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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소통이다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향수 - 화려함과 잔혹함 사이 [영화]
라깡은 ‘욕망은 결핍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욕구(need)는 요구(demand)로 표출되고, 충족될 듯 충족되지 않는 잔여물은 욕망(desire)으로 이어진다. 그루누이의 욕망 또한 자신의 결핍에서 비롯되었다. 흔히 사람들이 ‘무취’라고 말하는 것들에서도 고유의 향을 감각하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결국 자기 몸에서 어떤 냄새도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치 그의 존재는 세상에서 지워진 듯 희미했다. 그는 이러한 소외감에서 벗어나고자 완벽한 향을 찾아가둠으로써 자기 존재를 증명하고자 했다.
욕망의 비극 18세기 프랑스, 생선 비린내로 가득한 시장에서 태어난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이하 그루누이)는 태어남과 동시에 버려졌다. 만약 그가 울지 않고 그대로 죽어버렸다면, 그의 존재는 오물과 썩은 내음 사이에 묻혀 흔적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 살고자 발버둥 치며 끝내 울음을 터트렸을 때, 자식을 버린 그의 어미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루누이는 남다른
by
백승원 에디터
2025.03.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액션 영화 하나 영업할게요 - 익스트랙션2 [영화]
용병 타일러 레이크의 생사를 오가는 구출 고군분투기
액션 영화 시청은 일종의 명상과도 같다. 때론 참을 인 세 번으로도 풀리지 않는 분노가 있는 법. 그럴 때는 격노하지 않고 적들과 대치하는 신이 넘쳐나는 작품 하나를 틀고 이렇게 대리 만족을 한다. ‘내가 당신의 멱살을 잡을 수는 없으니까요. 밉다고 사람을 쳐서는 안 되겠지요. 마음으로는 벌써 몇천 대나 때렸지만 도무지 분이 풀리질 않아 저기 저 주인공에
by
한세희 에디터
2025.03.1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빼앗길 수 없는 나의 ‘RAMS’ - 램스 [영화]
혹독한 아이슬란드의 겨울, 양 없이 지내야 하는 살벌한 두 형제의 이야기
* 이 글은 영화 <램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기 얼음과 불밖에 없는 아이슬란드에서 양에게 희망과 절망, 인생까지 건 농장 사람들이 있다. 그중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볼스타다르 농장에는 40년 넘게 대화하지 않는 두 형제가 산다. 그들은 양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아내도 자식도 없는 그들에게는 서로가 유일한 이웃이자 가족이지만 사이가
by
조유리 에디터
2025.03.10
오피니언
공연
[오피니언] 네 눈앞에 펼쳐진 삶에 망설이지마 뛰어들어 - 뮤지컬 이프덴 [공연]
잘못된 선택이란건 없어
인생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어느 대학을 갈지, 어느 회사에 다닐지와 같이 일생일대의 중요한 선택들도 있지만 때로는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지하철을 탈지 버스를 탈지 등의 사소한 선택지가 인생을 뒤흔들만한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매번 선택의 순간에 놓인 인간은 항상 ‘만약에’라는 상상을 한다. 만약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내 삶은 어떻게
by
김지민 에디터
2025.03.0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도서/문학]
실패는 무엇인가 간절히 열망해 본 적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다.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마 종 기 경상도 하회 마을을 방문하러 강둑을 건너고 강진의 초당에서는 고운 물살 안주 삼아 한잔 한다는 친구의 편지에 몇 해 동안 입맛만 다시다가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향기 진한 이탈리아 들꽃을 눈에서 지우고 해 뜨고 해 지는 광활한 고원의 비밀도 지우고 돌침대에서 일어나 길 떠나는 작은 성
by
김민서 에디터
2025.03.0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시작을 앞둔 당신에게 [영화]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시작을 망설이고 있다면
3월은 명실상부한 시작의 달이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아직 쌀쌀해도 교내에는 새 학기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리고, 그 속에 환영이라는 글자가 눈에 익는 시기. 재잘거리는 학생들의 입가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설렘이 묻어있는 듯하다. 이들을 보니 괜스레 나까지 추억에 젖어들게 된다. 나의 학창 시절은 어땠나. 3년 동안 입어야 한다는 엄마의 잔소리에
by
백소현 에디터
2025.03.02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지금의 행복으로 미래에 위로를 전하다 – ‘천 개의 파랑’ 효정, 진호
'천 개의 파랑'을 통해 두 배우가 전하는 현재의 행복이 가진 치유력
동명의 원작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에서 시작하여 서울 예술단의 올해 첫 레퍼토리로 선보이는 뮤지컬 <천 개의 파랑>, 그 안에서 초연에 이어 재연까지 합류하며 깊은 울림을 주는 열연을 선보일 두 배우를 만나 보았다. 차가운 로봇의 몸체를 지녔지만, ‘천 개의 단어’가 주는 아름다움을 아는 누구보다 따듯한 심장을 가진 ‘콜리’역할을 맡아 초연 당시
by
박다온 에디터
2025.03.02
오피니언
문화 전반
[오피니언] 갑작스레 도래한 웹 매거진 시대에 '진짜' 매거진을 찾아내는 법 [문화 전반]
난 이 시대를 본격적으로 즐겨보기로 했다! 파도처럼 물밀듯 몰려오는 웹매거진 시대에, 등대 하나를 세웠다. 거친 파도 속에서도 내가 켜둔 등대의 불을 따라 조금 더 수월하게 주위를 둘러보며 항해할 수 있도록.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어느 순간 인스타그램 속에는 웹매거진이 판을 친다. 나의 관심사가 아무래도 그쪽이다 보니, 알고리즘이 유독 매거진 쪽으로 발달하여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하루에도 족히 5개 이상의 새로운 매거진 계정과 마주한다. 사실 이제는 정말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에디터’가 될 수 있는 편집의 시대니까. 이런 현상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by
정한나 에디터
2025.02.24
리뷰
공연
[Review] 삶의 양극단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마음껏 누려볼 것! - 저수지의 인어 [공연]
"나의 현재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는 '희망'이 있을 때 인간다움은 존재할 수 있다."
1. 상담 일지 필자는 상담을 주기적으로 다니고 있다. 상담을 한 지 어언 5개월이 되어간다. 상담에 있어서 내담자의 근본문제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근본 문제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는 저마다의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일반적으로 5개월은 그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긴 시간은 아니라고 한다. 상담을 하게 된지 두 달 즈음이 지났을 때, 상담 선생님은 내가 나를 '
by
이유빈 에디터
2025.02.17
리뷰
공연
[Review] 실컷 해, 희망이 보이면 틈새라도 들여다 봐 - 저수지의 인어
실컷 해, 희망이 보이면 틈새라도 들여다 봐
금요일 저녁 대학로에 도착했다. 일주일의 고된 노동을 마치고 나자 발걸음이 가볍다. 금요일마다 오후에 커피 한 잔을 더 챙겨마시고 늦은 시간까지 서울 어딘가에서 배회하는 건 요즘 들어 새로 생긴 나만의 작은 습관이자 일탈이다. 요즘은 주로 연극을 본다. 뮤지컬이나 콘서트에 비해서 다소 정적이고 진입장벽이 있다고 느끼던 때도 있었는데 한 주를 그냥 보내주기
by
김인규 에디터
2025.02.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가장 낮은 곳에서의 가장 순결한 욕망의 승리 [영화]
순결과 긍정이 결국 승리할 수 밖에 없음을 믿고 싶어질 때. 그런 믿음의 힘이 필요할 때 이 영화를 시청하기를 추천한다.
<검은 수녀들>이 누적 관객수 136만 명을 돌파했다. 이 영화를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 단순히 오컬트로서의 의미를 넘어, 존재를 부정받는 이들의 처절한 생존기. 가장 미약한 존재가 다른 미약한 존재를 구하는 영화. 가장 순결한 욕망이 순결한 존재를 지키는 영화다. * 이 글은 영화 <검은 수녀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권혁재 감독이 연출한 영
by
최태림 에디터
2025.02.02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정숙한 세일즈’가 보여주는 발칙한 세계, 그 너머 [드라마/예능]
'정상 가족'을 망치러 온 구원자, 정숙한 세일즈
*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의 결말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한국 드라마 라인업을 뒤적이다 보면 눈에 튀는 시리즈를 하나 볼 수 있었다. 색색깔 화려한 듯 촌스럽게 꾸며진 포스터. 그 속에 보이는 당당한 듯 웃고 있는 여자 넷의 얼굴. 누가 봐도 역설적으로 지은 것이 분명한 카피와 제목. 다소 ‘과하다’고 느껴지는‘그 시대’의 레트로한
by
류나윤 에디터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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