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전, 기리보이가 자이언티가 이끄는 스탠다드 프렌즈에 합류하며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2025년 1월 16일 발매된 [기리보이 정규 11집 Pt.1 : 넌 왜 항상 이런 식이야?]는 기리보이 특유의 찐따 감성으로 돌아온 작품이다. 이번 앨범은 각 트랙이 하나의 에피소드처럼 구성되어 있어 귀로 듣는 동시에 드라마 시리즈를 감상하는 듯한 재밌는 경험을 선사한다.
1. 니가 나가
우리 영화 보러 갈까
너는 문제를 만들고 나는 그걸 맨날 풀어
울고 싶은 건 나야 넌 왜 갑자기 울어
화나면 니가 나가
첫 번째 트랙인 '니가 나가'는 기타리스트 구영준이 참여하여 밴드곡 특유의 생동감을 더했다. 담백한 멜로디와 재치 있는 가사가 돋보이며 연인이나 친구와 다투며 실랑이를 벌이는 현실적인 상황을 가사로 풀어냈다.
이 곡은 담담한 톤의 멜로디와 귀에 맴도는 반복적인 기타 리프가 조화를 이루며 듣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낸다.
2. 문 좀
문 좀 열어주라
아 쫌...
장난치지 말고
아깐 미안
부디 자비롭게 봐주시면
진짜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고
내가 죽는 날까지 갚으며 살게
두 번째 트랙 '문 좀'은 첫 번째 트랙 '니가 나가'의 연장선에 있는 곡으로, 결국 주인공이 쫓겨난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상대를 이겨보려다가도 결국 K.O패로 끝나는 홍시영만의 찌질한 호구 서사가 재치 있게 드러난다.
마찬가지로 구영준이 악기 구성에 참여했으며 통통 튀는 기타와 피아노 멜로디가 추가되어 조금 더 경쾌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 밴드 사운드로 inst는 인디 포크 분위기를 뽐낸다.
3. 사랑인 것 같은데
이건 사랑인 것 같은데
넌 아니라고 말하네
네 입을 꼬매고 싶네
어떻게 그렇게 말해
타이틀 '사랑인 것 같은데'는 앨범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부드럽고 깔끔한 멜로디 라인을 바탕으로 트렌디한 신디사이저와 기타, 드럼 베이스가 센스 있게 어우러진 곡이다.
다양한 악기 스템을 활용하면서도 잔잔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솔직하게 털어놓는 가사가 감정의 서사를 완성한다. 기리보이만의 솔직하고 찌질한 사랑 고백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4. 이번 주 금요일
이번 주 금요일
(찐따들 집에 들어가 있어)
마침 딱 공휴일
(집 가서 김칫국이나 마셔)
이번 주 금요일
(하입이 있는 신발 신고)
난 너에게로 가고 있어
네 번째 트랙 '이번 주 금요일'은 재즈와 펑키한 요소가 돋보이는 곡이다. 고백을 다짐하며 나선 기리보이가 자신감을 내세우지만 여전히 어딘가 부족한 모습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하입보이는 아니지만 나름 깔끔하게 차려 입고 나선 그의 서사가 유머러스하면서도 공감 가는 매력을 보여준다. 멜로디와 가사의 경쾌한 흐름이 돋보이며 앨범의 마무리를 더욱 인상적으로 만든다.
이번 앨범은 서로 연결된 트랙들로 구성되어 있어 하나의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각각 뛰어난 작품성과 트랙 간의 연계성 덕분에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재미가 있다.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 네 번째 트랙은 뒷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며 기리보이만의 현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인 가사가 돋보인다. 이러한 흡입력은 기리보이 음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로 다음 앨범을 기대하게 한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모든 곡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더욱 새롭고 재치 있는 시도를 보여줬다. 각 트랙의 스토리를 시각적으로도 풀어내며 앨범의 몰입도를 높였고 연기에도 꾸준히 도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는 기리보이의 새로운 필모그래피로 자리 잡음과 함께 그의 음악적 세계관을 확장하는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채로운 기리보이의 음악 세계는 이번 앨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앞으로 이어질 Pt.2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