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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Opinion] 그리운 고향의 맛 [음식]
기억에도 없는 그리움을 입맛에 맞는 한 끼 식사에서 발견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제는 지구 반대편보다도 더 멀게 느껴지는 땅의 맛을 서울 한복판에서 느껴본다. 누군가는 고아란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만둣국 한 그릇 안에도 고향이 있다. 그를 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어느 때보다 싱거운 계절을 나고 있다. 낮에는 여름이 왔나 싶다가도 저녁은 여전히 서늘하고, 봄 내음이 지고 장미가 자줏빛으로 물들어 간다. 누군가는 시들어간다고 말하는 것에서 색을 발견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이토록 밍밍한 나를 닮은 계절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는다. 그마저도 잠깐이겠지만. 평소 쨍한 여름이 오기 전에 느꼈던 감정과는 사뭇
by
백승원 에디터
2025.06.18
리뷰
도서
[Review] 마법이 펼쳐지는 전장, 마음이 머무는 이야기 – 기병과 마법사
전쟁과 마법, 정체성과 감정, 전술과 사랑이 섬세하게 엮여 있는 이야기
바로 여기가 원본인 판타지 『기병과 마법사』는 마치 동양풍 마블 영화를 한 편 본 듯한 기분을 남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머릿속에서 장면이 실감나게 재생된다. 배우들이 어떤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시나리오만 읽었는데 어떻게 그려질지 보이더라”고 말하는 걸 종종 보곤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저렇게 답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이 책은 총
by
곽미란 에디터
2025.06.17
오피니언
음식
[오피니언] 상큼한 여름의 맛, 토마토 마리네이드 만들기 [음식]
토마토를 씹으면 여름의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계절을 온몸으로 음미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조금씩 달라지는 계절의 냄새 맡기. 봄에는 꽃구경, 여름에는 물놀이, 가을에는 단풍 구경, 겨울에는 눈놀이. 그리고 계절별 제철 음식 먹기가 있겠다. 그렇게 계절 음식을 챙겨 먹는 편은 아니었다. 작년 말부터였을까. 계절의 향이 담긴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봄에 달래와 냉이가 가득 들어간 된
by
김지민 에디터
2025.06.17
리뷰
도서
[Review] 느리고 따뜻한 하루를 배우는 시간 - 타샤의 집 [도서]
『타샤의 집』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부드럽고 다정한 손길로 대답한다. 하루를 사랑스럽게 만드는 법을 잊은 우리에게, 다시 '마음의 정원'을 가꾸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햇살이 유난히 포근했던 오후, 조용한 카페에 앉아 『타샤의 집』을 펼쳤다. 마치 오래된 동화책 속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 글이 많지도 않고 문장이 화려한 것도 아닌데, 타샤 튜터가 만든 공간 하나하나가 잔잔한 영화처럼 차분히 마음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눈앞에 그려지는 풍경들은 현실보다 더 현실 같고, 동화보다 더 동화 같았다. 이 책은 단순히 예쁘게 꾸며
by
오금미 에디터
2025.06.17
리뷰
PRESS
[PRESS] 뿌리 깊은 갈등은 과연 해결될 수 있는가 - 뮤지컬 '등등곡' [공연]
같은 가지에서 갈라져 나왔음에도 조그마한 것에서부터 틀어져 크나큰 이념의 갈등을 낳게 된 동인과 서인 간의 뿌리 깊은 갈등의 시대에 대한 이야기와 그 혼란 속에서 각자의 선택을 했던 선비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등등곡>은 오는 6월 24일부터 9월 14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된다.
한국 사람이라면 혹은 한국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동인'과 '서인'이 조선 시대의 정치적 갈등 상황을 촉발시킨 대표적인 세력이라는 사실을 아마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그 두 세력 간의 갈등은 이후 더 분화되어, 여러 정치 집단 간의 권력 경쟁을 일으키는 붕당정치에까지 이르고 만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런데 사실 그 두 세력의 발생 유
by
이유빈 에디터
2025.06.16
리뷰
공연
[Review] 우리가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 연극 '유령'
사회가 기억하지 않는 모든 삶과 죽음에 바치는 애도
연극 <유령>은 존재의 본질과 무연고자에 대한 애도를 이야기한다. 고선웅 연출가는 2018년 한겨레신문에 연재된 무연고자에 대한 기획 기사 '고스트 스토리'에서 영감을 얻어 극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극 전반과 실제 대사에서 '무연고자의 삶의 궤적과 고통을 100분으로 압축해 무거운 서사로 만들어내는 작업이 어쩌면 위선적인 일은 아닐까'라는 연출가의 고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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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에디터
2025.06.16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비플랫 위의 들판— 공명은 그들에게, 감각은 나에게 - 2025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II. 감각 [공연]
비플랫의 따뜻한 색감 안에서 사냥과 공명, 절제와 광기를 두루 감각한 날―아레테 콰르텟과 함께한 평화롭고도 충격적인 목요일.
단단한 단어는 가끔 투명하다 ― 공연을 마주하기 전, 내가 있던 자리 아레테 콰르텟에 따르면 공명은 '사상, 감정, 행동에 대해 공감하여 그와 같이 따르려 함'이고, 감각은 '바깥의 어떤 자극을 알아차림. 사물에서 받는 인상이나 느낌'이라고 말했다. 앞선 단어는 2025년의 전체 주제이며, 뒤의 '감각'은 상주음악가로서 하는 두 번째 공연의 부제다. 어쩌
by
장유진 에디터
2025.06.16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당신의 흰자위에도 빛이 있구나 - 실내악단 화음(畵音) 토크 콘서트 [공연]
한강 작가의 작품을 주제로 열린 클래식 토크 콘서트를 관람하고, 그날의 감상과 여운을 정리한 에세이입니다.
1. 끝비 성근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밤 9시 40분이 넘을 무렵인 걸로 기억한다. 2시간이 살짝 넘는 시간 동안 여러 개의 물음표와 여지를 맞부닥치고 막 나온 참이다. 소형 초록색 우산을 팍- 펼쳐내어 짧은 샤프심들처럼 내려대는 얄궂은 비 사이 안으로 들어갔다. 통유리로 된 건물로 보폭 넓게 걸음 치는 옆모습이 보였다. 얼핏 스치는 얼굴 표정을 보니 마
by
장유진 에디터
2025.06.1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책 너머의 친구가 되어준 편지들 – 채링크로스 84번지 [도서/문학]
편지 한 장, 책 한 권이 낯선 도시의 사람들을 잇고, 마음을 건넨다 — 『채링크로스 84번지』는 그 조용한 기적의 기록이다.
* 본 글에는 책 『채링크로스 84번지』의 일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채링크로스 84번지』 – 오래된 편지가 건넨 따뜻한 위로 헬렌 한프의 『채링크로스 84번지』는 큰 줄거리나 극적인 전개가 없는데도, 오래도록 잔잔하게 기억에 남는 책이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감이 잘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읽다 보면, 가볍게 웃음 짓다가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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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에디터
2025.06.15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계속하는 마음으로, 실을 심는 사람 - '몽지(최지인)' 작가
"그게 제 최선이에요."
몽지 ⏐ 자라나는 마음2 ⏐ 80x110cm ⏐ 천에 실 ⏐ 2024 알록달록한 터프팅 아트 소품들과 작은 식물들이 가득한 공간, 키코시 스튜디오에 들어서며 ‘키코시’의 뜻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깊은 의미가 있나 했는데 의외로 몽지(최지인) 작가는 함께하는 반려견이 웰시코기라 웰시코기를 거꾸로 해서 ‘기코시’, 그러다 ‘키코시’가 되었다는 답을 들려주었다
by
김소원 에디터
2025.06.15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넷플릭스부터 한대음까지, 국악을 찾는 3가지 방법 [음악]
추다혜, 카디 그리고 반도
‘얕고 넓은 관심사’. MZ세대의 문화 소비 성향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나, Z세대의 한 명으로서는 그렇다. 유행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핫한 라인업으로 주목받은 락페스티벌, 그리고 매년 열리는 한국대중음악상 등 각종 시상식까지—놓치고 싶지 않은 콘텐츠가 넘쳐난다. 그런데 이 속에 모두 국악이 있었다는 것, 심지어 국악의 지분이 점점 늘고 있
by
원미 에디터
2025.06.15
리뷰
도서
[Review] 그시절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었던 - 타샤의 집 [도서]
그의 단순한 일상이 담긴 책이었음에도 그의 일생처럼 담겨있는 것들이 많은 책이었다.
내가 타샤 튜더를 알게 된 건 20살 때였다. 디자인을 전공했던 터라 엽서 디자인 참고용으로 래퍼런스들을 찾아보다 우연히 타샤 튜더의 작품을 알게 되었다. 그가 그려낸 동화 같은 그림도 좋았지만 나에게 짙은 인상을 남겼던 건 타샤 튜더의 삶이었다. 그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옷과 비누와 같은 생필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했으며, 미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아름다운
by
김예원 에디터
202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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