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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돌아갈 곳이 절실히 필요할 때 - 연극 "무라"
“무라”로 이어진 아버지와 아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모든 것의 이동이 잦은 시기다. 지구 반대편에서 온 자재가 여기서 상품으로 가공되어 저기로 팔려나가고, 사람도 일자리를 찾아,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혹은 그저 관광을 위해 이곳저곳으로 떠나기도 한다. 극단 즉각반응의 연극 “떠돔 3부작”은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이동 중 ‘떠돎’에 주목하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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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연 에디터
2024.01.05
리뷰
도서
[Review] 짧지만 강렬한, 신시아 오직 '숄' [도서]
책의 맨 마지막 장을 넘기며 어떻게 그들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게 된다.
신시아 오직의 대표작 [숄]은 '나치'나 '수용소'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과거 홀로코스트의 참혹했던 역사를 강렬하게 담아내고 있다. 2천 단어 남짓한 짧은 분량이지만 소설을 다 읽었을 때 다가오는 무게감은 전혀 가볍지 않다. [숄]에는 로사, 로사의 딸 마그다, 로사의 조카 스텔라, 총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로사의 '숄'은 강추위 속에서 품 속
by
정선민 에디터
2024.01.05
리뷰
공연
[Review] 병든 육체에서 떨어뜨린 아름다운 푸른 음표 - 연극 '쇼팽 블루노트'
빗방울처럼 떨어진 푸른 영혼
나는 클래식을 정말 좋아한다. 클래식은 음악가도, 번호도, 주제나 멜로디도 쉽게 파악할 수 없지만 다른 음악에서 찾을 수 없는 감동을 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악기는 피아노다. 피아노는 실제로 들었을 때 가장 좋다. 숨 쉬는 따뜻한 물질이 가장 차가운 악기라는 생명력 없는 물질을 만나 부딪치는 순간, 인간의 손가락이 정확히 악보의 음을 묘사하기 위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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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에디터
2024.01.04
리뷰
전시
[Review] 구식 타자기 안에서 숨쉬는 친구의 낄낄거림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에피소드 3
사랑스러운 익살
몇 달 전에 이미 맥스 달튼의 전시회를 방문한 적 있다. 이번 전시회와 저번 전시회의 차이는 봉준호 감독 이후의 내용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저번 전시회에서 7평 정도의 방을 '반지의 제왕' 보드게임으로 꾸며놓았다면, 이번에는 음반이 가득 찬 다락방으로 꾸몄고, 이번 후반 전시회에서 특히 동화책의 내용을 추가했다. 두 번째로 감상하는 전시회기도 하고,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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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에디터
2024.01.04
리뷰
도서
[Review] 숄 - 결코 평범한 단추가 아니라는 것
그는 그녀가 어떤 존재인지 거의 이해한 것이다. 결코 평범한 단추가 아니라는 것을.
숄은 매서운 추위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주는 동시에 로사가 마그다를 숨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고, 마그다가 굶주림을 해소할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스텔라가 마그다에게서 숄을 빼앗은 순간, 태어난 내내 침묵 속에 살던 마그다는 처음으로 울부짖는다. 마그다가 처음으로 내뱉은 생명의 증거는 일순간 죽음으로 그를 데려갔다. 이러한 상황 앞에서 로사
by
김지연 에디터
2024.01.03
리뷰
PRESS
[PRESS] 숙성되지 않아도 향기롭고 달콤한 삼단 케이크 - 도서 '블랙케이크'
기분 좋은 한입같은 소설
블랙 케이크는 진과 럼주를 담근 과일을 섞어 만든 케이크로, 크리스마스, 부활절, 결혼식에서 사용하는 카리브해 전통의 케이크다. 하지만 이 케이크를 정말 '카리브해 전통 음식'이라 할 수 있을까? 영국식 럼 케이크에 주재료로 들어가는 사탕수수 설탕은 아프리카에서 오고, 카리브해에서는 건포도와 커런트를 넣는다. 설탕과 럼주는 자메이카산, 포트와인은 포르투갈
by
이승주 에디터
2024.01.01
칼럼/에세이
칼럼
[브라질 한 입 파먹기 시리즈] 한국의 미, 브라질의 미 - ② “우리는 식인종이다”
‘다른 종족을 먹어 치워 우리의 것으로 만들자’
지난 1편에서는 ‘한국의 미’를 찾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을 다루었습니다. 한국의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은 식민 지배로 손상된 한국 예술을 재정의해, 근대화 과정에서 겪은 상처에서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요약할 수 있죠. 35년간의 식민 지배.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을 정도로 한국인의 정신에 큰 상처를 남긴 사건입니다. 그런데 그 지배 역사가
by
류나윤 에디터
2024.01.01
리뷰
도서
[Review] 상실의 증상 - 신시아 오직 '숄' [도서]
가끔 단편 소설을 읽을 때면 장편소설보다도 묵직한 “한 방”에 압도되는 경우가 있다.
가끔 단편 소설을 읽을 때면 장편소설보다도 묵직한 “한 방”에 압도되는 경우가 있다. 「숄」은 그야말로 단편소설만의 강렬한 “한 방”을 증명해 냈다. “숄”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의미였다. ‘마그다’를 숨길 수 있는 피난처이자, 굶주림을 덮을 수 있는 “린넨 젓”(13)이며 ‘스텔라’가 뺏어서라도 갖고 싶어 했다. 마침내 스텔라가 숄을 빼앗자
by
이승현 에디터
2024.01.01
리뷰
도서
[리뷰] 모두가 인지하는 기후 위기, 그러나 사람들은 - 도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
김산하 박사는 질문을 바꾸고 싶다. 왜 우리가 부끄러워하지 않는지 되묻고자 한다. 지구의 문제가 국경을 초월한 행성적 문제이고 우리 모두가 공동 운명체인데, 왜 우리는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까? (p.186)
지구에 사는 모두가 기후 위기를 인지하고 있다. 매년 심해지는 미세먼지, 12월에 내리는 비... 매해 우리가 알던 날씨가 아닌, 실시간으로 이상해지는 날씨의 변화로 우리는 가장 감각적으로 기후 위기를 인식한다. 그러나, 그때뿐이다. 시시각각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기후 위기는 내 앞에 닥친, 해결해야 하는 일보다는 부차적인 것, 비주류의 것이 된다
by
김소정 에디터
2023.12.31
리뷰
PRESS
[PRESS] 피지컬 시어터로 풀어낸 망각, 그리고 기억 - 네이처 오브 포겟팅
우리를 이루고 있는 기억에 감사하며
조기 치매를 겪고 있는 톰은 55세 생일날, 어머니 엠마와 오랜친구 마이크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옷걸이에 걸린 수많은 옷과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는 딸 소피의 목소리. "주머니 속에 빨간 넥타이가 있는 남색 재킷을 입어야 해요, 아빠" 재킷을 고르는 과정에서 우연히 학창 시절 입었던 교복을 입게 된 톰은 망각했던 지나온 세월의 파편 조각들을 찾아 나서기
by
최세희 에디터
2023.12.31
리뷰
도서
[Review] 반복되는 절망 - 도서 ‘숄’
절망은 반복되어 역사가 된다
홀로코스트(Holocaust)는 그리스어 holókauston에서 유래하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에서 신에게 동물을(holos) 태워서(kaustos) 제물로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홀로코스트는 대량 학살을 지칭하는 데 쓰였지만, 1960년대부터 학자들과 유명 작가들에 의해 특별히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쓰이기
by
류나윤 에디터
2023.12.30
리뷰
도서
[Review] 남겨진 것들 - 도서 '숄'
기다랗게 이어지는
숄은 기다란 천이다. 평상시라면 몸에 둘러 그것의 모양새로부터, 또는 그것의 온기로부터 만족감을 얻는 용도로 활용할 것이다. 그러나 책 속의 '숄'은 그보다 더 원초적인 인간의 욕구를, 감각을 보호한다. '생존'의 욕구, 또는 '모성'이라는 감각을 말이다. '숄'의 주인인 '로사'는 잔혹한 학살의 현장 속 그의 아이를 둘렀던 천의 모양을 기억한다. 그것에
by
유서인 에디터
20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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