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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Review] 벽에서부터 경매장까지, 뱅크시는 무엇을 움직였나 - 뱅크시 특별전 'BANKSY: Still Here' [전시]
뱅크시의 작품은 벽에 그려진 순간 완성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된다. 누군가 발견하고, 사진을 찍고, 언론이 보도하고, 사람들이 작품의 의미를 두고 논쟁한다. 작품이 훼손되기도 하고 보존되기도 하며, 때로는 경매장으로 이동해 거대한 금액에 거래된다. 뱅크시의 작품은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 움직이는 사건에 가깝다.
인간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진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동경하며 살아간다. 필자는 언제나 예술을 ‘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창작자, 또 그들이 펼쳐낸 문화예술을 각자의 방법으로 향유하는 모든 이들을 예술가라고 정의한다면, 나는 어떤 예술가에 속할까. 예술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던 시절부터 이런 시답잖은 고민을 달고 살아왔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리고 그때마다
by
임지우 에디터
2026.08.18
리뷰
공연
[Review] 엉망인 삶을 웃으며 바라보는 법, 연극 '플리백' [공연]
좋은 예술은 정답을 알려주는 대신,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감정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한다. <플리백>이 보여주는 불편한 간극 역시 그런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는 타인의 실수를 보며 쉽게 웃고, 때로는 누군가의 서툰 모습을 평가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웃음 뒤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시선은 결국 타인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 나 역시 실수하고, 때로는 엉망이 되고,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2013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사로잡은 연극 <플리백(Fleabag)>이 한국 무대에 올랐다. 세계 최초 공식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한국 초연은 오는 9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플리백>은 현대인의 고독과 자기파괴적인 욕망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여성 1인극이다. 2013년 초연 당시 에든버러
by
임지우 에디터
2026.08.10
리뷰
영화
[Review] 파리와 ‘Psycho Killer’ 사이 - 파리의 사생활 [영화]
<파리의 사생활>은 새로운 시대의 ’파리 영화‘를 앞서서 선보였다. 도시를 살아가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그를 통해 비로소 도시를 이해하게 만든다. <파리의 사생활>은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담아내는 동시에, 한 인간의 내면을 끝까지 응시하는 영화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뒤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미스터리의 해답이 아니다. 릴리안의 얼굴과 파리의 공기, 그리고 반복해서 울려 퍼지던 'Psycho Killer'가 서로를 들추며 만들어낸 하나의 초상이다.
필자는 시사회에서 <파리의 사생활>을 만나보기 전까지, 약간의 걱정이 앞섰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말만 들어도 이미 익숙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아멜리에’의 몽마르트르, ‘비포 선셋‘의 센 강, '미드나잇 인 파리'가 그려낸 황금빛 야경까지. 영화 속 파리는 오랫동안 낭만의 도시로 소비되어 왔고, 어떤 작품에서는 내용보다 도시의 이
by
임지우 에디터
2026.07.14
리뷰
영화
[Review] 낭만의 문법을 거부한 멜로드라마 - 뒷자리에 태워줘 [영화]
일반적으로 많은 로맨스 영화들은 사랑 안의 권력관계를 은유하거나 미화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그 불균형 자체를 다각도로 펼쳐낸다. 필자는 바로 그 지점 때문에 영화가 오히려 더 감정적으로 다가왔다. 관객은 단순히 장면의 자극성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 관계는 결국 어떻게 될까”를 궁금해하게 된다.
대부분의 퀴어 영화들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종종 ‘얼마나 파격적인가’ 혹은 ‘얼마나 아름답고 금지된 사랑인가’라는 방식으로 소비되곤 한다. 대표적으로 ‘콜미 바이 유어네임‘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로맨스를 중심에 둔 영화들이 있는가 하면, ‘아가씨’ 등 폐쇄적이고 제한된 공간 안에서 금지된 욕망과 감정선을 따라가는 작품들도 있다. 물론 퀴어를 소재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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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에디터
2026.05.24
리뷰
공연
[Review] 음악의 힘을 믿으시나요 - 뮤지컬 펑크 [공연]
어떤 음악은 시대의 정상성이 되고, 어떤 음악은 소음이나 일탈로 취급된다. 오버그라운드는 단순히 유명한 음악의 세계가 아니라, 자본과 미디어가 승인한 감각의 영역에 가깝다. 반대로 언더그라운드는 아직 시민사회의 승인, 혹은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취향과 태도가 머무는 공간이다. 흥미로운 건, 대부분의 새로운 문화는 언제나 언더그라운드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펑크는 그 과정이 얼마나 성공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는 여전히 펑크의 언어를 소비하며, 그것을 더 이상 낯선 저항으로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펑크의 언어로 희망을 노래하는, 창작 뮤지컬이 여기 있다.
어떤 음악은 시대의 정상성이 되고, 어떤 음악은 소음이나 일탈로 취급된다. 오버그라운드는 단순히 유명한 음악의 세계가 아니라, 자본과 미디어가 승인한 감각의 영역에 가깝다. 반대로 언더그라운드는 아직 시민사회의 승인, 혹은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취향과 태도가 머무는 공간이다. 흥미로운 건, 대부분의 새로운 문화는 언제나 언더그라운드에서 시작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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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에디터
2026.05.20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숨죽은 도시 속 안개 낀 본능의 공명, 비제로(BASEMENTZEROFLOOR)
우리 음악을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겠나,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흰 항상 이럴 거예요. “우리 음악은 알코올이었으면 좋겠다.” 저희가 사람들이 어떻게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이런 것들을 의도하면서 음악을 만들지는 않거든요.
슈게이즈(Shoegaze)는 언제나 ‘수면 아래’에 존재해온 음악이었다. 거대한 음압의 층과 기타 노이즈 속에 감정을 숨겨두는 장르 특유의 문법은 불친절함으로 비춰졌고, 그 진입장벽을 깨고자 한 소수의 이들에게 사랑받는 ‘마이너’ 음악으로 분류돼왔다. 그래서 더 오래 살아남았다. 몇 개월 전 필자는 슈게이즈를 ‘고래의 숨쉬기‘ 같은 음악이라고 언급한 바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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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에디터
2026.04.24
오피니언
음악
[Opinion] K-게이즈, 여기 다 있습니다 : 딜레이 릴레이 마음의 색채 – 'THE COLOUR OF MIND' #1 [음악]
‘딜레이 릴레이 마음의 색채 – THE COLOUR OF MIND’가 지난 1월 10일(토)부터 2월 7일(토)까지 5주간 서울 주요 라이브 클럽에서 개최되고 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딜레이 릴레이’는 슈게이징, 포스트록, 드림 팝 등 몽환적인 노이즈 사운드에 기반한 음악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국내 유일의 슈게이즈, 노이즈 뮤직 페스티벌이다. 장르 팬들뿐만 아니라, 한국 인디 신 전체의 주목을 이끌어내며 성황리에 마무리된 <딜레이 릴레이 슈게이즈 페스티벌 2025>가 올해 더욱 탄탄해진 구성으로 돌아왔다.
‘윈터 슈게이저’들이 다시 모였다. ‘딜레이 릴레이 마음의 색채 – THE COLOUR OF MIND’가 지난 1월 10일(토)부터 2월 7일(토)까지 5주간 서울 주요 라이브 클럽에서 개최되고 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딜레이 릴레이’는 슈게이징, 포스트록, 드림 팝 등 몽환적인 노이즈 사운드에 기반한 음악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국내 유일의 슈게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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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에디터
2026.01.23
리뷰
공연
[Review] 연말에는 재즈, 재즈 하면 연말 -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 Plays Sheets of Sound [공연]
어떤 음악이든 많이 들어봐야 친해지기 마련이다. 차트에 있는 음악들이 다가 아니다. 재즈가 이런 매력이 있구나. 한국에 이런 음악을 하는 빅밴드가 있더라. 직접 느껴보면 알 수 있다.
2025년의 마지막 날, 최정수 타이니 오케스터(JTO)의 공연 ‘JTO plays Sheets of sound’를 보기 위해 성수 아트홀을 찾았다. 어떤 음악보다도 록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연말 역시 홍대에서 보내리라고 다짐했지만, 재즈의 유혹을 견딜 수 없었다. 그리고 사실 연말에는 재즈, 재즈 하면 연말 아닌가.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11월 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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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에디터
2026.01.07
리뷰
전시
[Review] 취향은 확장되는 무언가 -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샌디에이고 미술관 특별전
취향이란 결국 스스로 확장될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다른 세계와 맞닿는 감각인지도 모른다.
취향은 좁아지는 게 아니라 확장되는 무언가다. 보통 사람들은 나이가 들거나 경험이 쌓일수록, 좋아하는 것만 더 고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선호는 더 정교해지고 분명해지지만, 동시에 더 많은 세계를 이해하고 경험하려는 폭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음악 취향을 예로 들어보자. 처음엔 그냥 ”록이 좋아“라고만 하다가도, 디깅을 거듭할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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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에디터
2025.11.26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풍선껌으로부터 탈출하기, 밴드 스키틀즈(Skittles)
사실 줌머게이즈는 음악 장르라기보단 하나의 문화현상에 가깝다. 현대 사회는 분류하고,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덕분에 점점 얼어붙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굉장히 감정적이다. 언제나처럼 과도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갈수록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디에도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어 두꺼운 이불을 덮고 소리쳐본 경험이 있는가. 슈게이즈가 선사하는 노이즈의 파도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불이 되기 충분하다. ‘왜 지금, 슈게이즈인가?’라고 묻는다면, 시대가 슈게이즈를 부른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980년대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슈게이즈(Shoegaze)는 노이즈에 잠식된 사운드만큼이나 항상 주류 아래에 있었던 음악이다. 장르의 전성기를 이끈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의 Loveless(1991) 시절도 차트와는 거리가 멀었으니 말 다 했다. 하지만 필자는 언제나 슈게이즈를 ‘고래의 숨쉬기’와 같은 음악이라 생각해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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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에디터
2025.10.03
리뷰
영화
[Review] 우린 미쳤고, 그래서 진짜였다. 오아시스 다큐멘터리 - 슈퍼소닉
오아시스를 좋아한다는 건,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슈퍼카에 탑승한 것과 다름없다.
필자는 올해 내한하는 오아시스(Oasis)의 10월 21일 공연 티켓팅에 대차게 실패했다. 이후 오아시스에 관한 소식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16년 만인 국내 공연을 직접 보지 못한다니. 고통스러울 따름이다. 아마 나같은 락키드들은 공감하겠지만, 락 음악에 빠져보았다면 누구나 오아시스를 거쳐가기 마련이다. 밴드를 잠깐이라도 해봤다면 ’Don’t L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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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에디터
2025.08.30
리뷰
전시
[Review] 낮설지만 익숙한, 19세기 나폴리에 멈추다 - 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19세기 컬렉션: 나폴리를 거닐다
그림 앞에서 머무는 몇 초 동안이라도, 정신없는 주변 상황에서 벗어나 타인의 시선에서 훔쳐볼 수 있는 경험은 여행만큼이나 특별하다.
나폴리(Napoli)는 남부 이탈리아의 중심지로, 로마와 밀라노에 이은 이탈리아 제 3의 도시다. 지중해와 맞닿은 항구도시인 나폴리는 예로부터 유럽의 예술가와 지식인들 사이에서 회자되어왔다. 괴테가 남긴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 Vedi Napoli e poi muori."라는 말이 있듯이, 나폴리는 찬란한 햇살과 유서 깊은 역사, 지중해의 활기찬 일상이
by
임지우 에디터
20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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