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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초파리를 돌보는 사람들 [도서/문학]
사회에서 요구되는 '돌봄'에 대하여
초파리를 돌본 적이 있는가? 자식이나 반려동물, 타인을 돌본 적은 있어도 초파리를 돌본 이는 없을 것이다. 임솔아 작가의 소설집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에 수록된 단편소설 「초파리 돌보기」는 이러한 이유로 ‘소설’로서의 기능을 톡톡히 한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아서 독특하지만, 현실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인물과 독자로부터 변화를 이끌어내는 결말
by
변정현 에디터
2023.10.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 [도서/문학]
우리는 모두 안전한 사회에 속하기를 바란다.
편혜영의 단편 소설 저녁의 구애. 이 소설을 읽을 때면 어딘가로 가라 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글을 읽을 수록 침착해지고 집중하게 되는 것, 그것이 이 소설이 가진 매력이다. 담담하게 일상을 담아내면서도 건조하고 버석한 묘사와 현장감이 느껴지는 소설 '저녁의 구애'는 죽음을 기다리는 남자가 등장한다. 그런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김은 누구
by
김지우 에디터
2023.09.3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세상 모든 사라지는 것들 [도서/문학]
사라짐 또한 사라지기를
오늘은 내리 비가 내렸다. 나는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다양한 시집이 생각나는데, 이를테면 눈이 오는 날에는 이규리의 『당신은 첫눈입니까』, 하늘이 맑고 후덥지근한 여름 바람이 창문을 넘어 들어온다면 민구의 『당신이 오려면 여름이 필요해』와 권누리의 『한여름 손잡기』가 떠오른다. 요즘같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 신용목의 『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시간에
by
변정현 에디터
2023.08.3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허술하고 귀여운 것들 - 띠로리소프트 [도서/문학]
허술(hustle) 라이프
귀여운 걸 보면 웃음이 난다. 매일 비슷하게 흘러가는 하루들 속에서 나를 웃음 짓게 만드는 건, 주로 귀여운 것들이다. 눈이 초롱초롱하고 부담스러운 건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귀여운 건, ‘뽀실뽀실 눈사람’ 같이 희미한 녀석들이다. 뽀실뽀실 눈사람은 브랜드 ‘띠로리 소프트(tirorisoft)’의 인형이다. 뽀실뽀실 눈사람 ["함박눈을 맞은 하얀
by
심선용 에디터
2023.08.2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우리는 자신의 OO력을 도둑맞고 있다 [도서]
우리는 집중력을 정말 '도둑 맞고 있다'
아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은 높은 확률로 욕심쟁이일 것이다. 다짜고짜 무슨 말이냐 싶겠지만, 21세기에 디지털 미디어로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이라면 정말 높은 확률로 맞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욕심의 대상은 바로 ‘집중력’이다. 우리는 자신이 집중할 수 없는,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을 습관적으로 꾸역꾸역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된 도
by
이채원 에디터
2023.08.2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미래를 기억하는 일이란 [도서/문학]
발산하는 시간 속 존재하고 사라지는 것
말기 암 환자의 이야기는 다양한 작품에서 다룬 설정이다.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최진영의 「홈 스위트 홈」 또한 “온전한 자신의 집을 갖지 못한 채 살아온 화자가 말기 암 진단을 받은 후 얻은 폐가를 자신만을 위한 공간으로 고쳐 현재의 삶에 충실하려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뻔한 감동 서사의 소설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다 읽고 나서는 세상 유일무이하다
by
변정현 에디터
2023.08.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따듯한 시선으로 시작(詩作)하기 [도서/문학]
박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2018)
이른바 미래파의 등장 이후 난해한 시가 대세가 된 문단의 경향 속에서 일상의 언어로 시를 쓰는 시인이 있는데, 다름 아닌 박준이다. 그렇다고 그의 시가 깊이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자기 삶의 주변에서 개별적이고 특수한 면모를 포착하여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길어낸다. 쉽게 시가 쓰여진다기 보다는 쉬운 시를 쓴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의 시집
by
최정민 에디터
2023.08.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언니, 젊은 사람들이 왜 자꾸 죽는 걸까 [도서/문학]
삶과 죽음, 꿈과 현실 그 어디쯤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위하여
유튜브에서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찾아 듣는 건 나의 소소한 취미다. 얼마 전에도 여느 때와 같이 플레이리스트를 뒤적거리다가 ‘일상의 효정’이라는 유튜버의 <언니, 젊은 사람들이 왜 자꾸 죽는 걸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발견했다. 강렬하고도 슬픈 제목에 이끌려 영상을 눌렀다. 설명란을 보니 이서수의 『젊은 근희의 행진』이라는 단편집 속 문장이었다. 그날 바로
by
변정현 에디터
2023.08.0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하나뿐인 지구와 하나뿐이지 않은 우리 [도서/문학]
"네가 내 여행이잖아. 잊지 마."
이렇게 로맨틱한 외계인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정세랑의 장편소설 『지구에서 한아뿐』을 읽는 내내 속으로 그리 중얼거렸다. 외계인 ‘경민’의 사랑이 듬뿍 담긴 행동과 웬만한 지구인들을 제쳐버리는 플러팅은 아무리 그가 외계인이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겠다 싶었다. 외계인 경민을 보고 싶다고 생각하곤 그런 자신을 믿을 수 없어 하는 ‘한아’가 너무나 이해되었다
by
변정현 에디터
2023.08.02
리뷰
PRESS
[PRESS] 사물과 사람과 이야기의 다정한 술래놀이 - 술래 바꾸기
술래는 주체일까, 타자일까?
김지승의 『술래 바꾸기』는 본문에 앞서 독자들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술래는 주체일까, 타자일까? 우선, 이 문장을 쉽게 받아들여보기로 하자. 초등생 시절의 ‘술래놀이’를 생각해볼 수 있다. 혼자 집을 나서 놀이터 몇 군데를 차례로 돌며 제각각의 지형과 구조에 따라 어느 지점에서 뛰어내려야 도망치기에 유리한지, 친구들은 어떤 경로로 이동해 숨었는지 혼
by
윤희지 에디터
2023.07.3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문장이 지니는 결 [도서/문학]
문장 탐구
고민 혼자만의 글을 쓰다가 공개적인 자리에 글을 기고하게 되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문장'에 온통 쏠렸다고 해야 할까. 내가 쓰고자 하는 문장이 어떤 문장인지 많이 고민했다. 내용이 좋아도 그 내용을 담고 있는 문장이 불안정하다면 눈이 피곤하지 않을까. 이름 모를 독자들에게 정리되지 않은 문장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문장을 깔끔하
by
이유빈 에디터
2023.07.2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완벽을 꿈꾸는 그대에게 [도서]
완벽함은 완벽한 거짓이다.
훤칠한 외모와 지성, 그리고 재력. 누군가 ‘완벽’이란 단어를 말한다면 우리의 상상은 흔히 이런 그림을 그리며 퍼져나간다. 존재 방식에 어떤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처럼 규정하고, 그 기준들을 충족한 누군가를 선망하며 바라보는 시선은 우리 세계의 완벽함을 규정하고 공고히 한다. 세계의 완벽함이 단단해질수록 우리는 완벽에서 점차 멀어지고, 또 갈망한다. 베스
by
차승환 에디터
202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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