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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PRESS
[PRESS] 사랑받고 있다는 감각의 가격 [도서]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지불해야 하는 돈은 없다.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매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것, 서로의 하루를 이야기했다는 것,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것.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손을 잡았다면 더 확실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진을 만들고 목소리를 복제하고 영상 속 얼굴마저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에 우리가 타인을 믿기 위해 사용해 온 증거들은 하나씩 불확실해지고
by
오수민 에디터
2026.08.26
리뷰
PRESS
[PRESS] 규율의 벽, 종이 위의 저항 - 뮤지컬 '비더슈탄트' [공연]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옳지 못한 것에 저항하는 행위 그 자체로 그것은 의미를 갖는다는 것
1938년 독일의 한 스포츠 학교를 배경으로 펜싱부 소년들의 저항과 연대를 그린 창작 뮤지컬 <비더슈탄트>가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1관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순종과 복종, 계급으로 점철된 강압적 환경의 학교 안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은 사람의 비밀을 파헤치는 소년들의 이야기는, 무엇보다 이를 담아내는 연출과 무대를 통해 설득력을 얻는다. 전체주의적 규율이
by
이유빈 에디터
2026.08.2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흥망성쇠에 시비를 가려 무엇하리 - 천명관 '고래' [도서/문학]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고전이 될 이야기
좋은 소설이란 어떤 것을 말할까? 재미있고 감동이 있고 교훈이 있는 것. 혹은 그 어떤 것도 없지만 단 한 문장으로 오랫동안 그 소설을 끌어안고 있게 만드는 것. 각자의 감상은 제각각이지만 개인의 감상을 뛰어넘어 모두를 아우르는 소설을 우리는 대게 ‘고전’이라고 부른다. 고전소설은 그저 오랜 시간을 견뎌낸 책이기에 부여되는 칭호가 아니다. ‘세월’만이 선사
by
문아휘 에디터
2026.08.26
리뷰
PRESS
[PRESS] 여기 보세요, 맨발 인형이 숨을 쉬어요 -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 이승원 & 아나스타샤 코베키나 with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
아무래도 이 사람들, 살려낼 생각인가 보다 -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 이승원 & 아나스타샤 코베키나 with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리뷰
당신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를 아시는가? 내 질문은 클래식에 ‘클’도 모르는 사람이나, 작곡가라고는 베토벤 정도만 알고 있는 사람에게 향한다. 내가 당신에게 쇼스타코비치를 소개할 기회가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특이한 사람. 요상한 매력이 있는 사람. 무성영화 화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사람. 검정과 회색만 같은 사람. 노래가 이상한 사람. 그런데 그 이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24
리뷰
영화
[Review] 손으로 빚어낸 유령과 좀비의 세계, '파라노만' [영화]
13년 만에 다시 만나는 라이카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처음에는 캐릭터 디자인만 보고 귀여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정도를 예상했던 '파라노만'.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니 생각보다 꽤 크리피했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시체가 그대로 등장하고 팔다리가 잘리는 장면도 있는 등 순간순간 웬만한 공포영화 못지않은 연출도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무섭게 흘러가는 건 아니다. 오싹한 장면 사이사이 엉뚱한 유머가 튀어나
by
정선민 에디터
2026.08.24
리뷰
PRESS
[PRESS] 다시 피어난 그들의 비밀 - 연극 ‘꽃의 비밀’ [공연]
연극 <꽃의 비밀> 기자간담회가 8월 19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렸다.
장진 작·연출 대표작, 연극 <꽃의 비밀>이 돌아왔다. 2025년 이후 약 1년 반 만에 또다시 서울 대학로에서 관객을 만나는 <꽃의 비밀>은 ‘장진식 코미디’의 가장 유명한 레파토리 중 하나다. 2015년 12월 초연된 후 10년간 꾸준히 무대에 오른 <꽃의 비밀>은, 2026년 여섯 번째 시즌을 맞아 젠더프리 캐스팅을 시도하며 파격 변화를 예고했다.
by
이진 에디터
2026.08.23
리뷰
영화
[Review] 좀비보다 무서운 건 사람 - 파라노만 [영화]
공포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다정한 <파라노만>의 악몽에 기꺼이 빠져보길 권한다.
공포영화의 매력은 롤러코스터 같은 짜릿함에도 있지만, 결국 우리가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들여다보게 만드는 것에 있다. 유령, 좀비처럼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괴물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공포'다. 영화 <파라노만>은 이 지점에 착안한다. 이 영화에는 유령, 좀비, 마녀가 등장하지만 가장 무서운 존재는 그들이 아니다. 오히려 두
by
채수빈 에디터
2026.08.2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골목에서 피어나는 예술의 가능성 [미술/전시]
대형 미술관과 갤러리가 아닌 작은 신생기관이 가지고 있는 힘
미술을 이야기할 때 우리의 시선은 대개 크고 잘 알려진 공간을 향한다. 수많은 관람객이 찾는 대형 미술관, 오랜 역사와 자본을 가진 갤러리, 유명 작가의 이름이 걸린 전시장. 그곳에는 이미 미술계에서 일정한 위치를 인정받은 작품과 작가들이 모인다. 우리는 그 공간을 통해 지금의 미술을 바라보고, 때로는 그곳에서 미술의 흐름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
by
김한비 에디터
2026.08.21
오피니언
여행
[Opinion] 14시간 비행 중 [여행]
장거리 비행에서 일어난 일
생애 첫 미국, 생애 첫 장거리 비행, 생애 첫 긴 이별. 입국심사를 모두 마치고 이제 진짜 혼자가 됐다. 바라보는 세계를 넓히고 싶어서 세계 반대편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익숙한 곳의 정든 사람들에게 예상보다 더 큰 응원을 받았고 지지가 계속될수록 마음은 묘해졌다.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어쨌든 이 모든 소중한 것들을 두고 나는 혼자가 되길 택했다. 고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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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별 에디터
2026.08.19
리뷰
PRESS
[PRESS] 감람색이 저기 반 보 물러나, 그쪽을 오래 읽다 보면 -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 티모시 리다우트 & 프랑크 뒤프레 듀오 리사이틀 (8.18) [공연]
비올라가 초록빛 추억으로 남는 동안 -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 티모시 리다우트 & 프랑크 뒤프레 듀오 리사이틀 리뷰
짙은 고동색의 나무 기둥인데, 그 안은 텅―비어 새카만 밤이 들어 있다. 알맹이 없이 공허하다는 말이 아니라, 소리가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그에게 있다. 아, 나는 저 나무 쪽으로 몸을 기울여 한쪽 귀를 가까이 대는 상상을 했다. 에네스쿠, 콘서트 피스 비올리스트 티모시 리다우트 비올라가 크니까―내가 기억하는 몸집보다―한 발짝 먼저 다가온 상태에서 시작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19
리뷰
도서
[Review] 문화유산은 누군가 계속 바라볼 때 살아남는다 –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도서]
사진으로 남겨야 비로소 이어지는 것들에 대하여
문화유산을 카메라에 담는 일을 좋아한다. 여행하다가 오래된 건축물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기보다 사진을 찍고, 집에 돌아와 그 사진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을 즐긴다. 서헌강 작가의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나 역시 문화유산을 바라보고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유물과
by
강효정 에디터
2026.08.1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오디세이 - 그리고 너는 비로소 집으로 돌아가리라 [영화]
트로이까지는 꾀로 됐는데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지 않았던 내 나이 또래 어린이가 있을까. 몇 번이고 다시 읽어서 신들의 이름과 관계를 줄줄 외웠고,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저승의 신 하데스였다(아마 어렸을 때부터 나의 취향은 말수 없고 자기 할 일 잘하고 사랑꾼인 남자였던 것 같다). 그렇게 어릴 때부터 알고 있던 오디세우스를 얼마 전 가족과 함께 영화관에서
by
곽한별 에디터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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