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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넓고 얕음과 좁고 깊음
아마 나는 ‘넓고 얕음’을 추구하는 ‘좁고 깊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넓고 얕음을 지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고 물어오면 “나는 장르 안 가려”라고 대답했다. 어떤 영화를 보고 푹 빠져도 그 영화를 반복해서 보는 일은 거의 없다. 그 시간에 다른 새로운 영화를 찾아야 하니까. 음악도 마찬가지였다. 새벽까지 새로운 음악을 찾아 디깅하던 날이 많았고, 플레이리스트에는 일본의 보컬로이드부터
by
양혜정 에디터
2025.12.2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사랑 하나로 뛰어든 시간의 지평선 [음악]
기욱의 첫 솔로 앨범을 돌아보면서
2023년 4월 20일, 밴드 원위의 베이시스트이자 래퍼 기욱의 첫 솔로 앨범이 발매되었다. 당시 밴드의 보컬과 기타리스트가 군 복무로 인해 자리를 비우던 상황에서, 남은 세 멤버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열심히 활동을 이어갔다. 이에 막내 기욱이 선택한 것은 바로 솔로 앨범이었다. 인트로를 포함하여 8개의 노래로 이루어진 앨범은 모두 기욱
by
서지희 에디터
2025.12.2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여름을 향한 흑백 록, '레토' [영화]
여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청춘도 매한가지다
청춘을 여름에 빗대는 일은 익숙하다 못해 정형화된 공식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푸른 하늘, 쏟아지는 햇살과 우거진 녹음, 공기 중을 가득 메운 물방울의 맑은 느낌과 선명한 색채. 모두 청춘을 묘사하는 데 적격이며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요소들이다. 관념 속에서 청춘과 동일시되는 여름은 언제나 푸르른 여름이다. 그러나 여기에 홀로 잿빛 여름을 노래하는
by
김그린 에디터
2025.12.20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너는 이 순간의 기적이라 [음악]
늘, 그 모든 것이 나였다고
2020년, 헤비가 처음으로 업로드했던 커버곡 Henceforth를 독서실에 앉아 계속해서 돌려 들었던 기억이 난다. Henceforth나 Daybreak Frontline이 그렇듯, Orangestar가 작곡한 노래들은 대개 초고음역대에 빠른 비트가 휘몰아친다. 인간의 목소리가 아닌 보컬로이드로 만들어졌기 때문. 해서 청량하고 깔끔하게 고음을 올리는 여
by
김서연 에디터
2025.12.19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믿음과 신념, 망상과 편향 그 종이 한 장만큼의 차이 [영화]
진실을 본 것인지, 스스로 애써 만든 계시를 본 것인지 두렵게 만드는 영화 <계시록>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은 어두운 색감과 축축한 질감으로 시작된다. “믿음은 어디서 끝나고, 광기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질문을 붙든다. 진흙탕 같은 현실을 닮은 눅눅한 공기까지 전해지는 질감의 연출은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그 불편함은 곧 서사의 핵심과 맞닿아 있다. 영화는 ‘믿는다’는 감정이 어떻게 망상으로 비틀어질 수 있
by
이유은 에디터
2025.12.19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케이팝 속, 숨은 클래식을 찾아서 [음악]
샘플링으로 재탄생한 대중음악 속 명곡들
‘좋은 멜로디’는 이미 전부 등장해 버렸다는 말이 있다. 최근 대중음악 작곡가들이 고민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보다, 어떻게 창의적으로 재탄생시킬 것인가의 문제에 가까워졌다. 이 과정에서 최근 자주 이용하는 기법 중 하나가 바로 ‘샘플링’이다. 케이팝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샘플링은 사실 20세기 후반 힙합 문화에서 시작된 기법이다.
by
최수인 에디터
2025.12.18
리뷰
공연
[Review] 전통 민요와 현대 음악이 만나 탄생한 '묘한민요'
퓨전국악밴드 '차차웅'의 무대
《The Gift: 묘한민요》는 ‘The Gift’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만드는 공연이었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퓨전 국악 무대를 관객에게 선물하고,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예술가들에게는 소중한 무대가 되어주는 프로젝트라는 점이 공연을 통해 분명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은 퓨전 국악 밴드 차차웅이었다. ‘왕(
by
정선민 에디터
2025.12.17
오피니언
음악
[Opinion] 공장형 음악 사이 동화의 아름다움을 담다 [음악]
비슷한 멜로디와 가사가 판치는 세상 속, 동화의 찬란함을 담은 '백야' <인어 이야기>
비슷한 멜로디, 비슷한 감정, 비슷한 가사가 반복되는 현대의 음악 환경 속에서 우리는 점점 ‘예상할 수 있는 노래’에 익숙해지고 있다. 빠른 소비와 중독성만을 목표로 만들어진 공장형 음악은 편안하지만, 시청자에게 노래를 통한 감성과 교훈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흐름 속에서 백야의 〈인어 이야기〉는 마치 오래된 동화책 한 권처럼 독자적인 감성을 끌어낸다.
by
임가은 에디터
2025.12.17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추상적 낙관주의자 김지원의 '인스피아' 탄생기 [도서/문학]
기세와 쪼로 밀고 나가는 나의 구석
"내 직업은 기자다. 기자는 통상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교류하고 그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고 미디어를 통해 영향력을 발휘하고 남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재빠르게 캐치해 내리고 공동체를 위해 사실을 확인해 뉴스로 만들어내고 예리하게 확인하고 현장에 머무르는 작업이다. 그 와중에 사회 정의를 지키고 진실을 밝힌다." 김지원 기자(필명 김스피)가 정의
by
정경선 에디터
2025.12.16
오피니언
음악
[Opinion] 5월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사람의 플레이리스트 [음악]
겨울이 되면 자연스럽게 돌아오는 세 곡의 캐롤
12월이 시작되면 공기부터 달라진다. 거리의 표정도 달라지는 것 같다. 카페나 식당의 유리창 너머로 반짝이는 트리와 장식들이 보이고, 여기저기에서 반복되는 비슷한 멜로디가 있다. 그리고 어쩐지 이유 없이 마음도 조금 느슨해지는 것만 같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크리스마스가 있고, 크리스마스의 중심에는 언제나 캐롤이 있다. 나는 5월부터 크리스마스 캐롤
by
김지현 에디터
2025.12.15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순서의 미학, 플레이리스트 [음악]
음악은 새로운 창조의 길로
정해진 순서대로 들어야 맛이 사는 노래들이 있다. 그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다. 중학생 때부터 플레이리스트를 즐겨 들었다. 한국사 공부를 할 때는 사극 배경음악을, 수학 공부를 할 때는 무아지경으로 손을 움직일 수 있는 록을, 밤늦게 집으로 가는 길엔 신나는 힙합을 들었다. 처음에는 한 가수나 작곡가의
by
이다혜 에디터
2025.12.14
오피니언
음악
[Opinion] 그녀에게서는 어른의 향수 냄새가 났다 [음악]
학생이었던 내가 어른을 꿈꾸게 된 이유, 아티스트 시이나 링고의 이야기
중학교 3학년, 학원에 가려고 명동역에서 지하철 카드를 찍었을 때 역무원에게 제지당한 적이 있었다. 역무원이 물었다. 왜 청소년 카드 찍었어요? 나는 벙쪘다. 예? 16살이니까요! 당황한 내가 진땀 흘리며 해명을 하니 다행히 보내주었다. 학생 시절에 이런 적이 잦았는데, 그럴 때마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오, 나 성숙해 보이는 구나' 하며 은근
by
길유빈 에디터
202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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