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취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나도 나만의 취향이 있고 입맛이 있다. 이는 당연한 소리지만, 정말 입맛에 있어서는 단정지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엄마는 어릴 적부터 건강하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셨다. 요리를 하셔도 성분을 따지고, 대체할 수 있는 재료들은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셨다.
그 덕분인지 어릴 적부터 나는 친구들과 꽤나 다른 입맛을 가지고 있어 왔다.
지금이야 가끔씩 먹곤 하는데,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피자와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나마 먹는 거라면 고구마 피자와 새우 햄버거 정도? 하지만 이 종류의 음식들도 몇 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였고, 내돈내산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었다.
또 탄산음료 중에서 먹어본 건 사이다와 콜라뿐이며 그중에서도 콜라는 싫어한다. 우유도 흰우유 말고는 싫어하고 도넛도 싫어하고 햄, 스팸, 소세지 모두 싫어한다.
여기까지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제목이 ‘단정짓지 말자.’이니 그러면 어떤 것에 대한 입맛이 바뀌었다는 글인가? 싶으리라 생각한다.
맞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음식 종류는 아니다.
먹어본 탄산음료는 여전히 두 가지이며 사이다만 좋아한다. 그리고 사이다는 뷔페에 갔을 때를 제외하고 안 먹기 시작한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8년 정도가 흘렀다. 도넛이나 흰우유를 제외한 다른 우유, 햄, 스팸, 소세지 등은 여전히 무척이나 싫어한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메뉴더라도 해당 매장에서 스팸이나 햄, 소세지를 넣어 조리하면 생각지도 않고 안 먹을 정도로 말이다.
입맛의 변화 경험
내 입맛은 지금까지 크게 두 번의 변화를 겪었다.
첫 번째 변화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1학년 1학기 정도까지의 시기에 일어났다. 샐러드가 왜 맛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던 나는 샐러드를 좋아하게 됐고 버섯과 일부의 야채·채소들도 좋아하는 먹는 방법을 찾아서 섭취하기 시작하였다.
두 번째 변화는 얼마 전에 일어났다. 방학동안 운동과 함께 식단을 병행하다보니 입맛이 굉장히 삼삼해졌다. 지금까지도 식단은 유지하고 있는데, 입맛이 완전히 클린해지고 변했다.
예를 들어서 샐러드에 오리엔탈 드레싱을 많이 뿌려 먹던 나는 이제 드레싱 없이 먹는 샐러드가 맛있어졌고, 당근과 애호박, 양배추 등을 쪄서 아무 간 없이 먹는 것이 맛있어졌으며 사과를 한 달 만에 먹었을 때는 사과가 그렇게 달게 느껴졌다. 꿀사과가 아닌데도 꿀사과보다 더 달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더하여 지금까지 식단을 유지하고 있는데, 밀가루를 끊은지 두 달이 넘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총 두 번의 큰 변화를 겪은 나의 입맛은 여러 재료들에 대해서도 변했다.
사실 나는 다음에 나올 재료들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입맛이 바뀌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호냐 불호냐를 따졌을 때 중간에서 불호로 치우쳤다 수준이 아니라 극불호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낫또가 그랬었다. 한 번 먹어봤을 때 정말 왜 이걸 맛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김이나 연어와 함께 먹어보면 괜찮을 거라는 말에 다시 시도해봤을 때에도 정말 맛 없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잘 먹는다.
또 두유가 그렇다. 그래도 낫또나 다른 음식들은 입에 넣으면 오만상을 찌푸리고 입맛을 버렸다고 하면서도 먹은 한 입은 꼭꼭 씹어서 넘겼었다. 하지만 두유는 그렇지 못했다. 진짜로 두유가 혀에 닿는 순간 안에서 욱하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이 올라왔기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었었다.
새로 음식을 시도하는 것에 별로 거부감이 없던(시각적 자극 제외하고) 나에게 유일하게 거부감을 일으킨 음식이 두유였다.
그런데 이번에 입맛이 완전히 클린해지면서 괜찮아졌는지, 아니면 무슨 이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얼마 전부터 두유를 먹어도 맛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제는 저당 두유나 무가당 두유도 잘 먹는다.
또 가지가 그렇다. 그나마 잘 먹는 방법이 가지 탕수뿐이었었는데, 몇 달 전, 가지덮밥을 보고 먹어보고 싶어져 엄마한테 이야기해서 먹어보니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 중에 하나가 가지 덮밥이 되었다.
극불호에서 호로 변한 음식들은 크게 이 정도이다.
버섯이나 브로콜리(사실 브로콜리는 불호에서 호가 아니라 호에서 불호로 변한 거지만) 등의 재료에 있어서도 많은 입맛의 변화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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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했듯이 햄류와 도넛을 싫어하는 것처럼, 여전히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입맛이 유지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또 엄청난 입맛의 변화를 직접 겪어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좋아하게 된 음식들에는 예전에 “나는 이거 진짜 싫어! 완전, 진짜!”처럼 강하게 이야기했던 것들도 많이 있다.
지금까지 입맛의 변화만을 이야기했지만, 사실 다른 취향에서도 많이 변한 것이 있다. 여전히 깔끔하고 단순한 것을 좋아하는 취향이지만 전에는 입지 않던 옷 종류와 색들을 입기 시작했다. 이건 대학생이 되고서부터 조금씩 변했다. 그래서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거의 무채색의 옷들(흰색, 회색, 검은색, 하늘색 뿐이었다.)에 맨투맨과 바지, 패딩이 끝이던 나의 옷장은 지금 열어보면 니트도 있고 모시 자켓도 있고 치마도 여러 개가 있다. 그리고 색깔도 굉장히 다양해졌다.
이처럼 작은 변화와 큰 변화, 점진적인 변화와 급격한 변화를 모두 겪으면서 생각하게 되었다.
취향은 결국 언젠가 변화하는 것이고 언제까지고 그렇지 않으니 너무 강하게 긍정하거나 부정하지 말자. 단정짓지 말자. 변하지 않는 것이 다수라지만, 그러지 말자.
그리고 싫어하던 음식이어도(완전 극불호였더라도) 가끔씩 시도해보자. 재시도하는 행동은 원래도 잘 해왔던 것이지만 더 빈번하게, 더 시도해보자.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