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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마리퀴리 메인포스터, 제공 라이브(주).jpg

 

 

인간은 양면적인 존재다. 위인전 속 인물이라도 그 이면에는 추악한 본성이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본성을 이겨내고 자신의 신념을 지켜낸 사람이 있다. 그 이름은 마리 스크워도프스카 퀴리.


아인슈타인은 그녀를 두고 “명성을 얻은 후에도 자신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라 말했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그녀가 남긴 업적을 넘어서서 그녀의 삶에 대한 태도 그 자체를 조명한다. 에너지 없이 스스로 폭발해 눈부신 빛을 내는 라듐. 마리의 삶은 라듐과 닮아있다.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건 다 자리 자기가 있어

모두 거기에 있었다고 이름을 남겨 나도 내 이름 찾고 싶어

 

넘버 '두드려' 中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마리는 가정교사 일로 돈을 모아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다. 새로운 원소를 찾아 이름을 남기겠다는 꿈을 가지고 도착한 소르본 대학교에서의 생활은 순탄하지 않다. 마리는 여자,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이름 대신 '미스 폴란드'라고 불리며 차별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마리는 새로운 원소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한다. '라듐'은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함께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준다.

 

 

홀로 작은 유성처럼 떠다니는 짙고 푸른 너 제 몸에 상처를 내어 폭발하는 독하고 모난 나

나의 또 다른 이름 나의 또 다른 이름 너, 라듐

 

넘버 '또 다른 이름' 中


 

'라듐'은 마리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하지만 거대한 폭발은 불가피한 상처를 남긴다. 라듐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방사능 과다노출로 목숨을 잃고, 남편 피에르와 그녀 자신 또한 건강 상태가 악화된다. 마리는 과학자의 길을 이어갈 수 없을까 두려워했으나, 결국 라듐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을 알리고 그에 대한 연구에 힘을 다한다. 그럼으로 마리는 업적을 뛰어넘어 자신의 이름을 지켜낸다.


마리는 '마리 스크워도프스카 쿼리' 그 자체로 눈부시게 빛난다. 그녀만의 올곧음과 끈질김. 치열한 생애의 발자취. 뮤지컬 <마리 퀴리>에는 마리와 비슷한 인물이 나온다. 그 이름은 안느 코발스카. '죽은 직공들을 위한 볼레로'에서 자신과 함께 일한 동료들을 위해 담대하게 맞서 싸우는 목소리는 노동운동가 '전태일'을 떠올리게 한다. 어둠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빛을 내야만 한다. 마리와 안느와 같이 주어진 생에 충실하게,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일.

 

 

마리, 당신은 과학을 왜 하십니까.

궁금하니까요. 궁금한 걸 참을 수가 없어서요. 그런데 그걸 실험이라고, 그걸 과학이라고 부르더군요. 그 안에선 내가 누구인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합니다. 과학!

 

넘버 '예측할 수 없고 알려지지 않은' 中

 

 

그리고 스스로를 빛나게 만드는 일을 찾아야 한다. 마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가능성을 믿고, 그것을 실천한 사람이다. 그녀는 세상에 '최초'라는 이정표가 되었다. 최초의 여성 교수. 최초의 여성 노벨 수상자. 최초로 두 번의 노벨상 수상.


세상은 무한확장하는 우주와 같다. 그리고 우리를 인도하는 길잡이는 다름 아닌 우리 내면에 있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비교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지켜내는 일이다. 과학기술이 인간을 도구화하고 삶의 목적마저 흐리게 만드는 시대에, 뮤지컬 '마리 퀴리'는 이렇게 위로한다. 우리는 모두가 스스로 빛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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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번 시즌 새로 합류한 배우들로 공연을 관람했다. 첫공임에도 훌륭한 기량을 보여주었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2020년 한국 초연을 시작으로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5관왕을 달성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2022년 마리 퀴리의 고국 폴란드에서도 '황금물뿌리개상'을 수상했다. 2023년에는 일본에서 성공리에 라이선스 초연을 개최하고, 다음 해 한국 뮤지컬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현지 프로덕션 장기 공연을 올렸다. 이에 뮤지컬 '마리 퀴리'도 '최초'의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뮤지컬 '마리 퀴리'가 성공적인 한국 창작 뮤지컬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를 이렇게 꼽는다.


단지 마리의 업적에 집중하지 않고 마리가 가진 삶의 태도를 관객에게 전하려고 했다는 점. 그녀가 발견해낸 ‘라듐’을 그녀의 삶에 비쳐 해석하려 시도했다는 점. 안느의 이야기를 엮어 ‘스스로 빛나는 일’에 업적보다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중요하게 보여줬다는 점. 무엇보다 배우들 모두가 삶에 대한 열망이라는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전해줬다는 점. 그리고 각각이 별이 될 용기를 품을 수 있도록 스스로 밝게 빛을 낸 마리 스크워도프스카 퀴리에게 감사를 전한다.

 

 

넌 항상 나였어 너의 눈부신 꿈들이 날 빛나게 해

앞이 보이지 않아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건 바로 너란 별 하나

언제나 같은 자리에 그댄 나의 별 하나

 

넘버 '그댄 내게 별' 中


 

뮤지컬 '마리 퀴리'는 10월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과학자 마리 퀴리의 눈부신 여정을 담은 무대가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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