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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기고
The Writer
[지은,기운,지운] 에필로그
우리는 분명 홀씨와 햇살과 빗방울만큼의 서로 다른 사람임이 틀림없지만, 한 풍경 안에 우리가 함께 존재한다는 것. 그 풍경을 떠올리는 우리가 분명 같은 풍경을 상상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 중요했다.
내 이름은 -2월 17일 지운. 지은씨의 ‘지’와 기운의 ‘운’에서 따온 이름이다. 지혜 지와 구름 운이 합쳐진 내 이름은 아빠의 독단으로 지어졌다. 웃기게도 지은씨는 아직도 그 사실을 모른다. 모르지만, 내 이름을 부르는 걸 좋아한다. 지은씨의 목소리는 남들의 목소리에 플랫을 붙인 것 같은, 낮고 고요한 느낌이다. 그래서 지은씨가 부르는 내 이름은 세상
by
전지영 에디터
2021.10.13
작품기고
The Writer
[지은,기운,지운] 거짓말/마음/떠남
다음에 만날 때는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이야기의 한 장을 매듭지어도 좋을 것 같다고 지은은 기운에게 말했다.
거짓말 지은의 부모님은 지은이 오래전 자신의 방에 데려온 친구가 남자애라는 사실을 모른다. 그저 지은의 엄마는 평소처럼 딸의 친구를 위한 전기장판과 이불을 미리 준비해두었고, 지은은 매트리스 기운은 전기장판 위에 누워 같이 영화를 봤다. 지은의 부모님은 딸의 방에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남자애가 들어와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한 채 이른 아침 출근길에 올랐
by
전지영 에디터
2021.10.06
작품기고
The Writer
[지은,기운,지운] 홀로/어느 날의 일기/혼자가 아닌
그들은 말하자면 눈을 치워서 길을 만들고, 상대의 머리에 모자를 씌워주며 살아왔다.
홀로 갑자기 혼자가 되어버린 일은 긴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과의 다름을, 나 자신을 찾아가는 일이었다. 요즘 지은은 심심할 때마다 일기장을 읽는다. 일기장 속 기운과 다른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중이다. 비슷한 점이 많아서 같이 살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지은과 기운은 언제나 세상과 서로를 향해 귀를 열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 녹아들었고,
by
전지영 에디터
2021.09.22
작품기고
The Artist
[그리고] 현대: 어진
현대의 정체성에 대해서.
한승민(Han SeungMin) 현대: 어진 2021 유화 (Oil on Canvas) 100*80(cm) Seoul <세부 사진> 너무 오래 붙들고 있었던 그림이라 사실 답답한 마음에 마무리를 지은 부분이 있는 작업이다. 더 그릴지, 지울 게 생길지 모르겠다. 어진이라고 이름 붙이지만 사실 자화상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 현대의 어진은 왕의 모습만을 가질
by
한승민 에디터
2021.09.11
작품기고
The Writer
[지은,기운,지운] 동맹/습관
습관은 한순간에 고칠 수 없어서 그들은 서로의 미숙함에 웃으며 혹은 서로의 부재를 실감하며 살았다.
동맹 너는 만약 다른 사람들을 영원히 못 만나고 지운이랑 단둘이 살아야 한다면 어떨 것 같아? 지은은 간혹 기운에게 물었다. 기운은 웃으며 너는 어떤데, 되묻고 끝내 답을 안 했다. 답을 하는 건 매번 지은이였다. 나는 너희랑만 살아야 한다면, 그건 괜찮을 것 같아. 이렇게 내 삶을 반으로 나눠서 거짓으로 채우지 않아도 되잖아. 기운은 그저 말없이 지은의
by
전지영 에디터
2021.08.28
작품기고
The Writer
[지은,기운,지운] 지운
지은은 이상한 세계의 연약한 어른들 속 단단함을 가진 아이로 성장한 그 아이를 볼 때마다 경이로움을 느꼈다.
지운 지은과 기운은 그들이 각자의 집을 마련하기 전까지, 딱 한 번 크게 싸웠다. 기운이 지운이를 집으로 데려왔을 때. 백일이 넘어 갓 걷기 시작한 지운을 친엄마로부터 데려온 건 기운의 독단이었다. “보육원에 데려가기 전에 문자 보내는 거라고 하는데, 그 길로 회사에서 달려 나왔어. 이미 들어간 아이를 급하게 데려오느라 너한테 말할 시간이 없었어.” “.
by
전지영 에디터
2021.08.18
작품기고
The Writer
[지은,기운,지운] 만남
“시간이 참 빨라.” 지은이 말하면, “시간이 빠르지.” 기운이 답했다.
만남 유독 겨울치고는 날이 따뜻했다. 손대지 않은 음악의 소리가 커서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펼쳐 읽고 있던 책은 오랜만에 마음에 들었기에 음악이 귀를 뚫고 들어오는 것 같았지만 그대로 둔 채 책을 읽어나갔다. 그 순간이었다. 그가 지은을 부르다가 지은의 귀에 꽂힌 이어폰을 발견하고 그녀의 어깨를 톡톡, 친 것은. 지은은
by
전지영 에디터
2021.08.1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사람을 담는 그림, 초상화 [미술/전시]
국립중앙박물관 "시대의 얼굴"展을 보고
우리는 여러 목적을 위해 사람의 얼굴을 보존한다. 곧 떠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을 영웅처럼 추앙하기 위해서, 때로는 나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그렇기에 초상화라는 장르는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읽힐 수 있다. 따라서 오늘은 초상화의 의미를 주제로써 반영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 “시대의 얼굴”을 중심으로 이를
by
조소연 에디터
2021.08.0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니키 리라고'도' 알려진 [영화]
닿을 수 없는 나와 남을 이해하는 방식
지금은 내용을 거의 잊어버렸지만, 대학 새내기 시절 한 교양 강의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종종 생각이 난다. ‘나’라는 건 ‘진짜 나’, ‘내가 바라보는 나’, ‘타인이 바라보는 나’, ‘타인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보여지고 싶은 나’ 등등 다양한 층위로 이루어져 있고, 그 층위 사이로 벌어진 어떤 틈에 우리는 종종 빠져 혼란스러워 한다고 했다. 그 틈이 바로
by
채현진 에디터
2021.08.02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스윙이라는 정체성. 스윙이라는 황금률. [음악]
골든스윙밴드는 매우 큰 시너지 하나를 얻었다는 사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들의 스윙을 증명해 보였다는 것.
작년 1월, 솔로 앨범 [Don’t Explain]을 발매하며 필자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민희는 이미 골든스윙밴드의 3집을 계획하고 있었다. 오랜 기간 함께 해온 멤버들과 앨범을 내는 게 그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처럼 느껴졌다. 솔로 앨범과 다르게 골든스윙밴드의 녹음은 장시간 이어져도 지치는 감이 없고 오히려 신나고 재미있다는 김민희의 생각에 멤버들 역시 동
by
조원용 에디터
2021.07.26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삶의 고난 속에서 자아를 찾다, 프리다 칼로 [미술]
역경 속에서 자아정체성을 찾은 예술가
프리다 칼로는 그녀의 삶의 고통과 역경 속에서도 결국은 자아정체성을 찾았다. 이번 글에서는 주체적인 삶을 산 프리다 칼로의 고난과 자아를 찾게 된 과정에 대해 말하려 한다.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화가라고 불리는 프리다 칼로의 본명은 Frida Kahlo de Rivera이고, 멕시코시티 코요아칸 출생이다. 그녀는 1907년 7월 6일에 태어나, 1954년
by
김지윤 에디터
2021.07.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재난과도 같은 [영화]
우리가 고수해온 모든 것들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다행이게도 인류는 생각 이상으로 잘 적응하고 있다. 다만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안은 채 말이다.
최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봤다. 왓챠(Watcha)에서 웨스턴 무비를 찾아보다가 관련 영화로 뜨길래 익숙한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됐다. 제목이 익숙한 영화니까 하는 호기심 반, 웨스턴 무비라니까 팝콘 무비겠거니 하는 기대감 반으로 말이다. 여러분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어떤 영화일지 짐작이 가는가? 나는 기성세대와 신세대
by
지정현 에디터
202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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