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실은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동화 - 몽당이와 채송이 그리고 통아저씨 -
글 입력 2017.05.3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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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동화- 몽당이와 채송이 그리고 통아저씨 -참 오랜만에 동화책을 펴봤다.집에는 이제 동화책을 읽을만한 또래가 없어서책을 신청하고 조카에게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책이었는데읽다보니 짧은 내용인데도 아이들 뿐만 아니라어른들에게도 위로가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이 들었다.이 책에 나오는 몽당연필과채송화 그리고 옥수수통 아저씨는다 각각 마음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다들 주인에게 사랑받고, 주인에게 쓸모있기 때문에자신이 가치있다고 생각했지만한 순간에 버려져 쓰레기장으로 모이게 된 것이다.스스로가 가치있다고 생각했지만 버려졌을 때 느끼는 무력함과쓸모없어졌다는 느낌이 비단 동화속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내가 대학교 3학년 때, 증권회사에서3개월 간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왔었다.그 당시에 팀의 막내로서, 작은 일부터굵직한 프로젝트 보조역할까지 경험해볼 수 있었는데그렇게 3개월을 보내고 다시 휴학생으로 돌아왔을 때엄청난 상실감과 허탈함을 겪었다.남들은 다 그대로인데나 혼자만 덩그러니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느낌이젠 내 역할이 없어서 쓸모없어진 느낌이스스로를 우울하게 만들어버린 것 같았다.고작 3개월 일한 내가 이정도인데10년~25년을 회사에서 보냈던 어른들은 어떨까아마도 지구에서 방출된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왜 쓸모없는 신세에요? 아저씨는 아주 소중한 분이에요.""나는 오랫동안 이곳에 희망의 소식을 전하고 있었어."하지만 이 동화에서내가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바람'은몽당연필, 채송화, 옥수수통을 자신이 쓸모없는존재라고 생각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몽당연필에겐 아직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채송화에겐 바람으로 향긋한 향기를다른 이들이 맡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옥수수통에겐 바람소리로 하모니카 소리를 내게 만들어준다.그리고 이들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도 희망을 전해주게 한다.어쩌면 우린 이렇게 바람 같은 존재들 때문에한 번 더 일어나게 될지도 모르는데그리고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 바람이 될 수도 있는데너무 빨리 포기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어요.""우리는 모두 아름답고 행복할 수 있어요."책을 읽고 나서 나는 우리 한국사회의 청년들 생각이 났다.어릴 때부터 시키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는데왜 공부하는 지 이유를 모른다.그냥 공부를 해야 내가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지니까그래서 대학교를 가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가치없고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몽당연필, 채송화, 옥수수통 모두주인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스스로를 쓸모있다고 생각했었는데왜 우리는 내가 아닌 남을 만족시켜야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정작 몽당연필, 채송화, 옥수수통은 다른 것을 잘했을 수도 있고,아마 스스로를 만족시키면서 더 행복하게 살았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동화책인데 너무 깊게 생각을 했나 싶지만,아이들에겐 이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란 없으니스스로를 위해 행복해지라고 말해주고 싶고,어륻들에겐 버려졌다 해서 쓸모없는게 아니라스스로를 사랑하면 나의 다른 장점이 보일 수 있다고 말해주는 책같다.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ㅎㅎ[박소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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