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는 평면성의 회화에 3차원의 공간감을 담고자 하여 큐비즘을 창시했습니다. 그렇다면 3차원을 2차원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여러분에게 생소할 수도 있지만, '데이비드 걸스타인(David Gerstein)'이 바로 그 방법에 대해 고민한 작가입니다.
1. 들어가며 - 작가 소개
데이비드 걸스타인은 이스라엘 출신으로, 소재와 색상 면에서 매우 독특한 작가입니다. 그는 강철 위에 화려한 색채로 그림을 그리고 오려내는데, 이로써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작업방식에 대해 자세히 말하자면, 먼저 강철에 목탄이나 연필로 드로잉을 한 후에 레이저로 강철을 자릅니다. 그리고 붓이나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색을 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데이비드 걸스타인은 작품을 여러 겹으로 얼기설기 이어 붙여 만드는데, 이로 인해 만들어진 사이사이 뚫린 공간은 빛을 통과시켜 보다 입체적인 효과를 줍니다. 이러한 그의 개성 넘치고 세밀한 작업은 관객이 독특한 감성을 느끼도록 합니다.
전체적으로, 그의 작품에서 처음으로 와닿는 느낌은 현대인을 향한 긍정적인 시각과 사람들 사이의 밝음, 활기참 입니다. 일단 철이라는 굉장히 차갑고 냉철해보이는 소재에 원색적이고 화려한 색을 씁니다. 이러한 모순적인 요소 사이에서 관객들은 역동성과 생동력을 느낄 수 있죠. 또한, 그는 다양한 색들이 충돌하지 않도록 치밀하게 배치함으로써 작품 내의 통일성을 잃지 않습니다. 철의 층이 여러 겹으로 겹친 그의 작품을 보다 보면, 마치 팝업북 한가운데에 들어온 것만 같습니다. 회화라 생각하면 회화이고, 조각이라 생각하면 조각이 되는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작품들은 아주 애매모호한 방식으로 3차원 공간에 펼쳐지는 셈입니다.

[철판을 자르고, 위에 색을 칠하는 작업 중인 데이비드 걸스타인]
저는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작품을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만 알다가, 작년 처음으로 육안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2014년 9월 23일부터 29일까지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데이비드 걸스타인 초대 展> 을 통해서였습니다. 저의 경험을 토대로, 경이로웠던 많은 작품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두 점을 소개하겠습니다.
2. 작품 1 -

첫 번째 작품은
작품 2 -
[cow 시리즈 중의 'green cow' 와 'brush stroked cow']

[Digital Cow. 픽셀 밑의 그림자에도 주목!]
두 번째 작품은
3. 나가며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작품들을 보며 느낀 점을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비슷한 표현방식인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모두 강철판을 잘라 위에 칠을 해 겹쳐 붙였을 뿐입니다. 하지만 작품들은 각자 생동감 넘치며 다채로웠고, 화려함 속에서도 질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 담긴 현대인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은 현대인인 저로서는 기분 좋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쁜 사회 속에서도 행복한 순간들을 포착하여 관객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마치 자신들이 휴식과 여유를 즐기는 것만 같은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따라서 걸스타인의 전시는 일종의 ‘힐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