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현상을 재조립하고 정리하는 남자, 아서스 베얼리 (Ursus Wehrli) [다원예술]

유쾌한 상상력이 낳은 재미있는 미술
글 입력 2015.07.2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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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예술의 장르나 작품에 대한 기준은 아직도 모호하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러 견해가 있지만 현대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굉장히 신선하고 색다른 작품들과 작가의 시도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새롭게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작가가 있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작가 아서스 베얼리(Ursus Wehrli)를 소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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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9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사진 작가겸 코미디언인 아서스 베얼리는 ‘The Art of Clean up’이라는 작품집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처음 유럽의 유명한 작품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체하고 재조립한 작품을 패러디한 것을 계기로 여러 현상과 대상으로 재조립, 즉 ‘정리’하는 것이 주된 작업 방식이다.


그의 작품들을 한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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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초반에 명화를 중심으로 작업했는데, 누구나 알 법한 그림들은 그의 손을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고흐의 방은 깔끔하게 정리되었고, 캠밸 수프는 찌그러진 깡통이 되었다. 해링의 작품은 해체되어 색별로 분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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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역시 사람 크기별로 줄세워졌고, 후앙 미로의 그림도 도형과 선, 면으로 구분되어 졌다. 쇠라의 그림도 비닐로 묶어버렸고, 추상적인 표현의 대가 잭슨 폴락도 5캔의 페인트 통으로 깔끔하게 정리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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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손은 명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 닿았다. 은하수를 행성 별로 정리한다던지, 일본어 간판을 획 별로 나누기도 했다. 하다 못해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역시 그의 손에서는 음표들과 선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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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에도 자연, 풍경, 음식 등 그는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분류하고, 정리하고, 재조립했다. 나름의 규칙과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정리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쾌감까지 불러 일으킨다.





 지금껏 우리는 수많은 명화에 대한 모작과 그에 준하는 심오한 정신세계를 가진 작품들을 자주 접해왔고, 그것에 익숙해 있다. 하지만 우루스 베얼리는 과감하게 권위 있는 명화들, 나아가 우리 주위의 있는 사물들을 해채하고 재조립 하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그것은 새로운 작품 의도와 동시에 위트도 함께 가져다 주었다.


'미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더욱 난해한 의도와 주제들의 남발은 대중들로 하여금 미술작품의 세상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어려운 미술을 당연히 여기게 되었고, 넘쳐나는 작품들 속에 주목 받기 위한 ‘새로움’을 추구하며 오히려 그로테스크함을 강조하는, 역설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코미디언이 던지는 유쾌한 도전장은 미술의 본질에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고, 어렵지 않은 작품과 주제이면서도 새로운 미적 감각과 작품성, 신선함을 동시에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주요한 기능 중 하나인 ‘재미’라는 요소를 멋있게 구현하고 있다는 그가 현대 예술계에 끼치는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덧붙여, 그가 출연했던 TED 영상도 첨부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을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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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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