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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나는 영화의 숭배자입니다 - 시크릿 에이전트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 리뷰

by 김예은 에디터
2026.07.0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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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02관왕·160회 노미네이트 화제작 <시크릿 에이전트>가 7월 8일 개봉했다.

 

찬란에서 수입한 이 영화는 1977년 브라질을 중심 배경으로 전개되는 유일무이한 프리미엄 스릴러이다. 전 세계 평단의 압도적인 찬사를 받으며 제78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독립상영관협회상을 수상, 제83회 골든글로브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드라마 부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시크릿 에이전트>는 브라질 헤시피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영화에 담긴 브라질의 모습은 정열적이고 뜨거우면서도 어둡고 차갑다. 흔히들 ‘브라질’을 떠올린다면 카니발, 태양, 축구 등을 떠올릴 수 있겠다. 영화는 그러한 역동적인 브라질의 모습을 담아내면서도 그 이면에 놓인 사람들의 삶을 포착하고 있었다.


가짜 신분, 가짜 이름으로 움직이는 주인공 ‘마르셀루’. 그를 뒤쫓는 청부살인업자와 그에 관한 지워진 과거, 사라진 기록. 주인공 마르셀루는 브라질의 대표 배우 ‘바그너 모라’가 맡았다. 마르셀루에겐 죽은 아내가 있고 남겨진 아들이 있다. 그를 대신해 손자를 키우는 장인, 장모는 고향 헤시피로 돌아온 마르셀루를 반기는 한편 걱정을 숨기지 않는다.


<시크릿 에이전트>를 감상하는 내내 브라질의 정치적 상황과 근현대 역사를 알면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 생각했다. 그것을 모르고 봐도 영화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다만 영화 곳곳에 브라질 문화, 언어, 표현이 녹아있기 때문에 단번에 이해하는 게 쉽진 않았다. 브라질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그리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사라진 기록, 지워진 과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메시지만 두고 본다면 한국의 근현대사를 도입해 보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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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을 넘나들며 전개되는데 인물들이 처한 현재에서, 그들 스스로 사라진 기록, 지워진 과거를 찾아 헤매는 공통된 모습이 인상 깊었다. 마르셀루는 어머니에 관한 기록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그와 관련 없는 어느 한 여성이 마르셀루에 관한 기록을 찾아 헤맨다. 그들이 끝내 그 기록을 찾았는지, 자신이 모르는 과거를 알게 되었는지는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지워진 역사라 하더라도 그것을 찾으려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역사는 과거에서 현재로, 또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지고 전개되리란 것을. 이 영화에서 그 역사를 찾는 이들은 특별히 대단한 사명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것을 꼭 찾아야겠다는 비장한 각오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들은 지금 이 순간으로 이어진 역사의 긴 흐름에서 자신이 모르는 지워진 이름이 있고 지워진 기록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을 알든 모르든 인생은 크게 변하지 않을 수 있다. 이들은 소시민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완벽한 영웅의 모습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역사를 구성해 온 많은 이들, 그러니까 대부분의 이들이 소시민이었다는 것을 영화는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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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과거를 알게 되고 그것을 부러 찾아 헤매고 큰 사명감이 없어도 시간을 내어 기록을 뒤지고 이름을 기억하려 노력하는 사람들. 우리 곁에 있는 이웃들과 세계를 떠도는 많은 이들. 어디로 떠나는지조차 묻지 못하지만 마음을 나눴고 정을 나눴던 사람들. 나와 같은 소시민들.


영화를 보는 내내 들려오는 브라질의 노래와 파스텔 색감의 장면장면이 스릴러적인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정말 평범한 일상을 잘 그려낸 것 같아 두고두고 기억에 남았다. 영화를 보면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이 브라질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13곡의 셋리스트가 자꾸만 귀에 맴돌았던 영화였다.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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