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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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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수잰 스캔런’이라는 미국의 한 작가가 작성한 책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투병 생활과 그로 인한 상실, 스무 살에 자살 시도를 한 이후 정신병동에서의 시간, 그리고 그 이후의 경험을 서술하며 스스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과정을 담아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읽은 책들과 느낀 감정(감동과 같이)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글과 기록은


 

저자는 독자와 책 사이의 수용의 순간은 하나의 화학적 반응이며 마법과도 같다고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감정을 느낄 때는 공간이나 어떤 책을 읽느냐만이 아니라 언제 어떤 경험을 하고 읽느냐- 또한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크나큰 공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은 좋지만 한 번 읽고 말 정도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고 정말 개인소장을 하고 싶다고, 계속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 책도 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들게 한 책 중에 일부는 나중에 보면 다시 몇 번 보고 말 정도인 좋은 책이 되기도 한다.

 

그런 경험이 있기에 저자의 말을 보자마자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어떤 경험을 한 상태에서, 언제 어디에서 그 책을 읽느냐에 따라 같은 책을 읽어도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같은 문장을 읽어도 이해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책을 보면 저자는 1991년의 마지막 몇 달에 이르렀을 때 노트에 쓰는 글들이 더 길어져 몇 페이지씩 이어진다고 말한다. 또 그것이 집을 짓는 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 부분은 나에게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록을 하고는 싶었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하지 않았었다가 일력이라는 방법을 발견하고 나에게 맞춰 바꿔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기록이란 하면 할수록 ‘페이지 위에서 나 자신을 창조하는 일’과 같다고 느낀다. 시간이 지나서 그 글을 읽으면 이런 일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 낯이 부끄럽거나 정말 글 못 썼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글이 있기 때문에 과거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읽는다는 것은


 

195p에 ‘책이 우리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생각은 쉽게 무시할 수 있지만, 또한 매우 진지한 것이기도 하다. 고대인들도 그렇게 조언했다. 읽는 것이 성격을 형성하니 젊은이가 무엇을 읽는지가 중요하다고.’라는 내용이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며 그렇겠다는 동감을 하는 한편, ‘먹는 것이 몸을 구성한다.’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두 가지의 글 사이의 유사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먹는 것이던 읽는 것이던 내가 접하는 것이 나를 구성한다는 것. 어떤 것을 접하고 아는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 그러한 깨달음을 얻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내가 무엇을 먹는지가 내 신체와 건강을 결정짓고, 내가 무엇을 읽느냐에 따라 나의 시선에 담기는 것이 달라지고 지식과 관심의 형성 방향이 달라지니까 말이다. 알기 전까지는 그저 길에 있는 무언가였던 것이 알고 나서는 그렇게 시선을 잡아끌고 특별하게 빛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알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은 많고, 그런 과정을 몇 번 경험해본 적이 있다.

 

그리고 내가 경험한 것들이 나의 인식을 형성하고 고정관념을 만들기도 한다. 타지역으로 대학을 진학한 만큼 나는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고 있다.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겪어보지 못했던 말이나 행동, 경험의 유무 등을 인식하고 있다. 또 같은 지역에서 성장했더라도 알고보니 그것이 부모님의 사랑과 지원 때문에 내가 겪고 가질 수 있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했다.

 

   

 

내 말을 글로 읽기 전까지는


 

257p에서 저자가 인용한 플래너리 오코너의 표현인 ‘나는 내 말을 글로 읽기 전까지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와 비슷할 수도 있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무엇을 하던 나는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나 생각을 하다가 정말 뜬금없는 방향으로 튀어가서 나조차도 대체 왜 이 생각을 하게 된 것인지 물음표를 가지고 다시 차근히 그 경로를 따져봤던 적이 많다. 편지나 글을 쓰다보면 어느 순간 보면 항상 의식의 흐름대로 줄줄 이어서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편지를 받는 사람이 친한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항상 고쳐보려해도 자연히 나온다. 습관인지 그냥 나라는 사람이 그런 것인지 모를 정도로 몸에 배어있다.

 

 

 

난해하다. 아니 난해하지 않다.


 

이 책은 받기 전부터 ‘난해하고 어려울 것 같다.’,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저자가 책의 소재로 어떤 것을 삼았는지 알았을 때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정신병원 경험과 ‘미친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과연 내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지 그런 궁금증만이 떠올랐었다.

 

사실 책의 초반부를 넘어 중반부에 이르렀을 때까지도 그렇게 느꼈었다. 과연 난해하고 복잡하고 색다르긴 하지만 큰 흥미를 끌어내지는 못하는 그런 책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끝까지 읽어나가다 보니 점점 생각이 바뀌었다. 아니 덧씌워졌다는 말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읽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나 자신을 돌아보고 독서를 하고 기록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것을 곱씹게 만드는 책이다. 또 독서와 기록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 순간들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이 책은 난해하거나 난해하지 않거나로 나누기 힘든 책이다. 어떤 면에서는 난해하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난해하다기보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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