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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크리에이터(Creator)는 무언갈 창작하고 생산하는 사람이다. 요즘은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모두가 생산자로서 제작물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시대 속 가장 크리에이터 같은 아티스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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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로 완성해가는 세계관


 

창의력이 주목받는 시대,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래퍼, 음악가, 작곡가, 레코드 프로듀서, 배우, 비주얼 아티스트, 디자이너, 코미디언 등 수많은 직업이 뜬다.

 

음악만을 만드는 것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만의 색으로 'Odd Future'라는 레이블을 만들고, 'Golf wang'이라는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기도 하며 하나의 직업에 국한 되지 않고 본인의 세계를 창조해나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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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검색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패션 감각이다.

 

위 사진은 핀터레스트의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는 사진들로, 파스텔 톤 색 조합 빈티지함이 그의 이미지를 잘 표현해준다. 본인만 소화 할 수 있을법한 스타일과 색 조합은 비주얼적으로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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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적 연출 능력 또한 매우 대단하다.

 

[Earfquake] 뮤직비디오를 보면 노란 가발을 쓰고 하늘색 정장을 입은 모습으로 나오는데, 이 모습이 독특하면서도 높은 미적인 완성도로 다가온다. 또한 [Call me if you can lost]의 털모자와 반바지, 파스텔톤의 가디건 패션을 기반으로 한 아트워크는 음악을 듣지 않고 스쳐가는 사람들에게까지 강한 인상을 남긴다.

 

 

 

플레이리스트에서 분리되는 음악


 

타일러의 음악은 힙합으로 분류되지만 사용하는 악기 사운드, 다양하게 들리는 장르 등 실제로 들어보면 우리가 흔히 아는 힙합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그는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60~90년대 음악을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영감을 얻어 제작하며 이에 더해 독창적인 목소리 톤은 그의 음악에 특별한 힘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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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makopia - Balloon은 1978년 일본 가수 아키코 야노의 ヨ・ロ・コ・ビ(ト・キ・メ・キ)를 샘플링하여 만든 음악으로,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음악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달콤한 음악부터 거칠고 시끄러운 음악까지, 여러 템포의 음악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런 넓은 스펙트럼은 앨범 단위로 들었을 때 진가가 드러나는데, 특히 여러 아티스트의 음악이 담긴 힙합 플레이리스트 속에서 독보적으로 빛난다. 오히려 타일러의 음악은 앨범으로 따로 하나의 장르처럼 들어야 더 깊게 들을 수 있다. 그만큼 창조해낸 음악적 세계관은 강렬하다.

 

또, 특별한 점은 솔직한 가사로 자신의 이야기를 숨김없이 드러내는 동시에 다양한 주제와 시점을 사용해 음악을 만든다는 점이다.

 

[IGOR]에서는 사랑을 이야기 하고, [Goblin]에서는 내면의 상처를 고백한다. [Flower Boy]에서는 외로움을, [Chromakopia]에서는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며, 늘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리스너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타일러의 세계 속으로 들어간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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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한 공연에서 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을 보여줬다.

 

그에게 딱 맞는 아웃핏에서 시작해 음악과 퍼포먼스로 무대를 가득 채웠고, 힙합 공연답게 모두가 함께 뛰며 즐겼다.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장르와 공연이 있구나' 라는 충격을 받은 정도였다. 공연장 속 터질 듯한 베이스, 타일러의 개성이 묻어나는 춤과 몸짓, 랩에 매료되어 관객은 하나가 되었다.

 

특히 IGOR의 New Magic Wand를 부를 때, 그의 눈빛은 완전히 공연에 빠진 듯 보였다. 늘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 미쳐 있는 듯한 순간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최근 발표한 음악을 들으며 - 마무리


최근 발표한 EP [Don’t Tap That Glass]는 사람들이 춤을 추지 않고 휴대폰만을 들고 있는 현실을 비틀어낸 작품이다. 이 의도처럼 우리는 창작자의 세계 속에 몸을 맡기는 것이 온전히 빠지는 방법이자 가장 잘 즐기는 법이지 않을까.


세상에는 수많은 아티스트와 각자의 취향이 있지만, 나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를 통해 처음으로 ‘감각적’이라는 감정을 뚜렷하게 느꼈다.

 

그는 크리에이터로서 여전히, 그리고 꾸준히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확장하는 중이다.

 

내가 생각하는 ‘진짜 크리에이터’는 단순히 결과물을 많이 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시선과 세계를 끝까지 밀어붙여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감각을 열어주는 사람이다.

 

동시에 자신이 브랜드가 되는 것이야말로 크리에이터의 정체성이자 목표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타일러는 단순한 음악가를 넘어,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아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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