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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일상의 음악, 이상의 책, 세상의 영화. 말장난처럼 보이는 세 개의 구(혹은 관형격 조사 ‘의’를 제외한 여섯 개의 독립적인 단어)는, 저를 지탱하는 주춧돌입니다. 그 돌들을 하나씩 꺼내어 저를 소개하겠습니다. (도로 넣어야 하므로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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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일상의 음악입니다.
 
‘시간이 흐르다’와 ‘음악이 흐르다’는 말에서, 동일한 서술어는 그 궤를 같이합니다. 음악이 나오는 곳에서 제 일상이 흐르고, 일상이 머무는 자리엔 음악이 흐릅니다. 어느덧 음악은 환경이 되었지만, 그것은 소음이 아닌 배경음으로써 작용합니다. 이유인즉슨, 제 일상이 음악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쓰는 카페에서도 음악에 기댄 것처럼 말입니다.

둘째, 이상의 책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꿈은 점차 이상으로써 기능하지 못하고, 현실과 타협하려 듭니다. 그때마다 저는 아무 책이나 꺼냅니다. 책을 읽을 때면, 글을 쓰고픈 열망과 텍스트를 읽고픈 갈증이 환기됩니다. 그렇게 꿈은 되살아납니다. 때로는 책의 물성을 동경하기도 합니다. 억겁에도 그 형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그 속성은 그 자체로도 울림을 줍니다.

셋째, 세상의 영화입니다.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어느 평론가가 신봉하는 문장은 분명 거창하나, 그 믿음이 결코 우문은 아닐 것입니다. 말의 출전인 프랑스의 한 철학자는 더불어 ‘세계에 대한 믿음’을 말합니다. 그들의 저의를 알진 못하겠지만, 외연만으로 이 구절들을 좋아합니다. 저는 이 세상을 믿고, 그 믿음을 영화로 확신합니다. 언제나 세상은 영화입니다.

이 세 돌은 어떤 천재로도 뽑히지 않을 근간입니다. (저를 소개하기 위해 힘겹게 뺀 일은 우리만의 비밀로 해둡시다.)
 
여섯 단어의 상관관계가 지나치게 의식적인 경향이 있어, 다른 것을 모색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돌고 돌아 다시 안착했습니다. 저 자신조차 근절하지 못할 만큼 깊숙이 괴어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는 음악을 들으며 일상을 살아가고, 책으로 이상을 꿈꾸며 영화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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