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한국 근현대 화가 7인을 만나는, < 불후의 명작 > 展

글 입력 2017.12.2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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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_불후의명작.jpg
 

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를 통해 다가오는 1월에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불후의 명작>전을 보러 가게 되었다. 김기창, 김환기, 도상봉, 박수근, 유영국, 이중섭, 천경자 총 일곱명의 화백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이번 불후의 명작 전은 말 그대로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불후의 명작들을 만나는 기회다. 특히 서울미술관은 '한국미술의 저력은 전통에 있다'는 이념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까지의 난고들을 그림을 통해 극복한 화가들을 이번 전시회에 선정한 것이라고 한다.





유영국(劉永國) (1916-2002)
“추상은 말이 없다. 설명도 필요 없다. 보는 대로 이해하면 된다. 내가 그린 건 구체적인 대상의 자연이 아니라 선과 면, 색채들로 구성된 추상 형태의 자연이다.”


미석 박수근(朴壽根) (1914-1965)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그리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가장 즐겨 그린다.”


대향 이중섭(李仲燮) (1916-1956)
“어디까지나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모든 것을 전 세계에 올바르고 당당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오. 나는 한국이 낳은 정직한 화공이라오.”


천경자(千鏡子) (1924-2015)
“현실이란 슬퍼도, 제 아무리 한 맺힌 일이 있어도 그걸 삼켜 넘겨 웃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나는 그림 속에 담으려 한다.”


도천 도상봉(都相鳳) (1902-1977)
“추상주의인가 하는 미술만 제일이오? 어느 시대나 새로운 조류는 있는 것이요. 그러나 조류의 주축이 되는 전위라는 것은, 어느 의미에서는 후위를 위한 것 아니겠소?”


수화 김환기(金煥基) (1913-1974)
“저항의 정신이란 결코 침울하다거나 우울한 것은 아닐 것이다. 현실을 극복하는 정신, 내일로 향하는 정신이라면 태양처럼 밝고 강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화가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낙천가이다.”


운보 김기창(金基昶) (1913-2001)
“나는 세상의 온갖 좋고 나쁜 소리와 단절된 적막의 세계로 유배되었다. 그러나 나는 소외된 나를 찾기 위해 한 가지 길을 택했다. 그것은 예술가가 되는 것이며, 나는 화가가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1976), 김환기 <산>(1958), 김기창 <만종의 기도>(1967)가 서울미술관 소장 이래 최초로 공개된다.

천경자의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는 작가의 뜨거운 예술혼이 화폭에 가득 넘치는 걸작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작가의 인생 속 아픔과 고난, 그리고 예술을 통해 얻은 자유까지 실로 다양한 예술적 감흥을 느끼게 할 것이다. 한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김환기의 <산>에서는 ‘환기블루’라 일컬어지는 특유의 쪽빛 푸른색을 사용하여 한국의 자연을 서구의 모더니즘 기법으로 구사한 뛰어난 구성력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타계할 때까지 2만여 점의 작품을 남기며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한국화의 대가 김기창의 <만종>은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밀레의 <만종>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김기창 특유의 유현한 세필과 함께 향토적인 정감을 느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민족화가 이중섭의 최고작이자 서울미술관 대표 소장품 중 하나인 <황소>(1953년 경)를 통해 고된 한국 근대사를 거치며 치열하게 살아왔던 우리 민족의 강한 정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전시의 대미를 장식하는 김기창의 <예수의 생애>(1952-3)는 종교개혁 500주년인 2017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예수의 탄생부터 부활까지의 발자취를 되짚어가는 동시에 한국적인 상상력이 발휘된 이 작품은 관람객이 기독교인이냐의 여부를 떠나 모두가 작가의 예술혼을 생생히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자리가 될 것이다.


불후의명작_입구.jpg
 

본 전시에 출품되는 50여점의 걸작들은 한국 근현대미술이 걸어온 역사적 발자취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다. 19세기 후반부터 서구의 양식이 도입되기 시작하며 미술계에서는 전통양식을 폄하하고 서구양식을 무차별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심각한 양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우리 민족정신을 말살하고자 했던 일본의 강압은 미술문화에서도 예외일 수 없었다. 일본풍의 채색화가 지배적인 화풍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일본에 의해 수동적으로 서양의 미술을 받아들여야만 했던 시대적 상황은 우리 근대미술의 비극적인 출발이었다.

이러한 시대적인 불운 속에서도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7인의 거장들은 맹목적으로 서양의 미술을 추종하는 것이 아닌 한국적인 소재와 기법을 활용하여 우리 고유의 정신을 작품에 담아내고자 했던 화가들이다. 작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았던 전시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의 마지막 파트에서 느꼈던, 근대로의 이행과정에 나타난 한국 미술가들의 치열한 과도기 이후를 이번 <불후의 명작> 전에서 만날 수 있는 셈이다.

온고지신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이번 <불후의 명작> 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불후의 명작 展
- The Masterpiece -


일자 : 2017.12.08(금) - 2018.06.10(일)

*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입니다.

시간
10:30 – 18:30
(입장마감 17:30)

장소
서울미술관 제 3 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 9,000원
대학생 | 7,000원
학생(초/중/고) | 5,000원
어린이(3-7세) | 3,000원

주최/주관
서울미술관




문의
서울미술관
02-395-0100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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