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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riter
[이불] 까마귀
스물아홉이나 먹어서 무슨 어린애 같은 짓이냐고 꾸지람 들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아홉 살 때나 열아홉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꾸지람을 들어왔다. 그럼 대체 나는 언제 어린애 같을 수 있었던 거지?
레진 몇 조각을 손톱에 얹고 기계로 굳히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손톱이 알록달록하게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꽤 오랜 시간 탐내던 반짝이는 동심이 손 위로 얹어진 듯했다. 오직 나만의 기준으로 형성된 엉성한 미(美)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누군가 세련된 취향의 사람이 본다면 쟤는 왜 유치원 조카가 칠해준 것 같은 손톱을 자랑스레 보이고 다니냐며
by
이강현 에디터
2021.10.0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외면이 아닌 직면을, 머물러있기 보다는 나아가기를 [영화]
독약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다시금 진정제가 필요하다.
애써 잊고 사는 기억들이 있다. 마주하면 아플 것임을 확신하는 기억들이 특히 그렇다. 폴에게는 아주 어린 시절 세상을 떠났던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그랬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애써 외면해오는 기억이었다. 폴은 부모님의 사진에서도 일부러 아버지를 잘라낼 정도로 아버지를 외면해왔다. 꿈에서 등장하는 아버지는 자신을 향해 고함을 칠 정도로, 아버지는 악
by
김혜빈 에디터
2021.10.04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우리 열차의 종착역은 [사람]
종착역에 가기 위해
2020년 초, 한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 봤다. 그때 김지훈 배우의 무대를 통해 새로 알게 된 넘버가 있다. 바로 뮤지컬 <귀환>의 ‘내가 술래가 되면’이라는 곡이다. <귀환>은 6.25 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주제로 한 육군 창작 뮤지컬이다. 그 중 앞서 언급한 ‘내가 술래가 되면’ 넘버는 6.25 참전용사 승호가 세월이 흘러 전사한 친구들의
by
이시현 에디터
2021.10.04
오피니언
만화
[Opinion] 삶의 면역력을 키워주는 병균 같은 '혐규 만화' [만화]
껍데기 같은 희망을 벗긴 불안전한 네 컷 만화
때로는 실체 없는 희망을 갖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것을 마주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예상보다 엄청난 용기와 시간이 필요하고, 자칫하면 건강하지 못한 생각의 늪으로 빠져버릴 위험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숱하게 깨져보고 아파봤기에 잘 알고 있다. '괜찮다'라는 말이 쌓이고 더해져도, 차마 가릴 수 없는 고통이 있다
by
이다영 에디터
2021.10.03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남녀노소 넷플릭스 초보를 위한 '알고리줌'! [문화 전반]
"딸(아들)아, 혹시 넷플릭스 아이디에 자리 있니?"
“넷플릭스가 무슨 필요가 있어-” 하시던 우리 부모님 세대의 대중들도, 이제는 “딸(아들)아, 혹시 넷플릭스 아이디에 자리 있니?”라는 발언을 하시기도 하는 요즘. 그만큼 현시대의 디지털 기술 및 미디어는 점점 더 많은 인간에게 새로운 감각 기관 그 자체처럼 작용하여,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세
by
정소미 에디터
2021.10.03
리뷰
도서
[Review] 사유의 맛 -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작품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쌓아올리기
요즘같이 날씨가 좋은 날이면, 걷다가도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고 사진으로 남기곤 한다. 그런데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다시 보면 쉽사리 그 감동을 느끼긴 어렵다. 물론 내 기기나 실력 탓이겠지만, 바람이 불던 느낌과 하늘을 보며 눈이 편해지던 그 실제적 순간은 사진과 분명한 괴리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더 하늘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by
심은혜 에디터
2021.10.02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K-POP이 신화가 아닌 역사가 되려면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위계의 그림자를 해부하다
하루라도 음악을 듣지 않는 날이 없는 ‘음악 마니아’인 나는 음악에 관한 모든 콘텐츠를 즐겁게 향유하지만 단 하나, 음악 평론만은 잘 즐기지 못한다. 기분 좋게 들었던 음악이 저평가를 받아 속상했던 경험들 때문이다. 특히, 한 아티스트를 그의 음악적 역량과는 무관한 연예인으로서의 행보로 장문에 걸쳐 무참하게 힐난한 평론을 읽은 기억이 불쾌하게 남아 있다.
by
조현정 에디터
2021.10.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암흑의 법칙
극 속 찰나의 암전과도 같은 밤 그리고 시간에 대한 이야기
나는 늘 일찍 잠에 드는 법이 없었다. 잠을 자려고 누워도 최소 한두 시간 정도는 피로한 몸과 멀쩡한 정신 사이를 오가며 인내해야 했다. 그렇게 아주 많은 밤들에 나는 혼자 남게 되었다. 어느 밤은 차가웠고, 어느 밤은 그 반대였다. 어느 새벽은 괴로웠고, 또 어느 새벽은 그렇지 않았다. 극과 극 사이의 미적지근한 온도에 머무르는 날도 적지 않았다. 늦은
by
고민지 에디터
2021.09.29
리뷰
PRESS
[PRESS] 미스터리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 미스터리 가이드북
한 권으로 입문하는 미스터리
미스터리 소설 한 편에 설레본 적이 있다면 10년 전쯤이었나, 우연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결말이 너무 궁금했던 나머지 학교에서 선생님 몰래 수업시간에도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전까지 그런 류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었기에 그때의 충격이 생생하다.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 있다니! 그 이후 한동안
by
김소원 에디터
2021.09.28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어른이 되는 것도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용서해줘, 레너드 피콕 [도서/문학]
사랑의 방향을 나의 의지로 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국 원서를 읽다보면 세분화된 장르가 눈에 띈다. 특히 요즘에는 어덜트(성인)라는 분야가 다양하게 나뉘는데 그 다양성에 놀라울 따름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영 어덜트, 20대 초반을 위한 뉴 어덜트, 그리고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진 어덜트 분야까지 있다. 어덜트를 세분화한 하위 문화는 도서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이는 영화, 상품, 서비스 등에도
by
임민하 에디터
2021.09.2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연중무휴의 사랑' [도서]
올해 읽은 에세이 중 가장 좋았다고 말하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친구들에게 내 마음이 전해질까?
책에 대한 감상을 읽다 보면 문장의 주인이 어떤 마음으로 책에 대해 평했는지 절절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의 인생을 관통하며 강렬한 흔적을 남긴 책, 그래서 감상평 속에 함께 읽자는 목소리가 담긴 책. 그런 책을 접하게 될 때면 본능적으로 나에게 큰 영향을 줄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주저없이 책을 읽었고, 역시 직감은 정확했다. 임지은 작가의 <
by
조윤서 에디터
2021.09.28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연애에도 피드백이 있다면 - 환승연애 [드라마/예능]
'환승연애' 하시겠습니까?
초록창에 ‘환’ 글자를 치면, ‘환율’ 다음으로 뜨는 연관 검색어가 무엇일까? 바로 ‘환승연애’이다. OTT 플랫폼인 ‘TVING’에서 올해 6월부터 한창 인기리에 반영되고 있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 총 다섯 쌍의 커플, 즉 열 명의 출연자들이 한 집에서 생활하며 프로그램의 여러 포맷대로 랜덤 데이트, X 채팅, X와의 데이트 등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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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에디터
2021.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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