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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일년의 끝 [사람]

다가오는 시작

by 조현정 에디터
2025.12.25 07:20

 

 

연말은 한 해가 끝났다는 슬픔과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는 설렘이 섞여있는 기묘한 시기 같다. 올해 이루지 못한 것들과 후회되는 것들이 떠오를 때면 무척이나 슬퍼진다. 왠지 일 년이라는 값진 시간과 내 삶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 통째로 사라진 듯한 기분이 든달까.


동시에 일 년이 정말 끝나갈수록, 그러니까 요즘처럼 일 년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기가 오면 이상하게도 새로운 일 년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난다. 엉성하게 시작해 버린 채 끝맺지 못한 것들,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들, 지키지 못한 약속 등등. 내 마음을 누르고 있던 것들을 모두 잊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는 느낌 때문에 새로운 일 년이 기다려지는 것 같다.

 

어쩌면 올해라는 실수(라고 하면 거창하겠지만서도)를 만회할 기회를 받는 것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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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게도 유독 올해의 연말은 연말의 느낌이 덜 느껴졌다.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쩌면 연말의 '세트'이던 슬픔과 기대감이 생기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닐까, 싶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연말의 슬픔 말이다.


물론 여전히 나의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는 점, 어쩌면 아무 의미 없이 허비해버렸다는 점은 변함없이 나를 슬프게 한다. 동시에, 그럼에도 나의 슬픔이 이전보다 덜하게 느껴지는 건 아마 이러이러한 것을 했다며 나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생겨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겨울치고 따뜻한 날씨라던가 단지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벌써 연말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난다는 것도 연말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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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내년에도 이러한 충실함을 지킬 수 있길.

 

그리고 슬픔을 더 느끼는 사람들, 기대감을 더 느끼는 사람들, 둘을 동등하게 혹은 둘 다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등등. 지금을 지새고 있는 모든 이들이 남은 한주를 무사히 보내고 내년을 조금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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