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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예능
[Opinion] 여성이 괴물로 불리게 되는 과정 - 사이렌이 노래할 때 [드라마]
누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영어로 경보를 뜻하기도 하는 '사이렌'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괴물로 묘사된다. 얼굴만 인간 여자, 몸은 새의 모습을 하고 감미로운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는 선원들을 유혹해 잡아먹는다. 아르고 호 원정대가 사이렌들을 만났을 때 오르페우스가 그들의 노랫소리를 덮는 리라 연주를 해 살아남은 것이 유명하다. 사이렌은 이렇듯 '유혹'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러나 사
by
채수빈 에디터
2025.06.2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정해진 레일 위를 내달리는 롤러코스터, 그리고 그 옆을 느긋하게 지나치는 작은 말 [영화]
<데몰리션>이 보여주고자 했던 남겨진 이의 일상과 시간들
사실 내가 이 영화에 대해 온전히 잘 이해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의 스타일 자체가 비범한 건 분명하다. 이런 영화는 일반적 영화들 혹은 완성도 있는 웰메이드 영화들이 시도하는 정석적인 서사 구조와 스타일을 완전히 거부하고 철저히 본인만의 스타일로 밀고 나가는 영화라 생각한다. 니콜라스 빈딩 레픈 감독의 드라이브 혹은 스티브 맥퀸 감독의 셰임 같은 영
by
오태규 에디터
2025.06.27
리뷰
전시
[Review] 꿈만 같은 컬렉션 –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전시]
플로렌스 필립스 부인의 꿈의 결실, 그 안에서 400년의 서양 미술사 맛보기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는 총 9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진 전시로, 143점의 소장품을 관람할 수 있다. 해당 전시는 필립스 부부의 초상화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기”’,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미술’, ‘인상주의 이전 낭만주의에서 사실주의 혁명으로’, ‘인상주의를 중심으로’, ‘인상주의 이후’, ‘20세기 초반의 아방가르드’, ‘20세기 컨템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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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리 에디터
2025.06.25
오피니언
음악
[오피니언] 사유의 음악, Alfred Brendel [음악]
Alfred Brendel을 떠나보내며
얼굴이 콕콕 아프다. 어제 아침, 손에서 미끄러진 헤어드라이어가 얼굴을 강타했다. 이마와 코 사이에 피가 났고, 그 자리에 파랗게 멍이 들었다. 너무 바보같은 일이었기에, 처음에는 스스로를 탓하고 싶었지만, 바보 같음의 기준치를 훨씬 넘은 그러한 상황에서는 비난의 마음조차 사라졌다. 나는 오히려 폭소하는 바보처럼, 약간 미친 사람처럼, 머리를 마저 말렸다
by
김승아 에디터
2025.06.2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고통의 쓴 맛과 달콤한 마들렌의 치유 [영화]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원제 'Attila Marcel'를 중점으로 보는 청각적인 영화 오피니언.
‘Attila Marcel’ 로고가 박힌 재킷을 입은 긴 머리의 남성이 뒤돌아보며 소리 지르자, 유모차에 앉아있는 아이는 그의 모습에 놀라 울음을 터트린다. 이윽고 폴은 악몽에서 깨어난다. 무의식에 숨어버린 기억을 쓴 차와 달콤한 마들렌으로 떠올리게 하는, 현재가 힘들고 우울한 사람들을 달래 줄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다. ‘마담 푸르스트의 비
by
오수민 에디터
2025.06.1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책 너머의 친구가 되어준 편지들 – 채링크로스 84번지 [도서/문학]
편지 한 장, 책 한 권이 낯선 도시의 사람들을 잇고, 마음을 건넨다 — 『채링크로스 84번지』는 그 조용한 기적의 기록이다.
* 본 글에는 책 『채링크로스 84번지』의 일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채링크로스 84번지』 – 오래된 편지가 건넨 따뜻한 위로 헬렌 한프의 『채링크로스 84번지』는 큰 줄거리나 극적인 전개가 없는데도, 오래도록 잔잔하게 기억에 남는 책이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감이 잘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읽다 보면, 가볍게 웃음 짓다가도, 어
by
김소연 에디터
2025.06.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프루스트의 찻잔 - 여름방학 [도서/문학]
한국 문학 단편 소설 읽기 5 - 문진영 '여름방학'
* 한국 문학의 좋은 단편을 소개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추억을 말하기까지 오랜 어느 겨울 날, 집에 돌아온 내가 추워하는 걸 본 어머니께서는 평소 내 습관과는 달리 홍차를 마시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셨다. (…) 침울했던 하루와 서글픈 내일에 대한 전망으로 마음이 울적해진 나는 마들렌 조각이 녹아든 홍차 한 숟가락을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
by
안태준 에디터
2025.05.2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방인이 여기에 있다 - 젊은 W의 새로운 슬픔 [도서]
나와 당신의 수많은 이방인들을 껴안는 방법
배려와 오지랖 사이의 거대한 공백 봄을 맞아 새 옷을 장만하려 패션 콘텐츠를 뒤적거릴 때 가장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조언이 하나 있다. “사람들이 어떤 계절감의, 어떤 디자인의 옷을 입는지 살펴보세요.” 이것만큼 내게 어려운 일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남들의 옷가지 따위에 큰 관심이 없으니까. 아니지, 바르게 정정하겠다. 나 자신에 관한 일이 아니라면 사실
by
서지원 에디터
2025.04.3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오렌지를 빵칼로 자를 수 있을까 [도서/문학]
『오렌지와 빵칼』 또한 그로테스크의 정서가 묻어난다. 책을 읽으며 불편함을 느꼈다면 그건 단지 책이 취향이 아닐 수도 있고, 자기 내면의 부정(不正) 혹은 부정(不淨)과 마주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로테스크의 순기능은 ‘마주침’이다. 실재를 직면하지 않더라도 예술을 통해 그 주변의 만남을 가장할 수 있다.
태국 여행 중 현지 친구가 내게 지어준 이름이 ‘오렌지(ส้ม)’였다. 새로운 이름은 새로운 시작인 것 같은 설렘이 있었다. 한동안 나의 닉네임은 오렌지로 채워졌다. 마침, 다음 읽을 책을 고민하던 찰나, 추천 받은 책이 『오렌지와 빵칼』이었다. 이 책을 선택하는 과정에 어떠한 촘촘한 계획이 없었음을 미리 밝힌다. 제목만 들었을 때는 귀엽고 통통 튀는 에
by
백승원 에디터
2025.04.30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트렌디 드라마 '질투'를 통해 본 1992년 사회상과 장르의 재발견 [드라마]
드라마 <질투>(1992)는 1990년대 초반 한국 사회의 아날로그적 일상과 다양한 여성상을 충실히 반영하여 시대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작품은 중산층의 경제적 여유와 함께 당시의 젠더 인식, 개인과 공적 영역의 경계를 선명히 드러내는 한편, 흔히 ‘가벼운 장르’로 여겨졌던 트렌디 드라마가 실제로는 서사적이고 메타적인 실험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이 작품은 단순히 소비적 텍스트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그 속에 담긴 문화적 맥락과 다층적 의미를 탐색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한다.
1. 1992년의 사회상과 드라마 <질투>의 의미 먼저 <질투>가 방영된 1992년이라는 시점을 떠올리면, 1990년대 초반 한국 사회가 지닌 ‘아날로그적’ 특성이 눈에 띈다. 스마트폰이나 개인용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보급되지 않은 시절이므로, 극 중 인물들이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 사용하는 통신 수단은 주로 집 전화나 공중전화다. 이로 인해 등장인물들의 사
by
오해인 에디터
2025.03.27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왜 영어 공부하면 '프렌즈'를 보라고 할까? [드라마]
영어 공부를 할 때 프렌즈가 자주 추천되는 이유, 그리고 프렌즈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또 다른 작품들
몇 살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엄마가 날 직접 씻겨줬을 정도로 어렸던 때였다. 목욕을 마치고 나서, 내복으로 갈아입은 나는 머리를 말려달라고 엄마를 찾아갔다. 어둑어둑한 안방에 TV만 켜져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엄마의 웃음소리도 들려왔다. TV 화면 속 알록달록해 보이던 외국인들. 시트콤 특유의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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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빈 에디터
2025.03.13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시선이 닿는 순간 - 프렌치 수프 [영화]
잉걸불 같은 사랑.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문화와 기억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은 그들이 먹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프렌치 수프> 스틸컷. 도댕과 외제니. <프렌치 수프>는 외제니와 도댕의 관계를 단순히 요리사 - 미식가의 관계로 그리지 않는다. 매일 아침 식탁에는 도댕이 설계하고 외제니가 만든 요리가 올라온다. 그 요리를 진정으로 음미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나누었던
by
이경헌 에디터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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