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언젠가 어떤 노래들은 한 계절을 살아가게 만들어준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나는 계절마다 의지할 노래들을 골라두고 힘들 때마다 그 노래로부터 살아갈 힘을 다시 얻고는 한다. 나는 특히나 봄이 되면 다른 계절들에 비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데, 새로운 출발에 설레는 감정이 드는 동시에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걱정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나를 다시 일으켜세워줄 노래들을 선정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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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창 - 화원


 

앨범 소개: 어떤 말보다 더 깊은 사랑을 담아 되돌려주고 싶었던 마음을 모으고 모아, 고마운 여러분들께.

 

화원은 몇 년째 나의 봄을 책임지고 있는 노래이다. 그러나 앨범 소개는 이번에 처음으로 읽어보았는데, 앨범 소개를 읽다 보니 이 노래가 어떤 감정 위에 놓여 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말로 전하는 것보다 더 깊은 마음을 되돌려서 주고 싶었던 의도때문일까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단순히 설레는 사랑이라기보다 어딘가 마음이 아린 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이불을 정리하지 않은 채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랑은 무엇일까. 눈을 맞춘 다음 날, 우리가 머물렀던 자리에 꽃이 피어나 화원이 되어 버리는 관계는 무엇일까. 그저 불리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이름이란 무엇일까.  애틋한 사랑에는 궁금한 점이 많이 따라붙는다.

 

‘화원’이라는 제목 때문인지 이 노래는 봄이 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하지만 가사에 반복되는 ‘새벽’이라는 단어와 곡의 차분한 분위기 탓에, 완연한 봄보다는 겨울과 봄 사이에 놓인 꽃샘추위의 공기가 더 잘 어울린리는 것 같다. 아직은 차갑지만 분명히 따뜻해질 것을 알고 있는 계절처럼 이 노래는 조용히 스며드는 사랑을 떠올리게 만든다. 새벽까지 서로의 숨결이 닿아 있기를 바라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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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espy - daydreaming


 

앨범 소개: 소년만화에서 살아남기.

 

앨범 소개에 걸맞게 이 노래는 마치 한 편의 만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가사를 가지고 있다. '127페이지', '드래곤', "어버버 마법에 걸렸나" 같은 가사들은 듣는 순간 자연스럽게 만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귀엽고도 통통 튀는 언어들 속에서도 결국 이 노래가 말하고 있는 것은 사랑이다. 백일몽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결국 그 사람을 계속 떠올리게 되는 마음. 현실과 환상 사이 어딘가에 머무르는 감정이다. 이런 귀여운 방식으로 표현된 사랑이라니. 왠지 모르게 3월의 공기와 잘 어울린다. 괜히 마음이 들뜨고 사소한 것에도 웃음이 나는 계절. 이 노래는 그런 봄의 가벼움과 닮아 있다.

 

같은 앨범 속 < Touchdown >이라는 노래도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할 때 듣기 좋은 노래이다. 하얀 선 앞에서 같은 곳을 보다가 왜 이제야 덜컥 겁이 나는지. 우리 모두 같이 출발하는 상황인데도 왜 갑자기 이 상황이 두려워지는지. 이러한 질문들은 오히려 나에게 선을 뛰어넘어볼 힘을 준다. 앨범 속 곡들이 다 발랄하니, 날씨가 좋은 봄날 아침에 쭉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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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 메아리


 

앨범 소개: 나는 늘 사랑 앞에서 목소리가 작아집니다. 참 이상하죠. 남들은 붉어진 표정 사이로 삐져나오는 웃음을 막아내기 바쁘다는데, 뭔가 잘못하기라도 한 사람처럼 저는 꼭 그렇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작아지다가는 내가 꼭 사라질 것만 같아서, 오히려 큰 소리를 내보기로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태어난 사랑이,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린다 해도 괜찮다고요. 전부 내 탓이 아니라고요. 소리 내어 외치면 메아리라도 되어 돌아올지 모릅니다. ‘나는 얼마큼 솔직하면 되나요? 얼마큼 작아지면 될까요? 언제쯤 대답해 줄 건가요?’ 길게 길게 쓰다가 한 문장으로 정리합니다. ‘나를 사랑해 주세요.’ 닿지도 않을 외침 속에 나는 이만큼이나 자유롭습니다.

 

이 노래의 앨범 소개는 하나의 고백처럼 읽힌다. 사랑 앞에서 작아지는 마음, 말하지 못하고 삼켜 버리는 감정들, 그리고 결국에는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불안. 그 모든 것들이 길게 이어지다가 결국 나를 사랑해달라는 한 문장으로 수렴된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작은 나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 번쯤 크게 소리를 내보려는 사람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동안 눌러 두었던 마음을 겨우 꺼내어 말해 보려는 시도, 그리고 그조차도 조심스러워하는 감정이 담겨 있다. 이상하게도 봄이 다가오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새로운 시작이 많은 계절이라서일까 괜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작아지는 순간들이 생긴다. 그럴 때 이 노래를 들으면 이번 봄만큼은 조금 더 힘을 내서 소리쳐보고 싶어진다. 더 이상 사라지지 않으려 애쓰는 마음을 조용히 안아 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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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가사 한 줄, 멜로디 하나가 주는 힘은 생각보다 대단해서 나를 이 세상에 붙어있게 만들어 준다. 오늘 소개한 세 곡과 아깝게도 소개하지 못했지만 나를 곁에서 꼭 붙잡아주는 수많은 곡들과 함께, 이번에도 힘차게 봄을 누려봐야겠다. 우리 모두 봄날의 싸늘함과 따뜻함을 모두 마음껏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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