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서는 밴드 음악에 입문을 위해, 개인적으로 테마를 나누어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해보았다. 이번 편에서도 이전과 다른 두 가지로, 내가 좋아하는 밴드 음악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청순, 밝음과는 다른 매력의 강렬한 음악
첫 번째 테마는 아주 강렬한 음악이다. 개인적으로 헤비메탈, 하드락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외국 밴드를 꺼려했다. 하지만 이정도의 강렬함은 괜찮은데? 라고 생각한 밴드 음악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어느새 인디밴드의 강렬함에는 익숙해졌다. 내가 사랑한, 그 음악들을 소개해보겠다.
시퍼런 봄 - 쏜애플
밴드계에는 3대 청춘이 있다고 한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노래한 한로로의 입춘, 혼란스러운 청춘을 노래한 새소년의 난춘, 그리고 쏜애플의 시퍼런 봄이다.
한로로와 새소년과는 다른 매력으로 봄을 노래한 자들이 바로 쏜애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강렬한 리프와, 찌르는 보컬로 제목처럼 “시~퍼런 봄”을 연출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노래를 듣다보면, 뼛속까지 시린 청춘을 노래한 것만 같다.
해석에 따르면 이 곡은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청춘을 노래했다고 한다.
우리가 길을 헤매이는
시퍼런 봄의 날들은
아직 한가운데
멈추지 말고
몸부림치며 기어가
쏟아지는 파란 하늘과
아득하게 멀어지는 길
축배 - 유다빈 밴드
청순적인 밝음도 좋지만, 축배에서는 웅장한 밝음을 연출한다. 나는 이 웅장한 밝음에 마음을 뺏겨버렸다.
나에게 유다빈밴드는 언제나 아름다운 사운드, 싱그럽고 푸릇푸릇한 청춘을 연출해내는 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유다빈밴드가 이렇게 웅장한 사운드도 연출해낼 수 있구나”라는, 조금은 인식을 바꿔준 노래인 것 같다.
이 노래를 들으면, 힘들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채 해맑은, 저기 저 도로 한복판을 뛰어다니는 청춘을 생각해낼 수 있는 노래같다.
손꼽아 세어보아도
새파랗게 칠한 하루를
붙잡지 않아도
내일은 우리를 속이지 않아
빗금을 헤아리던 날을
다 헤집어 지우자
눈 감으면 쏟아지는
불꽃 속에 축배를 터뜨리자
발라드 같지만, 아닙니다
밴드 음악을 생각하면, 나는 항상 풍성한 사운드, 짱짱한 이펙터만을 생각했다. 페스티벌을 자주 가서 그런 것일까. 잔잔한 밴드 음악은 밴드 음악으로도 생각되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아니다) 그래서 그 인식을 바꿔준 노래를 소개해볼까한다.
잔잔하더라도 웅장할 수 있고, 사운드가 꽉 찰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그 노래들을 한 번 살펴보러 가자.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 브로콜리너마저
이 노래는 처음에 유다빈밴드가 리메이크한 버전을 접했다. 그래서 사랑하게 된 노래이기도 하다. 하지만 듣다보니, 역시 리메이크는 원곡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아노와 기타의 적절한 완급조절, 피아노로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지만, 한편으로는 기타의 웅장하고 묵직한 소리로 진심을 전달하는 노래. 그 노래가 바로 이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사도, 이별과 관련된 가사인데, 묵직하고 아름다운 소리들이 이 가사를 더 돋보이게 해주는 것 같다.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깊은 어둠에 빠져 있어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놀이 - 루시
루시도 되게 밝은 이미지가 나에겐 가득한 밴드였다. 하지만 루시가 이런 노래를 한다고?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련한 노래가 있었으니, 바로 놀이라는 노래였다.
가사를 살펴보면, 정확한 해석은 없는 듯하지만, 이별을 원치 않지만 이별을 해야하는 상황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와 반대되게 웅장한 바이올린과 베이스, 기타의 사운드가 아련하면서도 웅장해서 더 슬픈 상황을 연출하는 노래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많은 사람들 사이를 안 닿고 지나기
남모르게 은밀히 자리에 앉기
맨 먼저 퇴근한 사람이 술래인 거야
꼭 말해줘 다시 만나
박하사탕 - YB
이 노래는 굉장히 유명한 노래이다. 정말 전형적인 락발라드라고 말할 수 있겠다. 처음에 잔잔한 보컬의 목소리로 시작하고, “단 한 번만이라도”라는 가사 분위기가 전환된다. 그 강약조절에 마음을 뺏겼던 것 같다.
이제는 나의 노래방 18번곡이 되었다.
팡 터지는 기타의 디스토션 사운드, 나는 그 소리를 참으로 좋아한다.
열어줘 제발 다시 한번만
두려움에 떨고 있어
열어줘 제발 다시 한번만
단 한번만이라도
나 돌아갈래
어릴 적 꿈에
나 돌아갈래 그곳으로
이렇게 두 편에 걸쳐서 밴드 처돌이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해보았다. 사실 KPOP처럼 너무 많은 노래들이 존재한다. 수면 위로 떠오른 밴드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멋진 밴드들이 있으니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모두가 밴드에 입문하는 그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