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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유리 조각이 흩뿌려진 버진로드 - 노 웨딩
약간의 상처와 여운을 품은 채, 그럼에도 앞으로 걸어가겠다고 말하는 사람의 뒷모습처럼
산뜻한 핑크빛 표지와 ‘웨딩’이라는 달콤한 어감. 처음 책을 집어 든 순간, 이렇게 현실적으로 마음을 후벼 파는 이야기가 담겨 있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웨딩’ 없이 부부가 되기로 한 어느 연인의 이야기라니. 식을 올리지 않는다는 약간의 특이점을 제외하면 큰 드라마틱함보다는 평탄함이 주가 되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일상 속의 미세하고
by 황수빈 에디터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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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지극히 주관적인 큐레이션: The 1975 [음악]
청량한 사운드부터 새벽감성까지
나는 새로운 음악을 끊임없이 찾아다니는 편이다. 한 곡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몇몇 아티스트나 앨범에 국한하기에는 이 세상에 좋은 음악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 때문에 특정 아티스트의 팬들만큼 그들의 음악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지만, 음악 지식이 폭넓어서 누구에게든 취향을 맞출 수 있다는 장점으로 상쇄된다. 이와
by 원미 에디터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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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에디터를 마무리하며 [사람]
새로운 시작으로
4개월 동안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가장 많이 쓴 카테고리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써두었던 에세이를 퇴고해서 올리거나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글로 옮겨 적기도 하면서 사적인 생각을 마음껏 풀어내는 기회였다. 매주 글을 쓰는 것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글을 쓰는 데 가지고 있던 긴장이나 부담을 덜어냄과 동시에 내적
by 이다혜 에디터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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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당신] 1호 독자인 나에게 [셀프 큐레이션]
이토록 서툴고 고집스러운 과정을 나는 꽤나 좋아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 글을 쓰는 사람은 당연히 나지만, 어쩌면 내 글을 가장 많이 읽게 될 사람도 역시 나라는 생각. 글을 세상에 내보내는 이유야 물론 더 많은 독자에게 닿고 싶어서겠지만, 그에 앞서 반드시 환심을 사야 할 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내 글을 질릴 만큼 반복해서 읽고, 집요할 만큼 깐깐하게 읽을 독자인 나 자신이다. 글은 퇴고 과정에서
by 강채연 에디터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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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우리는 서로에게 최초의 기억이 되어 -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도서/문학]
최초의 기억과 최초의 여인에 대하여
이전에 기고했던 글이 남자와 여자의 '연극'에 집중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서로의 '최초의 기억'이 연극 간의 개입을 가능하게끔 추동하는 구조를 살펴보자. 우선 남자의 연극이 여자의 연극에 선행하므로 그것의 배경을 구성하는 최초의 기억 역시 남자의 것부터 정리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어린 시절 내내 학교뿐 아니라, 집 밖으로는 전혀 나가지 않고 살아왔어.
by 유민 에디터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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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당신] 초심을 지난 미지근한 마음에게 [셀프 큐레이션]
미지근한 온도를 견디며, 거세된 목적지 너머의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기록
아트인사이트 에디터가 되기 위해 다섯 번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막상 기회가 손에 쥐어졌을 때, 뜻밖의 권태와 마주했다. 열정은 서서히 가루가 되어 흩날려 풍화되었다. 그렇게 나는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써야 할 글'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 마감 기한에 맞춰 생산되는 문장들 사이에서 나라는 존재는 희미해졌다. 실패자나 낙오자라는 자괴감은 아니었다.
by 오금미 에디터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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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내일 따위 알리가 있나
알 수 없는 내일을 사는 법
며칠 전 신점을 보고 왔다.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신점이라 그런가 두 손에는 긴장이 가득 배어 있었다. 동료와 함께 들어선 점집은 미디어나 내 상상 속 모습과는 달리 평범한 가정집 같았다. 생활의 온기가 감도는 그리 낯설지 않은 분위기 덕에 긴장감은 조금 누그러졌지만, 마음 한편의 떨림은 여전했다. 챙겨주신 음료를 홀짝거리다 차례가 되어 방문을 열고 안으
by 백소현 에디터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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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영도(0)로의 추락, 지적 권력을 포기한 자들의 유토피아 - 도서 '영도의 글쓰기'
책을 읽고 이 글을 쓰면서도 고통스러웠던 작업기
1. 정교한 해체 롤랑 바르트의 『영도의 글쓰기』는 문학을 향한 선언이 아니라, 문학을 둘러싼 순진한 믿음에 대한 해체다. 우리는 흔히 글쓰기를 개성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어떤 이는 진정성을, 어떤 이는 순수성을, 또 다른 이는 윤리적 결단을 말한다. 그러나 바르트는 이 모든 전제를 의심한다. 그에 따르면 글쓰기는 단순한 표현 행위가 아니라, 작가가 역사
by 이승주 에디터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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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도서/문학]
사랑과 저항은 하나이고, 사랑과 치유가 하나라고 시집 전체가 작게 말하고 있다.
"사랑과 저항은 하나이고 사랑과 치유도 하나라고 이 시집 전체가 작게 말하고 있을 뿐, 어떤 시도 직접적으로 크게 말하고 있진 않다. 진은영의 정련된 이미지들 뒤에는 얼마나 많은 사유와 감정이 들끓고 있는가. 더 중요한 것은 사유와 감정이 하나의 언어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아름다움, 진은영은 그런 것을 가
by 손예주 에디터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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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우리가 요리 서바이벌에 열광하는 이유 [드라마/예능]
요리 예능은 이제 단순한 먹방을 넘어 하나의 드라마가 되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먹는다는 행위에 담긴 가치들. 주방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대결들이 왜 우리의 마음을 그토록 뜨겁게 만드는지 그 이유를 들여다본다.
최근 미디어의 중심에는 다시 주방이 놓여있는 듯하다. <흑백 요리사>가 불러온 바람은 요리 서바이벌을 다시금 주류로 끌어올렸고, 그 열기를 증명하듯 수많은 요리 프로그램들이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애써왔다. 먹는다. 이것만큼이나 모두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요소가 없을 것이다. 성별, 세대, 직업을 불문하고 '식(食)'은 인간이 가진 가장 근본적이고
by 황지윤 에디터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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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잠들지 못하는 밤, 멈추지 않는 전기 [미술/전시]
전기를 둘러싼 기술·환경·정치의 얽힘 속에서 우리가 의존해온 문명의 기반을 비판적으로 되묻는다.
불만큼이나 인류 문명에 획기적인 기여를 한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전기일 것이다. 이제 전기는 단순히 빛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사실상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탱하는 핵심축으로서 기능한다. 기술의 발전은 전기를 만들고 저장하며 소모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 더군다나 겉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발달중인 인공지능은 가히 전기 먹는 하마라 불릴 정도로 사용과 유지
by 정충연 에디터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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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딸의 레시피 [음식]
나도 어렸지만 엄마도 어렸던 그 서투르던 손에 정성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이제는 알 수 있었다.
내가 엄마한테 요리를 해준 적이 있던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던 날이 있다. 엄마는 내게 엄마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음식을 먹인 날들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늘 집에 가면 따뜻한 밥이 있었다. 내게 엄마는 다정했고 따뜻했고 늘 온기로 가득 찬 사람이었다. 태어나 보니 엄마가 있었고 늘 그 아래에서 영양만 가득 먹고 자랐다. 그렇게 살다 보니, 엄마의
by 황수빈 에디터 2026.03.01
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