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이 순간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새벽 5시"

글 입력 2014.02.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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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오늘날 현대인들이 풀어야할 큰 숙제라고들 하지만 철없게도 혼자만의 시간을 언제 마지막으로 가졌는지 의문이 생긴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아파트에서조차 현관 앞에 쌓여가는 신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세상이 되었다고들 하지만, 나름 한창 나이라 그런지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누군가는 매일 아침 얼굴을 마주보고 앉아도 고독을 느낀다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그리울 때가 많이 생기곤 한다. 방 안에 홀로 있다고 혼자 있는 것은 아니다. 휴대폰 전원을 꺼놓으면 마치 잠시라도 세상과 단절된 기분에 흠뻑 취해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것 같으나 그 또한 혼자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러니까 결국 내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사물들이 그 이유가 무엇이든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또한 그러한 사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나는 혼자가 아닌 것이다. 조금은 터무니없는 말 같지만 우리의 의식이 그런 방식으로 움직이는 한 우리는 진정 혼자일 수가 없다. 여기에 코끼리라는 단어를 써놓으면 그 즉시 코끼리가 연상되는 것과 흡사하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의식은 음악에서 더더욱 심하다. 한 연주가가 최상의 연주를 선보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걸러내야만 하는지.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작곡가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알고 그것을 걸러내야만 하는지. 그래서 음악인을 포함한 우리들은 아마도 명상에 잠기는 일을 즐겨야하는지도 모른다. 걸러내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생각을 구축하기 위해. 아마도 명상을 위한 적절한 시간은 새벽5시쯤이 아닐까? 사물이 아직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그 시간대 말이다. 분명 누군가에게는 방안의 불을 켜고 하루를 준비하는 분주한 시간이겠지만 아직 세상은 우리에게 태양을 내어주지 않은 미명의 시간대 말이다. 새벽5시는 소중하다. 음악은 혼자이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에서 한 걸음 내딛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연 음악적 심상은 백주대낮에 모여든다. 하지만 모여든 심상들을 가공하는 과정은 오로지 고독 속에서 가능하다. 혼자가 아니면 흉내일지도 모른다. 혼자 있기를 즐겨야 한다. 홀로 지내기를 즐겨야만 한다. 가끔은 세상을 향해 활짝 열린 문을 굳게 닫는 용기를 가져봐야 한다. · 박의홍





출처 - 음악저널






[최서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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