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5학년 때, 우리 반에서는 공책에 소설 쓰기가 유행했다. 각자 노트에 자신의 소설을 적고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게 유행이었는데, 나는 한 번도 친구들에게 내 걸 보여준 적이 없었다. 친구들이 내 소설을 별로라고 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사진을 찍으러 다녔는데, ‘지금 그런 거 할 시간 있냐’는 말을 종종 들었다. 그럴 때마다 나만의 공간을 꿈꾸곤 했다.
예술 아지트: 프린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2015년부터 마을, 크루즈, 여행 등 장소와 관련된 주제를 선정해왔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9은 하고 싶은 걸 간섭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공간인 아지트를 모티브로 했다. 올해는 연극, 무용, 음악은 물론, 다원 시각, 거리예술 그리고 독립영화까지 총 100팀 1,500여 명에 이르는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벌써 22번째 생일을 맞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5년간 자리했던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문화비축기지로 거처를 옮겼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9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다른 시선으로 공간을 읽어내는 실험을 통해 일상의 공간을 재해석한다. 관객은 이 과정을 함께함으로써 축제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눈치 보지 않을 권리
하고 싶은 걸 하며 눈치 볼 때가 많다. 전시나 영화를 볼 때 특히 그렇다. 2015년 <마크 로스코 전>을 보러 갔다. ‘Red’ 앞에 앉아 작품을 보다가 운 적이 있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황급히 눈물을 감추고 전시장을 도망치듯 나온 경험이 있다. 예술을 하는 사람도 감상하는 사람도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을까?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핵심 가치는 ‘선정과 검열이 없는’ 자유로움이다. 예술가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자유 참가 방식으로 축제를 운영한다. <프린지 영화관>은 독립 영화를 보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준비했다. 문화비축기지 곳곳에서 진행되는 <독립예술제>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핵심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낸다.
극단 파랑곰을 대표해 1인 창작자로 참여한 ‘박웅’은 대기실에서 공연한다. 햄릿이 고뇌하는 장면을 장소의 맥락을 빌려 표현한다. 극단 52Hz는 정돈되지 않은 옥상을 무대로 삼았다.
공간의 특이성을 살린 연극, 무용, 전통 작품 등 다양성이 뚜렷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개방된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자유로운 예술. 관객은 이를 접하고 예술가와의 즉각적 교감을 통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보자.
A Movable Feast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에세이 『호주머니 속의 축제』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젊은 시절을 파리에서 보내는 행운을 누린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디를 가더라도 그 추억을 평생 간직하고 살아간다네. 그건 파리라는 도시가 머릿속에 담아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휴대용 축제나 마찬가지기 때문이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대학로와 홍대, 상암월드컵경기장을 거쳐 문화비축기지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예정이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세대 담론, 페미니즘 등의 주제를 예술적 일탈을 통해 표현하여 공감을 자아내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9.
누구의 간섭도 없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공간, 예술 아지트 : 프린지에서
언제나 꺼내 볼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9
SEOUL FRINGE FESTIVAL 2019
일정: 2019. 8. 15 (목) ~ 8. 24(토)
티켓가격: 1일권 30,000원
장소: 문화비축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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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 자유참가 프로그램
문화비축기지에서 펼쳐지는 <독립예술제>
- 기획프로그램
축제의 시작!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9 <프린지 전야제>
독립영화, 프린지에 오다 <프린지 영화관>
예술적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프린지 예술워크숍>
독립예술집담회 9th with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그때 그 프린지를 기억해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아카이브전시 : 1998~2019>
소규모 예술 수다 <올모스트프린지 : 마이크로 포럼>
놀고,먹고,마시고 즐기자! <프린지살롱>
폐막프로그램 <프린지와 안녕하는 22가지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