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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공연
[Opinion] 현실은 끝내 희곡이 되지 않는다 - 연극 '마우스피스' [공연]
연극 '마우스피스'는 연극의 재현 방식과 그 불완전성에 관해 질문하는 작품이다.
연극의 시초로 이야기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비극, 즉 연극의 궁극적인 목표로 카타르시스를 제시한다. 연극 속 주인공의 비극을 통해 관객은 억눌려 있던 감정을 해방하고, 이를 통해 자기 삶에 대한 교훈과 성찰을 하게 만드는 일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한 연극의 의미였다. '시학'은 이외에도 연극이 갖추어야 할 여러 조건을 제시하며 오랫동안 극작술의
by
노미란 에디터
2026.05.1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성폭력 가해자의 엄마로 살아가는 여자 - 연극 ‘그의 어머니’ [공연]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재연한 '그의 어머니'를 관람했다.
여기저기 널부러진 신문이 보인다. 거기 찍힌 여자는 자신이 실린 사진을 오려 붙이고, 또 오려 붙인다. 광적으로.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 해당 오피니언에는 연극 ‘그의 어머니’에 대한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SYNOPSIS 불현듯 낯설어진 아들, 뒤엉킨 일상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그의 어머니. 그녀는 가족을 지킬 수 있을까? 두 아들을
by
장수정 에디터
2026.05.1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공동체의 진짜 의미에 대하여 - 연극 오펀스 [공연]
연극 오펀스 후기
헤드윅의 'The Origin of Love' * 이 글은 연극 '오펀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모르는 게 약이란 생각을 하고 살 때가 있었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은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고, 알지 못해도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나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때로는 쓴소리까지 건네줄 수 있는
by
유희수 에디터
2026.05.12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이딴 판때기' 하나가 불러온 관계의 철학 - 연극 '아트' [공연]
내가 나인 것은 내가 나이기 때문이고, 당신이 당신인 것은 당신이 당신이기 때문이기에.
가로 150에 세로 120. 새하얀 캔버스에 이를 가로지르는 흰색 선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어떤 그림이 떠오르는가. 혼란스러운 와중에 친구는 나에게 해체주의니, 모더니즘이니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근데 여긴 아무것도 없잖아, 이게 얼마라고? 친구의 입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온 가격에 놀라 자빠진다. “이딴 판때기를 진짜 5억이나 주고 산 건 아니지?” 오
by
박선주 에디터
2026.05.09
리뷰
PRESS
[PRESS]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을 연극화 한다는 것 - 연극 '운베난트'
이름 붙여지지 않은 채로, 이해되지 않은 채로, 하지만 존재했던 것
1. 언어에서 신체로 건너가는 작품 슈테판 츠바이크는 인간 내면의 균열과 억압된 욕망을 집요하게 탐구한 작가로 평가된다. 그의 1927년 중편소설 감정의 혼란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지적 유대와 그 이면에 잠복한 감정의 긴장을 정교하게 포착하며, 말해질 수 없는 욕망이 어떻게 관계를 왜곡하고 파열시키는지를 서사적으로 축적해 나간다. 이러한 텍스트를 무대 위
by
이승주 에디터
2026.05.0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기록과 증언, 그 위로 - 연극 '빵야' [공연]
작가와 장총이 들려주는 기록과 증언의 의미
손때 묻은 물건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손과 손을 거치고 흔적을 남기며 그것은 거대한 역사가 되기도 한다. 그 이야기를 끝까지 파고드는 건 흔히 예술가, 혹은 역사가의 일이라고 여겨진다. 사물(혹은 사람)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탐구하고, 그것이 거쳐온 발자취를 분석하는 것. 이러한 행위는 그것의, 혹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이 아닐까. 시공간을 넘
by
박선주 에디터
2026.05.02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요란한 제목만큼 요란한 연극 '김치찌개 웨스턴 : 밥주걱과 45구경 권총의 결투' [공연]
그리고 물이 모든 걸 덮어버렸습니다.
* 본 리뷰는 연극 <김치찌개 웨스턴 : 밥주걱과 45구경 권총의 결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PLAY'라는 단어가 일러주듯, 연극의 근본적인 속성은 '놀이'에 있다. 연극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한바탕 놀이다. 사실 무대가 없어도 괜찮다. 어린 시절 자주 즐기던 소꿉놀이는 어쩌면 우리가 최초로 경험하는 연극일지도 모른다. 연극이 다루는 놀이
by
손현진 에디터
2026.05.01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다정한 이야기가 소설에서 연극으로 - 뼈의 기록 [문화 전반]
천선란 작가의 소설 <뼈의 기록>이 동명의 연극으로 제작되어 상연되었다.
1. 삶과 죽음을 이해하는 과정 천선란 작가의 「뼈의 기록」은 자이언트북스의 앤솔러지 시리즈, ‘자이언트 픽’인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를 통해 발표된 작품이다. 이후 작가의 소설집인 『모우어』에 수록되어 더욱 많은 독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를 접한 것도 소설이 먼저였다. 타 소설집에서 「서프비트」를 읽었고 천선란 작가가 전하는 따
by
박서현 에디터
2026.04.30
리뷰
공연
[Review] 무너지는 게 아니라 버티는 삶에 대하여 - 정희
무너지면, 부수고 다시 지으면 된다
2018년 방영된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오랫동안 웰메이드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박해영 작가 특유의 인물들 사이의 관계와 감정을 밀도 있게 다룬 작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각기 다른 상처를 지닌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거창하지 않은 계기를 통해 서로 위로받고, 서로의
by
주영지 에디터
2026.04.30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사람을 먹지 않은 사람이 아직 있을까 - 광인일기[연극]
루쉰의 동명소설 '광인일기', 공놀이클럽 신작으로 돌아오다
명동예술극장에서 진행한 2025년 ‘제8회 중국희곡 낭독 공연’에서 선보여진 <광인일기>가 마침내 온전한 연극으로 돌아왔다. 루쉰의 동명소설을 극작가 좡자원이 각색하고, 중국연극 전문가 장희재가 번역한 연극 <광인일기>는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공놀이클럽의 미학과 만나 새로운 공연을 펼친다. 광인 혹은 식인의 사이에서 ‘나’는 옆집 개와 동네 사람들, 그들의
by
진세민 에디터
2026.04.27
리뷰
공연
[Review] 고장난 곳을 제대로 고치려면 - 연극 ‘정희’ [공연]
오래 고장난 삶을 마주하는 용기
후계동 어느 골목, 오래된 술집 ‘정희네’. 세면대에서 물이 새고, 벽에는 미세한 균열이 번져 있다. 연극 <정희>는 이처럼 사소하고 낡은 고장들로부터 출발한다. 이 고장들은 언제부터였을까? 정희는 왜 고치지 않았을까?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스핀오프 연극 <정희>는 드라마 속 인물 ‘정희’의 이야기를 같은 세계관 속에서 다른 시선으로 조명한다. 그녀의
by
이소영 에디터
2026.04.26
리뷰
공연
[리뷰] 연극 '정희', 낡은 벽을 허물고 빛을 들이는 시간
연극 <정희>가 2026년 3월 말 예스24아트원 3관에서 막을 올렸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조연으로 머물렀던 정희를 무대 중심으로 끌어낸 스핀오프다. 원작에서 정희는 후계동 골목 술집 '정희네'를 운영하는 인물이었다. 주인공들이 모여 안부를 나누는 배경, 그 공간을 지키는 사람. 연극은 그 배경을 전면으로 끌어온다. 공간의 주인이 곧 이야기의 주인이 된다. 과연 '정희네'의 창은 어떤 모양이었을까.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1934) 화자는 남쪽으로 창을 낸다. 밭을 갈고 김을 매고, 익은 강냉이는 함께 나누고, 도시의 구름은 외면한다. 왜 사
by
신동하 에디터
202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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