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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도서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1권부터 10권까지, 필자는 12세기 영국에서 발생한 다양한 사건들에 대하여 캐드펠 수사의 발자취를 뒤쫓았다. 가장 종교적이면서도 가장 폐쇄적이었던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지금까지 '클래식 블랙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그 깊고 아득한 어둠을 보여주었다. 오늘, 필자가 리뷰를 작성할 <캐드펠 수사 시리즈> 11권부터 21권은 '로열 골드 컴플리트 에디션'으로, 캐드펠 수사가 보여준 추리 너머의 지혜, 독자에게 제시하는 인간에 대한 지적이고 영적인 탐구를 보여준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완결편인 로열 골드 컴플리트 에디션을 리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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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에 대해 처음 들어보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므로, 도서 소개를 간단히 하겠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12세기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로, 정확히는 '역사추리소설'이라 칭함이 적절하다. 주인공 '캐드펠 수사'에서의 '수사'는 가톨릭에서의 'brother', 수도회 소속 수도사이다. 즉,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가톨릭 수도사인 '캐드펠 수사'가 중세 유럽과 수도원을 배경으로 사건 사고를 쫓고 추리하는 내용의 소설이다. 보통 추리소설이 사건 그 자체에 대해 초점을 맞추거나, 또는 주인공의 활약상을 강조하고 있다면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성직자인 '캐드펠 수사'를 통해 인간 본연에 대한 고찰, 추구하여야 하는 존엄적인 가치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이분법적인 논리에 의해 범인을 가려내는 것이 아닌, 회색지대의 다면적인 인물을 고찰함으로써 인간 삶의 플롯을 중점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높다.

 

여기서 회색지대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제시하자면, 12권 [어둠 속의 갈까마귀]가 그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수사의 정의를 생각하면, '캐드펠 수사'는 신부의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하고 종교를 무엇보다도 우선시하여 가톨릭 관련자에 대해 좋게만 묘사할 것 같다. 그러나 새로 부임한 '에일노스 교구신부'의 과도하게 엄격하고 비인간적인 규율주의적인 성격과, 그에 대한 교구인들의 반발을 솔직하게 그려냄으로써 절대적인 선과 악 모두를 부정한다. 또한, 그의 죽음을 명확하게 밝혀내는 것보다, 공동체의 치유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캐드펠 수사'의 모습으로 과연 (영적) 지도자의 이상적인 모습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회색지대'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총 20권으로 되어 있으며, 21권은 [특이한 베네딕토회: 캐드펠 수사의 등장]으로 '캐드펠 수사'가 어째서 '수사'가 되었는지에 대한 프리퀄 소설이다. '캐드펠 수사'는 본래 용병 군인 출신으로, '우드스톡으로 가는 길에 만난 빛'에서 수도원을 상대로 '로저'가 꾸미는 계략에 반대하고,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 즉 '정의'를 보다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오랫동안 전쟁과 항해로 지쳐있던 '캐드펠'은 이후 가톨릭 수도원에 입회하게 되며, 독자가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캐드펠 수사'가 된다. 이러한 내용을 포함하여, 생계를 위해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던 강도에 대한 도덕적 고뇌를 보여주는 '캐드펠 수사'는 1권부터 20권까지 다채로운 사건을 마주하고, 수사를 넘어 한 명의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깊게 탐구한다.


'캐드펠 수사'가 그저 단조로운 맹목적 믿음을 가진 수도사가 아닌, 인간의 삶을 다층적으로 고찰하는 입체적 인물(내지 탐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세속인이던 시절에 겪은 일들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권 [캐드펠 수사의 참회]는 놀랍게도, 그의 아들이 등장한다. 수사라함은 신을 향한 절대적인 헌신이 필요할 테지만 그는 세속인이었던 시간이 길었고, 십자군 전쟁에서 인간과 사랑에 빠지고 만다. 종교적인 믿음에 의한 수도사로서의 삶과 아들을 가진 아버지로서의 삶, 그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캐드펠 수사'는 수도원의 규율을 어긴다. 단면적인 주인공이라면 둘 중 하나의 삶만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캐드펠 수사'는 아버지와 수도사 두 정체성 모두를 본인만의 방식으로 수용하고, 그에 대한 참회를 수행한다. 그런 모습에서 독자는 '캐드펠 수사'에 더욱 공감하고 소설에 이입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통해 센스가 좋다고 느낀 대상은 놀랍게도 출판사 북하우스다. 1권부터 20권까지,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결코 짧은 분량의 시리즈가 아니다. 또한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인 이상 소설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1권부터 10권까지, 초반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엄숙한 가톨릭의 분위기, 범죄를 파헤치는 추리의 분위기를 살려 '클래식 블랙 에디션'으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11권부터 21권까지,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후반부는 '캐드펠 수사' 그 자체에 대한 관점과 동시에 그가 본인의 삶과 범죄에 대한 추리 속에서 결국 향하고자 하는 지혜를 조망한다. 그러므로 그 지혜가 가진 빛, 결국 작가 엘리스 피터스가 독자에게 추리라는 도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본질은 오히려 밝디 밝은 모습이다. 그것을 북하우스가 '로열 골드 컴플리트 에디션'이라는 센스로 표현한 것 같아 그 점에서 출판사의 도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을, 진심으로 이 책이 독자에게 사랑받길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호흡이 긴 추리소설이다. 그럼에도 스토리가 늘어진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결국 '캐드펠 수사'가 우리 삶을 관조하는 것을 추리의 과정으로 풀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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