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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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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 제목에서 풍기는 묘한 끌림으로 책을 펼쳤다. 매 꼭지마다 집중하며 금세 완독을 했다. 직장인이자 판다를 사랑하는 화가이자 저자 김유미. 중간중간 글과 함께 삽입된 판다가 너무 귀여워 한참을 들여다봤다. 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 서른 살에는 마흔 살에는 머리도 몸집도 커졌기에 두려움이 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망설이는 순간은 늘었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더 크게 다가왔다.  그런 의미에서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는 나를 짚어줬다.

 

작가는 어른도 여전히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잔잔하게 전한다. 용기는 거창한 결단이 아니라 작은 한 걸음이다. 불안을 견디는 일, 실패를 인정하는 일, 나답게 살아가는 일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게 ‘어른의 용기’라고 말한다. 책 속 판다 그림은 우리를 닮은 불완전한 존재지만 그 불완전함조차 괜찮다고 다정히 위로해 준다.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대나무를 갉아먹는 판다.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아름다움은 자기만이 알아볼 수 있는 언어다. 그래서 나다움이 고민될 때, 내가 감탄하는 순간을 들여다보면 된다.

 

- 본문 중 132p

 

 

책은 총 다섯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크게 첫 번째 용기부터 다섯 번째 용기로 나눠져있고, 그 아래 소제목들이 붙어있다. 내가 감명 깊었던 부분들이 몇 개 있다.


저자는 조선시대에 지어진 《석보상절》이라는 불경 언해서를 이야기한다. 아름다움의 ‘아름’은 ‘나’라고 하는데. 그럼 아름다움은 나다움과 맞닿아 있는 감각이라고. 그러니까 나다움이 발현되는 순간은 존재하는 모습보다는 발견되고 공유될 때라는 걸.


 

이미 전쟁을 치르고 돌아온 저녁 시간, 그 시간만큼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누렸으면 좋겠다.

 

하루 여러 시즌 중 하나만이라도 나를 기쁘게 했다면, 오늘 하루도 대성공이다.

 

- 본문 중 181p

 

 

책을 읽으며 작가님의 근성이 대단하며 나와 매우 비슷하다고 느꼈다.

 
나는 파워 J형 인간이다. 지금은 하루를 꽉꽉 채워 루틴대로 생활하는데 흐름이 깨지면 기분이 좋지 않다. 하루에 다섯 가지 정도의 일정을 매일 하는 편인데 하나라도 하지 않으면 뭔가를 빠트린 기분이 든다. 또 하나는 완벽하게 시작하려고 하는 버릇이 있다. 나도 김유미 작가처럼 취미생활이나 배움에 있어서 완벽한 시작을 추구하는 편이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힘을 빼며 살고 있다.


흔히 장비병이 내게도 있는데 다 갖추고 시작했을 때 잘 되지 않으면 크게 실망하는 편이다. 그래서 지금은 일단 하고 본다. 해보고 나와 잘 맞을 수도 맞지 않아 포기할 수도 있다. 결정은 결국 내 몫이니까. 책을 읽으며 나 역시 용기가 필요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일을 그르칠까 망설였던 적,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나이에 제한이 있지 않을까 고민했던 순간들 말이다.

 

귀여운 판다 삽화와 작가님이 꼭 내게 “너는 부족한 게 아니라 아직 연습 중일뿐”이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 대신, 조금씩 나아가는 내 모습이 조금 선명해졌다. 어른에게 필요한 건 두려움 없는 용기가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내 한 발을 내딛는 힘이라는걸.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면 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잊고 살았다. 여전히 흔들리고 주저하는 이들에게 책이 건네는 다정한 이야기들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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