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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단편소설 읽기 - 02. 모래로 지은 집_ 최은영 [도서]
우리는 누군가의, 심지어 자신의 고통에 대해 함부로 입을 뗄 수 없다. 그 감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그 감정은 어디엔가 여전히 존재하기에. 사람들은 그저 한때 그것이 그 자리에 머물렀다는 것… 그 사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다.
셋이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마른 몸으로 울던 모래를 떠올렸다. 그날 모래의 말과 눈물이 나약함이 아니라 용기에서 나왔다는 것을 나는 그제야 깨닫게 됐다. 고통을 겪는 당사자를 포함해서 어느 누구도 그 고통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할 권리가 없다는 것도. p.180 / 《내게 무해한 사람》 얼마나 삶을 살아야,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by
한나라 에디터
2020.03.0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연약하다는 것은 약하다는 것이 아냐 [도서]
연약하다는 것은 약하다는 것이 아냐, 연약한 존재들은 비밀을 안고 있지
현실에 지칠대로 치진 부모님의 고통과는 별개로 혜정이의 삶은 그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보이지 않는 세계로 명백히 격리되었다. 갑작스러운 격리에 저항할 기회는 혜정이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이 결정을 오랜 시간 온몸으로 책임져야 했던 것은 다름 아닌 혜정이었다. 혜정이는 줄곧 그 시설에 붙박여 있었다. 혜정이의 삶은 그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by
이보림 에디터
2020.03.0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빛이 향하는 곳 [도서]
시대를 찬란하게 만든 빛, 그 빛이 향한 곳.
현재라는 실재는 형상 없이 마음에 새겨지며 천천히 흐릿해져 자취를 감춘다. 그렇기에 편집과 유기 없이 그대로 보존되는 기억이란 있을 수 없고, 멋대로 과거의 조각을 분해하여 구미에 맞게 재조립하는 일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은희경 작가의 소설 『빛의 과거』는 날카롭고 정확한 문장으로 각 인물들에게 다르게 변주된 과거를 톺아보며, 시절을 찬란하게 만들었다고 믿
by
박유진 에디터
2020.03.0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단편소설 읽기 - 01. 침묵의 미래 _ 김애란 [도서]
이 소설은 차갑다. 눈살이 찌푸려지도록 냉혹하다. 다만 작가 특유의 잔잔하고 서정적인, 언어를 어루만지는 문장들이 아름다움을 빚는다.
나는 그들에게 미소로 답한다. 그게 우리의 직업이었으니까. 웃는 것, 또 웃는 것. 무슨 일이 있더라도 웃는 것. 그리하여 영원히 절대로 죽지 않을 것처럼 구는 것. p.133 / 《바깥은 여름》 소설을 읽고, 이전에 썼던 서평을 다시 찾아 읽었다. 그 당시의 감정,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고 싶어서. 일 년 전의 글이라 잔뜩 오글거리는 문장에 몸들 바를 몰랐
by
한나라 에디터
2020.03.0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 [도서]
함부로 사랑을 책임감이라 할 수 없는 이유.
"아버지는 자기가 여든살이 됐을 때의 얼굴을 내게서 본다. 나는 내가 서른넷이 됐을 때의 얼굴을 아버지에게서 본다. 오지 않은 미래와 겪지 못한 과거가 마주본다." <김애란-두근두근 내 인생, 7p> 책 제목만 보았을 때는 사랑스러운 연애소설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사랑스러운 단어들로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작가의 필체를 통해 <두근 두
by
추희정 에디터
2020.03.05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단편소설 읽기 - 프롤로그 [문화 전반]
읽는 만큼, 그 속도 그대로 온전히 간직하는 것. 그래서 단상이 남아있는 그 짧은 순간들을 기록하는 것, 그 뿐이다.
#1. 활자 정체기 글을 끝내지 못한 지가 벌써 한달이 되어간다. 새로운 달에 들어서며 나는 활자를 읽기도, 쓰기도 버거운 약간은 애매한 상태가 되었다. 이번 달엔 책을 6권이나 샀다. 여러 권을 읽다가, 덮다가, 또 다시 펴길 반복하다 벌써, 봄이 왔다. 대학교 1학년 때까지는 책을 읽는 범위가 꽤나 넓었다. 주로 산문과 소설을 읽으면서도 여러 작가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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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에디터
2020.03.0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돌아올 것을 약속하지 않았지만 [도서]
멀리 떠나온다고 해서 모든 것을 두고 온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한 때 가수였던 마리화나 중독자 준호. 그리고 글을 쓰다 분노에 찬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놓으려 미국에 온 ‘그’. 그들이 바다로 가는 여정을 그린다. 둘은 주소만 아는 어느 집에 묵었다가 바다를 볼 심산으로 1번 도로를 따라 내려가려고 한다. 그런데 지도를 보던 ‘그’가 딴 생각을 하는 바람에 246번 도로로 빠지게 된다. 상념에 휩싸인 ‘그’가 충동적
by
김수연 에디터
2020.03.04
리뷰
도서
[Review] 성장통 들여다보기, 소설 '작은 아씨들'
영화로만 <작은 아씨들>을 접한 사람이라면, 꼭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작은 아씨들,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았다./ 얼마 전, 영화 <뮬란>을 다시 봤다. 거의 10년 만이었다. 다시 본 뮬란은 묘하게도 내게 다른 느낌을 주었다. 어릴 적엔 뮬란이라는 작품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 없었다. 뮬란이 무슨 이유로 저리도 슬퍼하는지, 또 어떤 사유로 자꾸만 저지당하는지. 제대로 된 이해가 부족했다. 그저 노래가 좋고 재밌다는 생
by
이주현 에디터
2020.03.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매국노'라고 비난받은 유명 소설가의 소신 [도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에 대하여
2017년 2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가 세상에 공개된다. 두꺼운 팬층을 확보한 세계적인 작가의 신작이니만큼, 많은 사람의 관심과 기대를 받은 이 책은 출간일부터 많은 독자에게 읽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며칠 후, 일본의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는 『기사단장 이야기』에 대한 평가로 뜨거워진다. 워낙 많은 사람이 기대한 작품이니만큼 활발한
by
권묘정 에디터
2020.03.03
리뷰
도서
[Review] 잘 때마다 시간이 6일씩 흐르기 시작했다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도서]
분명히, 분명히 어제는 금요일이었는데. 김장 행사 때문에 하루 종일 김치를 날랐는데. 잘 때마다 시간이 6일씩 흘렀다. 금요일 밤에 잠들었다가 일어나면 다음 주 금요일 아침이었다. 세 번의 연속된 금요일과 두 번의 시간 도약을 경험하고서야, 현은 그 비현실적인 현상이 실제임을 받아들였다.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는 총 5편으로 이루어진 심너울 작가의 첫 번째 단편집이다. 2018년 6월에 첫 소설을 시작으로 그는 2019년 12월까지 무려 21편의 작품들을 펴냈다. 1년 6개월 남짓한 경력이지만 문장에는 그의 색채가 짙다. 문체가 간결하다. 술술 넘어가는 그의 이야기들은 한자리에서 3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한
by
장소현 에디터
2020.03.02
문화는 소통이다
ART insight
[ART insight] 안녕하세요. 애매함씨.
모든 것이 애매한데 그 애매함이 끌려버린다.
Hello, Mr. Myself. 설렘에 대하여 물어본다 하여도 쉬이 설명은 할 수가 없다. 나조차도 아직 설렘이라는 이에 대해 알아가고 있음과 더불어 내게 찾아온 설렘과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을 나와 다른 아무개에게 찾아온 설렘이 같을 거라는 확신도 없는 탓이다. 하여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지금의 나에게 설렘이 어떻게 다가오는지에 대하여
by
김상준 에디터
2020.03.02
문화는 소통이다
ART insight
[ART insight] 나의 청춘이자 설레게 하는 3분 30초
딱 3분 30초 동안 다른 사람이 되어서 다른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공감해준다.
'가장 설레게 한순간 혹은 무언가가 있나요?' '당신의 청춘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이 두 질문에 나는 긴 시간 동안 생각하고 노트에 메모해 두며 답을 고민했다. 사실 평상시에 스스로 하는 질문도 아니고 누구에게 이런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말 오랜만에 나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 내심 뿌듯하기도 한 시간이었다. 결국
by
이소연 에디터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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