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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쓰러진 비석 아래, 묻혀진 이름들을 위한 무대 - 연극 돔박아시, 고이래 [공연]
학살자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서 있는 동안, 희생자들의 이름은 발 아래 묻혀 있었다. 연극 〈동백아가씨 고이래〉는 주인공 대신,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죄책감과 두려움의 이야기로 제주 4·3의 진실을 완성해 나간다. 아직도 이름 짓지 못한 그 역사 앞에서, 우리의 백비는 오늘도 비어 있다.
무대 한가운데에는 동상처럼 우뚝 선 비석이 있었다. 연극은 그 비석을 쓰러뜨리는 고이래로부터 시작된다. 조용히 해녀로만 살아온 고이래는 왜 갑자기 비석을 쓰러뜨린 것일까. 주변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그럴 이유가 없다"고. 그리고 형사 강선웅은 이를 집요하게 쫓는다. 그러나 이내 드러나는 것은, 고이래를 둘러싼 모든 인연이 이미 그 이유를 알고 있
by 김정현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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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다름을 건너 다름의 끝에서 [영화]
이질적인 너에게, 벗이라 부르다.
혹시 생각해 본 적 있어? 그 사람을 구성하는 부분 중에 어디에 영혼이 담겨 있는지. 그 피조물을 보면 뭔가 불편한 기분이 들어. 일그러져 있는 게 왜곡된 거울에 비친 형상 같거든. 하지만 생명이 있지. 무엇에 생명이 깃든 걸까? ‘프랑켄슈타인’이라 함은 원작 소설과 동일하게 괴물을 상기시킨다. 인간이 과학적 동기로 창조하게 된 괴물은 창조한 인간뿐 아니
by 정예진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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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당신은 거짓말에 속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 맵핑히틀러 [연극]
당신은 히틀러의 거짓말에 속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예술창작공장 콤마엔드의 《미래의 현대인에 대한 추상》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맵핑히틀러>가 2026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서울씨어터 202에서 공연되었다. <맵핑히틀러>는 청년 백수 한들호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우연한 계기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일억 구독자를 얻게 된 후, 대통령에 당선되는 장광설을 그린 블랙코메디이다. 203
by 진세민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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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MZ세대가 일상을 기록하는 새로운 방법 [문화 전반]
일상의 솔직하고 짧은 기록에 이끌리다
합법적으로 훔쳐볼 수 있는 일기장 월말이 되면, 블로그를 수시로 들락날락하곤 한다. 곧 친구들의 일상 블로그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멀고도 가까운 친구들이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구경한 후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단다. 같은 이의 일상이지만 솔직하고 진솔한 코멘트들은 인스타그램과는 분명 다른 재미가 있다. 마치 친구들의 일기장을 열어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by 윤경주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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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고양이를 따라 들어간 하루키의 세계 [전시]
<하루키를 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타인의 문학이 나의 감각이 되는 순간
하루키를 처음 읽은 게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이후로, 이유 없이 재즈가 듣고 싶어지는 밤이 생겼다.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히 달라진 무언가. 그게 하루키를 읽는다는 것의 정체였는지도 모른다. 재즈는 설명하는 대신 반복되는 리듬과 미묘한 어긋남 속에서 듣는 사람 각자의 방식으로 완성된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서는 레코드와 음악을
by 오수민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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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那의여백] Index
우리는 상당한 양의 정보를 놓치고 있다.
ILLUST by. 유나 초두 효과는 처음 제시된 정보나 인상이 이후의 정보보다 기억과 판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이는 우리가 타인을 단편적인 정보로 구성한다는 한계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타인은 기준을 정의하는 머릿속의 도마 위에 놓입니다. 이러한 기준은 대개 머리 모양의 변화, 체중의 증가와 감소, 그 외 표정의 미세한 차이 등과
by 노유나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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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풍선의 잔해와 비행기 무덤: 빨간 마후라와 붉은 돼지가 죽음을 기억하는 방식 [영화]
국가라는 거대 기계의 부속품이 된 ‘빨간 마후라’와 비행기 무덤을 기억하기로 선택한 ‘돼지’ — 전쟁 영화가 개인의 죽음을 망각과 신화로 치환하는 방식에 대하여
신상욱 감독의 [빨간 마후라](1964)는 전쟁의 참혹했던 실체를 군사적 스펙터클로 봉인하고, 그 위에 국가주의적 영웅 서사를 새겨 넣은 작품이다. 박정희 정권의 전폭적인 지원과 제국을 향한 학습된 동경이 결합하여 탄생한 이 영화는, 개인을 국가라는 거대 기계의 부품으로 포섭하는 일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양한 미학적 장치들을 동원한다. 본고는 그 장치들을
by 서지민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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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천박해진 시대에서 우아해지기 위한 고찰 -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
도서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
우리는 아침을 깨우는 햇살보다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를 먼저 마주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눈을 뜨자마자 손가락은 습관적으로 매끄러운 액정 위를 미끄러지며, 타인의 편집된 일상 속으로 침입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넘길 때마다 마주하는 화려한 일상, 이국적인 풍경,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 내는 타인들의 자기계발. 그 짧고 강렬한 이미지들의 파동 속에서
by 여정민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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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소녀의 마지막 통화가 우리에게 남긴 것 - 힌드의 목소리 [영화]
전쟁은 우리의 많은 걸 앗아가지만, 숫자 뒤에 숨겨진 개개인의 존재를 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잔인하다.
우리는 지금 폭격, 학살, 공습과 같은 단어를 일상적으로 매일 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사람들, 피 흘리는 아이들, 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의 참혹한 이미지는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다. 매일 같이 전해지는 폭력에 우리의 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이다. 영화 <힌드의 목소리>는 오직 여섯 살 소녀의 목소리만으로, 전쟁의 참상에 무덤덤해진
by 서예진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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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기억을 보내는 일 [문화 전반]
붙잡을 수 없어서 즐기기로 했다
‘저장공간이 부족합니다.’ 또 시작이다. 갤러리에 들어가 저장된 사진을 쭉 훑는다. 아무리 급한 상황이어도 이때만큼은 꽤 신중해진다. 어떤 사진을, 또는 어떤 동영상을 지워야 추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용량은 확보할 수 있을까. 순식간에 눈 앞으로 1년 치의 순간이 지나간다. 그렇게 선택된 몇 장의 사진을 휴지통까지 싹 비운다. 여유가 생긴 휴대폰 속 공간
by 박선주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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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게 아니라 더 큰 거라니까
레트로 열풍의 뒷면에는 그리움이 웅크려있다.
인간은 만족을 모른다. 갖지 못한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탐낸다. 그러다 막상 손에 쥐고 나면 구석에 던져두고 다시 갖지 못할 것으로 눈을 돌린다. 그렇게 또 한참을 갈구한다. 물질적인 것에만 그런 것도 아니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싶은 연예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찾아보면서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관
by 김상준 에디터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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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농구 코트 위의 청춘들,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답게 청춘 스포츠물의 감동을 관객에게 선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어른이 되어 청춘 스포츠물을 보면 뭉클한 마음이 든다. 한 경기를 위해 애쓰고, 갈등하고, 좌절하다가 끝내 성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 이것저것 숫자로 따질 것만 넘쳐나는 어른의 입장에서는 그 순수하기만 한 열정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자신에게 그런 경험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 스포츠물이 주는 박진감 넘치는 재미와 청춘물이 주는 성장 서사의 감동에는
by 김나윤 에디터 2026.04.11
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