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시인의 시인을 이야기 하는 가상 대담집
글 입력 2017.07.3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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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사랑하고 사랑한 작가 11인의 창작노트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나무발전소 오늘은바람이좋아 살아야겠다 _ 평면.JPG

 
◆도서정보◆

지은이: 김상미
펴낸곳: 나무발전소
발행일: 2017년 7월 26일
판형: 신국판 변형(128*182) | 신국판 무선
분량: 200페이지
정가: 12,000원 
ISBN: 979-11-86536-49-0 03810
연락처: 02-333-1962, 333-1967
담당자: 김명숙





◆책 소개◆

1990년 등단한 김상미 시인
우리 문단에 선보인 시들의 존재감은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하고 깊다.

이토록 입말 글말을 예쁘게 또 천진하게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이가 있을까 싶게
시 한 편 한 편에 내재된 형용을
탁월하게 빚고 있는 개성적인 시인이다.
 
이 책은
프란츠 카프카, 마르키 드 사드, 르네 샤르, 고골, 바흐만,
거투르드 스타인, 콜레트, 애드거 앨런 포,
폴 발레리, 카렐 차페크, 나보코프!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11인의 문학 연금술사들,
그들의 창작세계를 엿볼 수 있는 시인의 에세이다.
 
시인은 그들이 남긴 작품과 인생을 통해
그들이 어디서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그들이 누구와 사랑을 나누다 헤어졌는지,
그들이 자신의 예술을 위해 어떻게 온몸을 불살랐는지…
그들의 흔적을 따라가며 그들을 이 지상으로 불러낸다.



◆저자 소개◆

-김상미-

부산 출생. 1990년 『작가세계』로 시인 등단.
시집 『모자는 인간을 만든다』,『검은, 소나기떼』, 『잡히지 않는 나비』,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 산문집 『아버지, 당신도 어머니가 그립습니까』,
사랑시 모음집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한 당신』 등이 있다.
박인환 문학상, 시와표현 작품상 수상.



◆본문 소개◆

그의 유일한 피난처는 책상뿐이었다. “작가의 삶은… 책상에 달려 있다. 작가가 정신착란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결코 책상에서 멀어져서는 안 된다. 이를 악물고서 책상을 꼭 붙잡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그는 책상 앞에 버티고 앉아 글을 쓰고 또 썼다. “내 삶은 출생을 앞 둔 망설임이다.”며 그 아픈 사투와도 같은 망설임을 잉크에 적셔 요제프 K와 그레고를 잠자, 단식광대와 곡예사, 가희 요제피네와 시골의사… 등을 창조해냈다.
-21쪽, 프란츠 카프카   

고골 동상 중 가장 우울하고 침울한 모습으로 나무 그늘 아래 쉬고 있다. 그리고 좌대에는 그가 만든 작품의 주인공들이 부조로 한 자리에 다 모여 있다. 『타라스 불리바』의 용장 불리바, 『외투』의 초라한 관리 바시마치킨, 『검찰관』의 가짜 검찰관 홀레스타코프, 『죽은 혼』의 사기 지주 치치코프 등등….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인간 형상을 바라보는 고골의 눈이 얼마나 탁월한가를 느낄 수가 있다.
-88쪽,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그가 그곳에서 얻은 게 무엇이고, 잃은 것이 무엇이든… 나는 아직도 그의 『모랄리떼』를 읽으면 가슴이 뛰고, 「해변의 묘지」를 읽으면 바람 부는 해변에 서서 “바람이 일어난다!… 살아야겠다!”고 외치고 싶어진다. 하늘 아래 누구보다 타고난 시인이었음에도 평생을 지적 유혹와 감성적 자질 사이에서 줄타기할 수밖에 없었던 발레리. 천재, 오, 긴 인내여!
-111쪽, 폴 발레리

그를 가리켜 프랑스의 시인 폴 발레리는 “위대한 문학 엔지니어”라 칭하였다. 그만큼 포는 작품 구성에 있어서 어느 한 부분도 우연이나 직관에 의지하지 않고 마치 수학 문제를 풀 듯 용의주도하고 치밀하게 계획해 썼다. 단어 하나하나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시 「갈가마귀」에서도 소리가 잘 울리는 ‘네버모어’라는 말을 계속 반복하게 함으로써, 시를 다 읽고 난 후에도 그 소리가 오랫동안 귓속에서 메아리처럼 맴돌 수 있게 신경을 썼다.
-133쪽, 애드거 앨런 포





◆차례◆

프롤로그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 특급열차를 타고
 
마르키 드 사드와의 가상 대담
‘지옥’에서 만난 사드

르네 샤르
‘시의 시인’, 르네 샤르를 만나다
 
잉게보르크 바흐만
나는 항상 나다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
 
폴 발레리
천재, 오, 긴 인내여!
 
거트루드 스타인
우리는 정말로 아내 같았다
 
에드거 앨런 포
갈가마귀와 아서 고든 핌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아, 콜레트처럼 살고 싶어!
 
카렐 차페크
정원을 가져야 한다, 우표만한 정원일지라도!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평생을 나비를 쫓아다니고 찾아다닌

에필로그





▶책을 기다리며

어느 시인이 폴 발레리의 시를 두 줄로 이야기했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아니나 다를까, 지은이가 사랑한 작가들에 폴 발레리의 이름이 있었다.

글쓰기를 좋아했던 시절, 문인들의 유려한 문체가 부러웠고 그들의 시어에 질투를 느꼈다. 나는 왜 저런 말을 떠올리지 못하는지 분하기도 했다. 좋은 작가를 늦게 알면 세상에 이렇게 좋은 걸 왜 아직 모르고 있었는지 속상했다. 도서관에 가면 세상은 넓고 내가 모르는 작가는 많고 매순간 신간이 쏟아지는데 인생은 너무 짧은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좋은 책을 찾을 수 있을까, 마음을 울리는 한 구절을 찾을 수 있을까 또 어떤 책이, 어느 작가가 나를 설레게 할까. 꽝과 당첨이 섞인 보물찾기를 여러 번 했다.

이젠 안전하게 간다. 더 이상 여린 잎 마냥 문장 하나에 책 한 권에 마음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고등학생 시절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대신 읽었던 카프카의 책, 낯설었던 환상·추리·공포에 관심을 갖게 한 에드거 앨런 포,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들었던 러시아 문학 수업에서의 고골. 내가 좋아하는 걸 얘기하는 사람의 감성은 나와 맞지 않을까, 나를 설레게 할 좋은 걸 보여줄 것만 같은 기대를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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