포일러가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이라면 어떤 스포일러도 보지 않고 관람하길 추천합니다. 그런 작품이 있다. 보고 난 직후에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곱씹게 되는 작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이 나에겐 그랬다. 처음 영화를 보고 나와서는 호평 일색이었던 세간의 반응이 이해할 수 없
by
황연재 에디터
2023.12.1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주에 정답이 있는가 - 괴물 [영화]
그대로라서 더 좋은 우리의 가능성
* 이 글은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이란 게 있는가’ 처음 영화 <괴물>을 봤을 때 진하게 남은 건 감정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 감정이 내면에 가라앉았을 때 보인 건 바로 영화의 핵심적인 질문이다. 영화 포스터에도 적힌 이 질문은 ‘미나토’의 일로 학교를 찾은 엄마 ‘사오리’가 교장 선생님께 한 질문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인간이
by
박성준 에디터
2023.12.1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실 12월에는 '괴물'보단 '원더풀 라이프'를 [영화]
영화 '원더풀 라이프' 리뷰
* 소소한 스포일러가 존재함을 미리 알립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열여섯번째 장편 영화인 ‘괴물’이 성황리에 개봉한 시점에서 나는 집에서 ‘원더풀 라이프’를 보았다. (‘괴물’도 곧 볼 것이다. 나도 사실 보고 싶다) 그의 두 번째 영화인 ‘원더풀 라이프’는 1999년에 개봉했다. 00년생인 나보다 먼저 태어난 영화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by
문충원 에디터
2023.12.0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관객은 기만을 멈추라 [영화]
스포일러 없는 영화 <괴물>(2023) 후기
‘괴물’이라는 제목을 들으면 어떤 작품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대개는 봉준호의 걸작 <괴물>(2006)을 생각할 것이다. 격렬한 템포의 OST와 함께 한강 공원을 가로지르는 괴수의 모습과 故 변희봉 배우의 명장면은 눈을 감아도 생생하게 그려진다. 영화에서 ‘괴물’은 한강에 흘러 들어간 폐수가 만들어낸 괴생물체를 뜻한다. 그 이면에는 소시민을 방관하는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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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에디터
2023.12.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모두가 되고 싶은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 태풍이 지나가고 [영화]
어쨌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으니까.
태풍이 지나가고 Afrer the Storm, 2016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 아베 히로시, 마키 요코, 키키 키린, 요시자와 타이요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한 채 여전히 소설가를 꿈꾸는 사설탐정 ‘료타’는 돈이 될 만한 아버지의 유품을 노리는가 하면, 걸핏하면 도박에, 이혼한 아내의 뒤를 조사하는 등 찌질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by
이중민 에디터
2023.09.2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우리는 왜 슬퍼해야하는가 - 환상의 빛 [도서/문학]
“저는 당신의 뒷모습에 말을 거는 것으로, 위태롭게 시들어버릴 것 같은 자신을 지탱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온 힘을 다하여 파도는 해변을 오른다. 온 힘을 다하여 파도는 해변을 쓰다듬는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파도는 부서져버리고, 거짓말처럼 해변에서 멀어진다. 다시 파도가 밀려들어온다. 쓰다듬고, 부서지다 밀려나기를 반복한다. 소설 <환상의 빛> 속 주인공인 ‘유미코’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인 ‘이쿠오’가 죽어버린 이후로 그녀의 삶은 파도 같은
by
이중민 에디터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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