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년 1월 1일 일 년 뒤에 볼 나에게 편지를 쓴다.
근데 이번 연도는 뭐라고 쓴 지 한 움큼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유독 짧게 느껴지지만 또 잘 짜인 실을 풀어보면 한 해에 정말 많은 일이 있음을 깨닫는다.
누군가 그랬다. 20대는 눈 깜빡하면 끝난다고, 맞는 말인 것 같다. 20년의 20살을 맞이한 푸릇한 기쁨이 엊그제 같은데 이게 벌써 5년 전이 되었다. 바뀐 법으로 이제야 24살이 되었지만 뭔가 26살에 더 가까워진 마음.

20살이 되어 처음으로 혼자 살아가야만 했던 날들, 타인의 색을 부러워하던 21살, 슬픔을 이겨내는 법을 알아야 했던 22살. 드디어 나를 조금씩 알아가고 따뜻한 시선을 한가득 품었던 애틋함의 23살. 새로운 어려움을 가득 이겨내고 울고 웃었던 24살. 그리고 이번 연도에는 어떤 한 해였을까.
아마도 가장 굳게 노력했고 그렇게 다져진 내 작은 힘이 빛을 발하기도 한 25살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보니 그저 지나간다 생각했던 나의 하루가 많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루는 자려고 누운 밤에 생각을 하다가 잠을 설친 적이 있다. 지나간 일에 후회를 잘 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날따라 유독 후회했던 일들이 생각났다.
10년이 넘은 지금도 풀리지 못한 오해를 풀고 싶어 고민했고, 지금이라도 풀어볼까 고민했지만 이미 멀어질 대로 멀어진 후라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때 내가 한 게 아니라고 말할 걸, 그런 적 없다고 말할걸 하며 내 마음속에 깊게 박혀버린 과거는 여전히 그날의 어린아이를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어떤 26년을 살아보고 싶은지 한 가지 마음먹은 게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뭐든 하자. 일단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 지나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이든 고민하던 꿈이든 생각만 해본 그 어떤 것이든 해보자는 것.
학교 합격을 딱했을 때는 그게 가장 큰 업적이었기에 좀 더 크고 졸업할 때쯤이면 뭐라도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뭐 하나 움직이지 않고선 이루어지는 게 없었다. 근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움직이는 뭐든 된다는 것이고, 25년에도 그 뭔가 된다에 시작부터 했던 것 같다.
하지도 못하는 3D 프로그램을 6개월 동안 배웠고 그 과정에서 모범상을 받아 일본으로 기업 연수까지 다녀왔다. 그리고 취업을 준비 한지 한 달쯤 넘었을 때 운이 좋게도 계약직이지만 일을 더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취업을 했다.
정말 할 줄도 할 일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도전의 형태는 내가 만드는 대로 쌓는 대로 만들어져갔다.

26살은 좀 더 넓은 내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다. 좀 더 다양한 도전을 남기고 싶고 재밌게 후회 없는 한 해가 되고 싶다. 부끄러워도 도전! 돈이 없어도 도전! 불안해도 도전! 뭐가 될지 몰라도 최선을 다해 전진하고 싶다. 20대의 젊음을 믿고 사랑과 낭만이 가득한 순간들을 가득 담아 나아가야지.
이제 곧 칠 보신각의 종소리와 함께 맑은 26년을 맞이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