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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더 라스트 리턴은 아일랜드 극작가 소냐 켈리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2024 두산아트센터 ‘권리’ 섹션에서 첫 주자로 등장한 연극이다. 이 작품은 작년에 감상한 것이지만, 그 때 큰 깨달음과 긍정적인 충격을 얻어서 감상문을 적어뒀었다. 많은 사람들과 이 감상을 공유하고 싶어서 글로 써본다.


나는 두산인문극장의 작품을 처음 감상해봤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똑똑한 연극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내가 추후에 공연예술계에서 일 하게 된다면, ‘이런 작품을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줄거리도 흥미로웠고, 지금 시대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해 보였으며, 유머도 놓치지 않아 대중성도 잡은 듯 보였다. 그리고, ‘권리’라는 주제 안에서 관객들에게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터치 투어 등 무대 밖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인상깊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 차근차근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분홍 두건 여자'가 외치는 소수자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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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소수자의 이야기에 대해서 많이 관심을 가졌다. 아무래도 내가 소수자로 살았던 경험이 있었던 탓일까, 자연스레 난민, 제국주의, 인종차별, 제 3 국가과 같은 주제를 많이 탐구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분홍 두건 여자’가 보여주는 난민의 권리, 제국주의적인 면모를 꼬집는 장면 등이 유독 크게 다가왔다.


나는 ‘내가 나라는 이유’로 질타를 받고, 차별을 겪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했었다. 그래서 더더욱 자신이 태어난 국가, 성별 때문에 온전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 하는 상황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느낀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연극 내에서 그러한 역할을 가진 ‘분홍 두건 여자’에게 가장 마음이 갔고, 그가 후반부에 자신의 이야기를 악착같이 내뱉을 때는 눈물이 났다. 내가 난민의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 또한 소수자의 위치를 한 번쯤 경험해 본 사람이기에 말이다. 작년 초에 유럽을 갔을 때, 비주류로 살아간다는 느낌을 여실히 느꼈다. 한국에서는 한국인으로서의 권리를 매번 존중 받았지만, 유럽에서는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인해 이방인의 입장으로 살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아마, 서양중심 사회에서 살아 남아야 했던 ‘분홍 두건 여자’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았을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그녀가 공연장에 도착해서, 각 국가의 이름이 쓰여져 있지 않은 색깔 지도를 통해 음성 안내를 듣는 장면이었다. 단순 외국인의 외관만을 보고 그의 국가를 지레 예측해서, 그 언어로 소통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후 그녀는 ‘그 시스템은 후기 식민주의적인 방식이에요’ 라고 그 시스템을 평가한다. 그 이유는 그녀는 소말리아인인데, 한 때 식민지배를 했던 이탈리아어로 음성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는 내게 여전히 남아있는 제국주의의 잔해에 대해 떠올리게 했다. 우리 나라로 바꿔서 생각해보면, 일제강점기를 겪었다는 이유로 음성 안내가 일본어로 나오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는 이렇듯 이 극이 곳곳에 식민 지배에 대한 깨달음을 넣어준 것도 흥미로웠다.


공연에서는 ‘티켓’이라는 매체를 활용해서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표현했고, 쟁취해야 할 권리에 대해 얘기한다. 그러나 이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단순 티켓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합격의 자리일 수도 있고, 생명의 동앗줄이 되어주는 어떠한 기회일 수도 있다. 이러한 비유를 통해 이 연극은 사회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들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사유하게 만든다. 더불어서 자신의 보장받지 못 하는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주장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서도 물어본다. 연극 속 주인공들의 몇몇은 폭력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도 했다. 과연 이것이 권리를 주장하는 가장 최선의 방식인지, 현대 사회의 소수자, 난민, 이민자, 노동자들은 어떻게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지 관심갖게 만든다.

 

 

 

사회를 바꾸는, 작지만 강한 연극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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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듯 사회적인 메시지를 부드럽고, 흥미로우면서도, 강렬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연극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두산인문극장 PD님께서도 말하신 바와 같이, 연극은 현장성과 순간성이 매력인 문화 예술이지 않은가. 그래서 연극이 영화나 다른 문화예술보다, 가끔 관객에게 더욱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더 라스트 리턴'은 내가 누리고 있는 권리가 당연한지에 대해 고민해보고, 내가 누리고 있는 권리를 다른 이는 선천적인 문제로 인해 누리지 못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불평등한 사회의 구조에 대해 깊게 고찰하게 만드는 것 같다.


더불어, 연극은 영화와 달리 내가 원하는 시점으로 마음껏 감상하고 향유할 수 있다. 연극은 내가 마음이 가는 등장인물에 집중하고, 그의 시선으로 따라갈 수 있다. 그에 비해 영화는 감독이 의도한 프레임 내에서 시각이 제한된다. 나는 나의 정체성, 나의 경험에 따라 ‘분홍 두건 여자’에게 깊게 집중했고, 다른 이들은 자신이 어떤 경험을 가지느냐에 따라 이입하고 집중하는 이가 다를 수 있다. 이렇듯, 연극은 자신만의 온전한 시선으로, 현장감 있는 극을 바라보며 마음껏 사유할 수 있도록 만드는 예술이다.

 

 

 

권리를 존중하는 연극이 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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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대 속 이야기 뿐만 아니라, 무대 바깥의 이야기도 꼭 언급하고 싶다. ‘권리’를 주제로 한 연극이어서 그런지, 극장 곳곳에 권리를 존중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시도들은 극 속의 이야기가 휘발되지 않고, 관객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남을 수 있도록 돕는다. '더 라스트 리턴' 연극 내에서 내가 발견 한 것들은 무대 모형 터치 투어, 한글 자막 해석, 음성 자막 사전 다운로드, 문자 소통 서비스, 안내 보행, 휠체어석, 사전 대본 신청 등이 있다. 또한 스태프 역할 내에 아예 접근성 매니저도 존재한다. 나는 이러한 소소한 배려들이 더 많은 이들의 문화 향유를 도와줄 것이며, 문화 약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한 걸음이라고 느꼈다.


현재 사실 이 연극뿐만이 아니라, 공연 예술계에 요즘 점점 많이 등장하고 있기는 하다. 내가 처음 ‘문화 약자를 위한 접근성 도움’을 경험해 본것은 국립극단에서 진행한 ‘극동 시베리아 순례길 (2022)’이라는 작품이다. 그 때 보았던 공연도 배리어 프리 공연이었는데,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해설이 나오기도 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음성 해설도 계속해서 나왔다. 그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무슨 소품을 만지는지 등등 공연 중에도 전부 안내가 되었다. 내가 잠깐 눈을 감고 감상했던 순간들도 있었는데, 이 순간 극 중 막을 구분하는 것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섬세한 배려를 느끼기도 했다. 이 연극은 암흑으로 스토리를 구분한다고 고지를 했었는데, 이는 뚜렷한 물체는 보지 못하더라도, 불 켜진 것과 불 꺼진 것은 구분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배려라고 느껴졌다. 나는 오히려 이러한 시도들이 장애인뿐만이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여러 감각에 집중할 수 있어서, 더 풍부하게 즐기게 만드는 것 같다. '더 라스트 리턴'에서도 마찬가지로, 소수자를 배려하려는 의도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결국에는 극장을 방문하는 모든 관객의 쾌적한 관람과 풍부한 경험을 도와준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기억할 수 있었으면 한다.


'더 라스트 리턴'은 무대 바깥에서든, 무대 안에서든 ‘권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연극은 대중들이 흥미롭게 볼 만한 줄거리와 전개 방식을 갖고 있어서,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권리에 대해 다가가게 하는 작품이라고 느꼈다. 우리는 앞으로도, 연극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이 값진 시도를 계속해서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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