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스러운 노부부의 좌충우돌 내 집 장만 –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문화전반]

글 입력 2016.05.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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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lling in Cinema_1




사랑스러운 노부부의 좌충우돌 내 집 장만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Ruth & A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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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gan Porterfield Freeman, Jr & Diane Keaton





현대인들에게 내 집 장만은 아마 만성 두통을 앓게 만드는 골칫거리가 아닐까 싶다. 처음부터 새 집을 산다면야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게 순조롭게 보금자리를 얻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집의 위치, 인테리어, 주변 상권, 이웃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금액까지. 세상에 내 집 하나 장만하기가 이렇게 힘 들어서야 어쩌나 싶다. 여기, 이 모든 골치 아픈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귀여운 노부부가 있다. 이들은 보다 더 나은 노년을 보내러 ‘새로운’ 내 집 장만을 위해 고군분투를 하지만, 쉬울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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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1

신혼시절부터 무려 40년간을 한군데서 살아온 예술가 알렉스와 은퇴한 교사 루스. 이 부부에겐 이제 슬슬 관절에 무리가 오고 무엇보다 건강을 생각할 시기가 왔다. 하지만 40년도 훨씬 넘은 이 아파트에 엘리베이터가 있을 리 만무하다. 특히 무릎이 좋지 않은 예술가 남편 알렉스를 위해 아내 루스는 더 나은 보금자리로 이사를 결심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 중에 법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받았는데도 여전한 차별에 증오를 느낀 무슬림 테러범의 브루클린 다리 폭탄 위협 사건이 발생하고 그들의 반려견인 ‘도로시’는 병으로 수술까지 받게 된 상황.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닥치는 게 정말 맞는 건가 싶다. 

테러에 집값이 떨어져서 집을 헐값에 넘겨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주말동안 부부는 공인중개사인 조카 릴리의 도움을 받아 오픈하우스를 시행한다. 그러나 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다짜고짜 무례 했던 건 기본이고 이젠 하다하다 침대에 누워보기까지 한다. 여기서 미국과 우리나라는 집을 구하는데 있어서 사뭇 다른 환경 인 걸 알 수 있었다. 일단 매몰을 내 놓으면 한꺼번에 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을 위해 ‘오픈하우스’를 열게 되는데, 그럼 정말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와 폭풍처럼 쓸고 간다. 집을 팔려 면 정말이지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하는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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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2 

한차례 오픈하우스를 거친 노부부는 이제 그들의 다음 보금자리를 알아보러 움직일 때다. 신혼 초 젊음의 패기로 둘이라면 뭐든 무섭지 않았던 그때처럼 씩씩하게 집을 알아보자는 아내 루스. 그런 아내가 너무 사랑스럽고 고맙지만 무려 40년이란 세월을 함께 보낸 이 집을 뒤로하자니 알렉스는 여간 내키지가 않는다. 하지만 또 아내의 깊은 뜻을 어찌 거역하겠는가. 이들은 주말동안 열심히 다음 보금자리를 알아보러 다니지만, 역시 이마저도 너무 어렵다. 마치 이들을 세상물정 모르는 노인네 취급하는 중개인이며, 누가 봐도 마음에 들지 않는 집, 그리고 사치에 찌들어 지극히 개인주의에 찌들어 있는 전형적인 현대인인 조카 릴리가 중간 중간 던지는 가증스런 말투와 행동들은 보는 사람의 눈마저 찌푸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 와중에 드디어 노부부는 둘의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발견하게 된다. 테러 덕에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할인된 가격에 빛도 잘 들고 전망도 좋은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노부부는 이제 집을 계약 할 때가 닥치니 그동안 함께했던 모든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조건 없이 서로의 마음만 생각하며 아름답게 사랑했던 젊은 시절이 떠오른다. 장면 삽입으로 보여주는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참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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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3

본격적으로 마음에 드는 그 집을 계약하기로 마음먹고, 릴리와 함께 집을 방문하게 된 알렉스 부부. 하지만 역시 여느 현대인들처럼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젊은 집 주인 부부는 헐값에 집을 넘겨야 한다는 게 불만이어서 노부부에게 퉁명스럽게 대한다. 모욕적인 응대를 감수하고도 자신을 생각해주는 아내 그리고 더 나은 노후생활을 위해 집을 계약하려던 찰나, 테러범이 잡혔다는 뉴스 속보를 접하게 된다. 젊은 테러범이 무릎을 꿇고 자수를 하는 상황이 실시간으로 보도되는 순간 젊은 집주인 부부는 오로지 자신들이 집값을 더 많이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집중한 채 테러범에게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퍼붓는다. 순수하게 서로의 사랑을 지키며 아내와 함께 모진 세월의 풍파를 헤치며 살아온 알렉스에게 더 이상 이 젊은 부부의 만행은 용납 할 수가 없다. 결국 알렉스는 계약서에 싸인을 거부하고 소리치며 집을 박차고 나온다. 

황급히 자신을 따라 나온 루스에게 알렉스는 미안하다며 진심을 담은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하고, 이들은 자신의 보금자리를 내놓지 않기로 결심한다. 한쪽이 고집 피우면 한쪽이 다독여 주며 서로의 모든 것을 사랑한 지난 40년간처럼, 한결 같은 모습으로 서로를 사랑하기로 맹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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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내내 ‘사랑의 가치’ 에 대해서 곱씹어 생각하게 되었다. 냄비 끓듯 금방 끓어오르다가 식어버리는 관계가 판을 치는 요즘, 이렇게 검은머리가 파뿌리 될 때 까지 늘 처음처럼 사랑할 수 있는 두 사람이 너무 부러웠다. 금은보화도, 명예도 두 사람의 사랑만큼 값지고 소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 목숨이 다할 때 까지 늘 한결같이 사랑할 두 사람, 이런 두 사람의 사랑을 지켜준 그들의 집 그리고 황홀한 브루클린의 풍경. 이 모든 게 사랑스럽고 뭉클했던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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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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