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이다!”
매일 아침 일곱 살 꼬맹이는 제게 인사를 건넵니다.
그런데 그 별것 아닌 인사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좋은 아침이라는 인사가 무색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니까요.
참담한 현실 앞에서 매번 갈등합니다.
아이에게 희망은 있다고 가르쳐야 할지,
없다고 가르쳐야 할지,
바르게 살라고 가르쳐야 할지,
그러지 말라고 가르쳐야 할지.
그래서 촌스럽지만
결국 ‘사람’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희망인 이야기.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키는 이야기.
책임질 줄 아는 어른의 이야기.
일 외에는 모든 것의 스위치를 끄고 살던 여자 CEO에게,
그녀의 스위치를 다시 켜려는 남자 비서가 나타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돈보다 중요한 가치에 대해 말하고,
자신의 아이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이 대책 없는 남자가 여자를 변화시킵니다.
연봉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고,
돈값을 못하면 가차없이 버려지는 게 당연한 세계에 살던 여자가,
이 남자의 보살핌을 받으며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여자의 변화는 피플즈에 모인 다른 사람들까지 성장시킵니다.
참담한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이유는,
사람에 대한 믿음 때문입니다.
보통의 작은 선의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거대한 기적을 믿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믿음에 대한 지지입니다.
그래서 전 오늘도,
아이와 눈을 맞추며 인사했습니다.
좋은 아침이라고.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
이준혁과 한지민 주연 SBS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는 금토 드라마로, 2025.01.03(금) - 2025.02.15(토) 동안 방영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캐치프레이즈는 “일'만' 잘하는 헤드헌팅 회사 CEO 지윤과, 일'도' 완벽한 비서 은호의 밀착 케어 로맨스”입니다. 12부작 드라마이지만, 5.2%로 시작하여 현재 11.7%까지 시청률이 성장한 드라마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비서와 대표가 사랑에 빠지는, 어쩌면 흔한 클리셰인 듯한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를 좋아하게 된 것일까요?
그 이면에는 ‘작은 배려를 통한 치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은호(배우 이준혁)는 이혼 후 딸을 키우는 싱글대디인데, ‘딸을 두고 연애를 하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던 인물입니다. 강지윤(배우 한지민)은 어릴 적 아버지를 화재 사고로 잃었던 경험, 친척집을 전전하던 경험 등으로 인해 ‘곁에 사람을 잘 두지 않는다’는 습관이 있던 인물입니다.
일 중독 강지윤은 머릿속 데이터 과부하로 건망증을 자주 겪었고, 당겨야하는 문을 자주 밀다가 부딪히는 등 ‘일’만 잘하는 CEO였습니다. 직원들과도 일적으로만 교류할 뿐 사적으론 교류하지 않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유은호는 강지윤의 비서로서 일을 하게 됩니다.
유은호는 문을 당기든 밀든 열리는 문으로 교체하고, 직원들과의 회식에 강지윤 대표를 초대하여 자리를 마련하고, 필요한 자료를 미리 정리해주기도 합니다. 또한 자신을 모함했던 전 직장 상사을 만나고 온 강지윤이 힘들어하자, 이유를 묻는 대신 함께 걷자고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반대로 강지윤은 유은호의 딸 ‘별이’가 친구들에게 ‘엄마가 없다’고 놀림을 받자, 별이 친구 생일파티에 입고갈 옷도 사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를 통해 두 사람은 치유를 받게 됩니다. 강박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조금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배려’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뒷사람을 위해 잠시 문을 잡아주는 것, 문 잡아준 앞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 한 마디 남기는 것처럼 사소한 것들도 어쩌면 누군가에겐 ‘치유’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현 시대에 대해 ‘혐오의 시대’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내가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