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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아, 인간 같은 괴물의 냄새란! - 소설 '향수' [도서/문학]
그르누이, 너에게는 후각만이 허락되었지
모두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규칙 내지 습관을 따르지 않곤 한다. 정성 들여 스트레칭을 하거나 섬세히 분칠하는 일이 성미상 어렵다. 유행을 따라 값비싼 음식을 먹기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식사를 하는 쪽이 마음 편하다. 가운데 선망하면서도 쉽지 않은 규칙 하나가 더 있다고 하면 체취에 대한 것이다. 깨끗하여 악취를 풍기지만 않으면 되었지, 그 이상의 좋은
by
서지원 에디터
2025.08.05
리뷰
전시
[Review] 기록과 응시, 책장을 넘기는 사진의 시간 - 포토북 속의 매그넘 1943–2025 [전시]
뮤지엄 한미 삼청본관에서 열린, 포토북 속의 매그넘 1943–2025는 세계적인 사진가 집단 매그넘 포토스의 80여 년에 걸친 시선을 포토북이라는 형식으로 엮어낸 전시다. 단순한 사진 전시를 넘어, 포토북이라는 매체가 지닌 물성과 서사, 역사적 기록의 숭고함을 체감할 수 있는 귀한 기회였다. 사진의 예술성과 기록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었던 이번 전시는 사진예술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시각언어로 남겨진 세계사의 조각들과 마주하게 한다.
한미사진미술관의 본관이 삼청동으로 이전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언젠가는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국내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이자 개관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문을 연 ‘뮤지엄 한미’. 그 이름부터 어딘가 단단하고 차분한 느낌이 들어 처음 가보는 날엔 괜히 설레기까지 했다. 익숙한 삼청동의 골목을 지나 언덕 끝에 다다랐을 때, 도심과는 살짝
by
노세민 에디터
2025.08.05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선명한 목소리와 내밀한 고백, 앨리스 피비 루(Alice Phoebe Lou) [음악]
대형 레이블이나 화려한 마케팅 없이도 주제의 밀도와 일관성을 유지하는 아티스트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앨리스 피비 루의 [Oblivion]은 진솔한 태도가 먼저 느껴지는 앨범이 될 것이다.
Alice Phoebe Lou - Pretender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앨리스 피비 루(Alice Phoebe Lou)는 고요한 자기 발견과 내면의 고백을 노래하는 아티스트다. 2016년 첫 데뷔 앨범 [Orbit]을 발매한 그녀는 꾸준한 발매와 세계 각지의 거리공연으로 팬덤을 확장해왔다. 특히 레이블 계약 없이 직접 제작한 음악으로 오랜
by
김용준 에디터
2025.08.0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타인의 사랑에 목줄이 메인 사람들 [도서/문학]
사회적 지위가 곧 자신의 가치라는 착각에 대하여
[불안] 이 두 글자를 마주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본 책을 읽기 이전에는 제목인 '불안'이 미래에 대해 과도히 걱정할 때 생기는 불안을 의미하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의 첫 페이지에서부터 작가는 '지위'에 대한 정의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위'란 사회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위치로, 좁은 의미에서는 직업적 신분을 의미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세
by
윤규리 에디터
2025.08.0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사춘기 속의 목소리 - 김행숙, '사춘기' [도서]
이따금 모든 것을 아는 것 같고,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으며, 죽었다 깨어난 것 같은
김행숙의 첫 시집, 『사춘기』에서는 나를 구심점으로 ‘엄마’와 ‘여자’, ‘아이’를 넘나든다. 마치 스스로를 낳은 듯 보이는 이 화자들은, ‘나는 나 혼자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혼잣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의 앞뒤로, 내가 낳은 타인과, 나를 낳은 타인을 잘라내고 ‘나 혼자’로만 세계를 구성하는 것 같아서. 이것은 시에서만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시
by
양예지 에디터
2025.07.30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내향형 관종에 대해 아세요? [자기소개]
내향적이지만 주목받고 싶은 마음, 혼자 있는 걸 즐기면서도 누군가의 인정을 갈망하는 이중적인 성격. 나는 그 복잡한 감정들 속에서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이 글은 ‘내향형 관종’이라는 말에 자신을 투영한 한 사람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이다.
나를 설명하는 말 중 '내향형 관종'만큼 좋은 표현은 없다. 내향적인 성격이지만 주목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 관심은 부담스럽지만, 무관심은 더 서운한 사람. 그게 바로 나다. 스스로도 참 복잡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무대를 갈망하면서도 막상 판이 깔리면 어색해하고 주춤거린다. 그러면서도 늘 세상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유년 시절 초등학교 때부터 그랬다. 수
by
박기영 에디터
2025.07.22
리뷰
공연
[Review] 이까짓 것에 목이 메는 바람에 - 연극 '삼매경' [공연]
진심을 묻는 밤, 삼매경에 다다르다 — 2025 국립극단 창작극 <삼매경> 감상 에세이
요즘 나와 비슷한 또래의 음악가들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삶이나 생각에 대해 이따금 숙고해보곤 한다. 예술만큼 평가받기 어렵고 억울한 장르가 또 있을까? 아름다움의 기준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이 정해 둔 것 아닌가. 그래서일까, 차라리 공부가 더 쉽다는 말이 가끔은 이해가 된다. (물론, 여전히 어렵지만) ‘음악’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 ‘음악’
by
장유진 에디터
2025.07.21
오피니언
사람
[Opinion] 흔한 인사말이 전하는 깊이 [사람]
익숙한 인사말과 목소리 속에 숨겨진 따뜻한 진심을 다시 돌아보다.
정말 오랜만에 영화 <트루먼 쇼>를 다시 보았다. 이 영화는 언제 봐도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오늘은 특히, 우리가 매일 습관처럼 주고받는 인사말의 의미에 대해 한참을 생각했다. ‘안녕’, ‘잘 지내’, ‘잘 자’ 같은 말들. 너무 흔해서 별 의미 없이 내뱉는 소리들. 사실 이런 사소한 말에 너무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by
김소연 에디터
2025.07.20
리뷰
공연
[리뷰] 흥얼거림 속에 담긴 외침 -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공연]
시조와 힙합이라는 전혀 다른 두 장르의 결합으로 탄생한 <외쳐, 조선!>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에게 새로운 감동을 전한다. 백성들의 목소리와 집단적 연대가 중심이 되는 서사는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 있는 힘을 지니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넘는 연출은 더욱 깊은 몰입을 이끈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조선을 배경으로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조선과는 사뭇 다른 풍경을 펼쳐 보인다. 이 작품이 그리는 조선은 ‘시조’가 국가의 핵심 이념이자 백성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예술로서 기능하는 세계이다. 이러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세계는 기존의 시대극이 제공하던 분위기와는 결이 다르다. 그 세계는 낯설면서도
by
김서영 에디터
2025.07.20
오피니언
공간
[Opinion] 바다와 이야기 [공간]
사색의 공간, 바다
바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했다. 바다에 가면 늘 생각을 하게되니까. 뭐라도 떠올라 집에 돌아올 땐 그 모래 한 줌만큼의 생각으로 어딘가 모르게 성장해있는 나 자신을 마주한다. 목포에 다녀왔다. 날이 갈수록 올라가는 기온에 전날부터 예고된 호우주의보까지 합쳐져 습하고 위험한 여름 여행이 예상됐다. 그렇기에 날씨에 대한 기대는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걱
by
이한별 에디터
2025.07.17
리뷰
PRESS
[PRESS] 강한 목소리로, 로스비타(Hrotsvithat) - 비포 제인 오스틴
여성으로, 창작자로, 그리고 현대인으로 비포 제인오스틴들에게 공명하다.
여성 작가가 집필한 고전 문학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이름은 단연 제인 오스틴일 것이다. 여성 문학의 계보는 종종 단절되어 보이며, 많은 이들이 제인 오스틴을 여성 문학의 대표이자 출발점으로 인식하곤 한다. 나 역시 그랬다. 당대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좋아하면서도, 책 속 질문처럼 “정말 여성 작가는 제인 오스틴에서 시작된 것일까?”라는 물음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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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정 에디터
2025.07.1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그래서, 너는 바다를 보았는가? -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7월) [공연]
뒤카에서 브리지까지, 물의 파동으로 이어진 여름 —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감상 에세이
1. 들어가며: 공백 – 선명히 남지 않는 이유 ⓒ 장유진 이상하게도, 남는 게 없다. 분명 마음 언저리에 무언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 것일 텐데, 왜 명확한 상상이 떠오르지 않는 걸까? 보통 클래식 공연을 보고 나면 내면의 감정선이 꽉 눌려, 당장이라도 쏟아내지 않으면 답답함이 느껴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 7월 10일의 마티네
by
장유진 에디터
202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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