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작/연출의 <뇌 까리다-젠더탐구>가 12월 14일부터 18일까지 신촌극장 PLOT에서 관객을 만난다. 본 공연은 2022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작이다.
우리는 젠더 이분법적 사회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워 보이는 이 젠더 이분법을 내면화하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우리 안의 다양성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죽어갔다. 또한 젠더는 여성성과 남성성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특정한 성을 더 우월하다고 가치 판단하며 위계로 작동하기도 했다.
젠더 이분법적 사회의 또 다른 문제는 이 시스템 자체를 거부하거나 이 시스템 안에 포함되지 않는 성소수자들에 대해 보이는 지독한 배타성이다. 젠더 정체성은 아주 오랜 시간 우리가 속한 사회 속에서, 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점차적으로 구성되어 왔기 때문에 이것이 억압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쉽게 감지하기 힘들다.
젠더시범모델을 강요받는 상황이 녹아 있는 이 공연은, 여러 에피소드와 갈등을 통해 젠더 이분법에 대해서 다 같이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뇌 과학, 성차, 젠더 이러한 키워드들이 무겁지 않게 녹아 있는 이 공연을 보면서 관객들이 기존의 자신의 생각들을 즐겁게 반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스 비극 <메디아>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상징성, 개별적 특성을 그대로 차용했다는 것도 이 공연의 특징이다. 민족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에 놓였던 2500년 전 메디아의 선택과 2050년 퀴어 대통령임을 자처하는 메디아의 선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는 것은 이 공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주최/제작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