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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서
[Review] 앎과 행의 궤(軌) -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도서]
겹겹이 쌓인 세월에서 행해진 대화의 결실을 마주한다.
'유물'의 존재는 수업을 통해서 처음 인식하게 되었다. 역사 수업을 들을 때면 이야기와 함께 유물 사진이 자주 등장했다. 특히 '백제금동대향로'는 발굴 당시의 사진까지도 인상 깊게 남아있다. 사진으로만 봤던 유물 및 문화유산 실제로 본 것은 가족 여행, 그리고 학교에서의 소풍과 체험 학습을 통해서였다. 경복궁의 근정전 앞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무언가 압도된
by
안지영 에디터
2026.08.3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쓸모를 정하는 방식 [미술/전시]
무엇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무엇을 자원과 폐기물로 구분하며, 무엇을 쓸모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는가.
우리는 매일 많은 것을 ‘쓸모 있다’거나 ‘쓸모없다’고 판단하며 살아간다. 필요한 것은 남겨두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버린다. 그런데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기준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유화수 작가는 그동안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여러 문제를 작업으로 다뤄왔다.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노동에 미치는 영향, 기술과 장애의 관계, 기술 환경과
by
신수빈 에디터
2026.08.30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나라는 맛에 대하여 [서간문]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며 내게 보내는 서간문. 처음에는 알 수 없지만 음미하면 할수록 감칠맛이 도는 음식처럼 내게도 나만의 맛을 내는 여러재료가 존재한다.
나를 처음 만나는 당신에게. 나를 음식에 비유한다면 무엇일까. 첫입부터 혀를 사로잡는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먹을수록 은근한 감칠맛이 도는 음식에 가깝다. 처음에는 미처 몰랐던 맛이 두 번째, 세 번째에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음식. 나 역시 한눈에 모든 것을 보여주기보다 알아갈수록 새로운 맛을 내는 사람이고 싶었으니까. 내 안에서 가장 먼저 맛을 내는 재료
by
최아정 에디터
2026.08.27
리뷰
PRESS
[PRESS] 인공지능은 우리의 사고를 멸종시키고 있는가 - 도서 '멸종 위기의 사고'
AI가 사고를 침범하고 노동을 재편한다는 위기감은 인정하나, ‘인간성의 상실’로 설명할 수 있을까?
1. '사고의 외주화'가 주는 위기감 생성형 인공지능(LLM)의 효용은 단순히 결과물을 산출하는 시간을 줄여주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사고가 전개되는 속도 자체를 바꾼다. 이전에는 하나의 막연한 직관에서 출발해 개념을 찾고, 논리를 세우고, 반례를 검토하고, 다시 문장을 정리하며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원래 긴 시간이 필요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22
리뷰
도서
[Review] 운명 : 인간의 고뇌와 신의 부름, 오디세이아
잠시 표류하는 순간마저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의 면모
출처 :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구절이 담긴 파피루스 파편, 메트로폴리탄 사이트 (위) / 그리스에서 발견된 ‘오디세이’ 기록 점토판, 사진=EPA (아래) 고전 문학의 정수 '오디세이아'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고대 그리스어로 Ὀδύσσεια으로, 여정과 여행을 뜻하는 단어 Odyssey가 유래하였다. 오랜 시간동안 오디세이의 어원은 모험,
by
안지영 에디터
2026.08.21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거울 없는 사람들 [문화 전반]
사람은 자리가 오래될수록 이상해지는 걸까
메타인지(metacognition) : '인지에 대한 인지' 또는 '생각에 대한 생각'을 의미하며, 자신의 인지 과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이는 1970년대 발달심리학자 존 플라벨이 처음 정의한 개념으로, 자신의 사고 과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약 6개월간 조교로 일하면서 유난히 자주 떠올랐던 단어가 있다. 메타
by
신수빈 에디터
2026.08.2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사랑, 서로를 인식한다는 것 [음악]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은 완벽한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라 각자의 모습으로 사랑했던 순간을 담은 노래들이다.
“우리의 목표는 상대방의 세계로 넘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식하는 거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고 존중해야 한단 말이야.” 헤르만 헤세의 이 문장을 좋아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의 세계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는 일이 아니라, 끝내 나와 다른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자주 ‘하나’라는 말
by
손혜림 에디터
2026.08.19
리뷰
도서
[Review] 고전이 된 모험담에는 이유가 있다 - 도서 '오디세이아'
왜 『오디세이아』는 여전히 이렇게 재미있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오디세우스와 세이렌> (1891년, 캔버스에 유채,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멜버른, 오스트레일리아) 90년대생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는 낯선 고전이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어린 시절 홍은영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던 사람이라면 아마 비슷할 것이다. 신들은 아름답고 변덕스러웠으며, 인간들은 사랑하고 질투하고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17
리뷰
도서
[Review] 존재를 통해 부재를 깨닫는다는 것, 비인간을 통해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 - 상자 속의 양
<상자 속의 양(고레에다 히로카즈)>과 <작별인사(김영하)>를 함께 읽다
우리 집에는 청소부 ‘밥 Bob’이 함께 살고 있다. 언제나 바닥 청소라는 자신의 본분을 묵묵히 지키는 필수불가결의 존재. 가끔 구석에 틀어박혀 곤란하게도 하지만, 대체로 우리 집에서 가장 의젓한 로봇 청소기이다. ‘비인간’에게 고유의 이름을 붙여주는 건 생각보다 아주 일반적인 일이다. 그것이 유희적 ‘의인화’의 영역인지, ‘정情’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by
신지원 에디터
2026.08.15
리뷰
영화
[Review] 다름을 마주하는 용기 - 영화 '파라노만'
우리는 낯선 것을 소외시키고 두려워하지만, 진짜 용기는 소외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다르다'고 부르는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괴물이 얼마나 좋은데, 나도 괴물이야” “따분한 아무개랑 노느니 좀비 소년이랑 친구 할 거야” 좋아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5>에 나왔던 대사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처받은 주인공에게 다른 친구가 건넨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괴물처럼 보이는 존재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주 특별한 친구가 되곤 한다.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일이야말로
by
손혜림 에디터
2026.08.15
리뷰
PRESS
[PRESS] 나는 왜 '슬립 노 모어'를 다시 보고 싶은가 - 연극 '슬립 노 모어'
끝내 완성되지 않는 세계
《슬립 노 모어》를 보고 나온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단순했다. 다시 보고 싶다.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공연 속 장면들이 한 손으로 모이지 않고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피투성이의 예언, 격렬하게 몸을 부딪치는 세 마녀, 복도를 따라 차례로 켜지는 조명, 연회장의 컷컷이 잘리는 시선,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14
리뷰
PRESS
[PRESS] 상처를 준 사람을 다르게 회고할 수 있을까 - 도서 '고독의 와인'
과거의 자신에게 말을 거는 엘렌의 시선을 따라, 기억과 이해, 고독과 성장의 의미를 묻는 소설.
이렌 네미롭스키의 《고독의 와인》은 작가 자신의 삶이 투영된 소설이다. 나르시시즘적인 어머니와 돈을 좇는 아버지, 사랑받지 못한 유년 시절, 프랑스에 대한 동경까지. 소설 속 엘렌의 삶은 네미롭스키 자신의 경험과 여러 지점에서 겹친다. 그렇기에 이 작품을 읽는 일은 한 인물의 성장사를 따라가는 동시에, 한 작가가 오래전의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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