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화 이글스의 팬으로서 [운동]

글 입력 2025.01.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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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BO 리그 개막전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작년 한 해를 야구와 함께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야구는 삶의 낙이었다. 약속이라도 한 듯 평일 저녁 시간만 되면 TV 앞으로 갔다. 실시간으로 야구를 보기 위해 그전까지 할 일을 마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야구를 보는 순간만큼은 걱정 거리가 사라지곤 했다.

 

야구 비시즌이 되고, 며칠 동안 야구 없는 삶이 허전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허전함도 익숙해져 갔다. 간간이 올라오는 구단 공식 유튜브 영상을 보며 2025년 야구를 기다렸다. 그렇게 일상에서 야구의 비중이 조금씩 작아져 갈 때쯤, 곧 개막전이 다가온다는 사실과 스프링캠프 소식을 들으며 다시 야구의 열정이 피어올랐다.

 

 

이글스 사진 화질.jpg

 

 

나는 ‘한화 이글스’ 팬이다. 그렇다, 만년 꼴찌라는 이미지를 가진 구단에 인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팬이다. 내가 한화 팬이 된 계기는 부모님 두 분 모두 고향이 충청도로 오랜 한화 이글스 팬이셨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크게 관심 없던 야구였지만, 어느 순간 부모님과 함께 야구를 보다 보니 자연스레 팬이 되었다. 한두 번 보던 경기를 매일 챙겨 보게 되었다.

 

사실 예전에는 성적이 좋지 못한 구단을 계속 응원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진짜 팬이 되면서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한화 이글스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조금은 팬심을 담아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시즌 기록 화질.jpg

 

 

그전에 먼저, 짧게나마 한화 이글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해 보자. 지난해 KBO의 인기는 그야말로 뜨거웠다. 그 흥행에 한화 이글스도 함께 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한화 복귀로 큰 관심을 받은 한화 이글스는 총 71차례 치러진 홈경기에서 47차례가 매진이었다. 그렇게 KBO 최다 매진 신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한화 이글스 구단 역사상 최초로 80만 관중을 이끌었다. 원정 관중 동원력 또한 한화 이글스가 전 구단 중 가장 강했다. 많은 관중을 불러일으킨 만큼 유니폼과 같은 상품 매출 면에서도 높은 성과를 이루었는데, 특히 한화 이글스 팬들 사이에서 일명 ‘썸니폼(썸머 블루 유니폼)’은 승리로 이끄는 마법 같은 유니폼으로 유명했다.

 

한화 이글스의 인기는 한국 갤럽 조사 연구소에서 진행한 여론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실시한 프로야구에 관한 조사 결과, ‘국내 프로야구 관심층이 좋아하는 구단’으로 한화 이글스가 10개 구단 중 2위를 차지했다. 또한, 프로 야구 구단의 공식 유튜브 운영이 필수로 자리 잡은 가운데 전 구단에서 구독자 수 1위는 한화 이글스이다.

 

오랜 세월 부진한 성적으로 하위권의 늪에 빠졌음에도, 한화 이글스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그 옆을 지키는 팬들이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진심으로 구단과 선수들을 애정하는 팬들과 그 마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단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애정이 더 강한 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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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애정은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애정이 더 강한 애증’이라고 할 수 있다. 애증도 애정이 있어야 되는 법. 팬들은 한화 이글스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실제로 대전 야구장에서 본 한화 이글스 팬들의 열정적인 모습, 공식 팬 카페에서 선수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응원하는 글 등을 보며 이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경기력이 안 좋거나 계속된 연패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면 팬들도 화가 나고 따끔한 비판이 오고 간다. 나도 경기를 보며 답답한 순간들을 자주 마주했었다. 경기를 안 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불쑥 찾아온 적도 있었다. 그래도 끝까지 해 내서 역전하는 순간, 비록 역전하지 못했어도 큰 점수 차를 좁혀 포기하지 않은 경기를 보여 줬을 때, 그 모습에 팬들은 다시 한번 응원한다. 미운 정도 정이고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고, 또 한 번 기대를 걸어보게 된다.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도 모두 애정하는 마음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애정하기에 미워도 하고 관심도 갖는 것이다.

 

이를 잘 보여주었던 경기가 하나 있다. 바로 지난해 8월 29일 날 치러진 한화 이글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이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우천 중단으로 경기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며 결국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경기가 이어졌다. 경기 초반부터 내린 비로 질퍽해진 땅 때문에 선수들은 주루 플레이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화 이글스는 1회 말에 4점이라는 대량 실점을 하며 2회부터 선발 투수가 교체되는 위기에 놓였다. 그 후 조금씩 벌어지던 점수 차는 6회에 9점 차까지 되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완패하는 것인가 싶을 때, 7회에 4점 차까지 쫓아오며 9회에 1점을 더 추격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비록 진 경기였지만 큰 점수 차로 의욕을 잃을 법도 한 상황에서 끝까지 점수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이글스TV


 

 

 

경기를 보는 내내 롤러코스터를 자주 타는 한화 이글스 팬들을 위해 구단은 다른 재미 요소를 제공한다. 여기서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이글스TV’를 빼놓을 수 없다. 나도 이글스TV를 본 후 한화 이글스에 더 빠지게 되었다. 이 공간은 팬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야구를 포함한 그 외 다양한 콘텐츠가 올라온다. KBO 구단 구독자 수 1위인 만큼 영상들이 높은 완성도와 빠른 편집 및 업로드, 재미까지 고루 갖추었다.

 

이글스TV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킹착취재’가 있다. 승리의 순간을 밀착 취재하는 느낌으로 경기에서 승리한 날이면 올라오는 영상이다. 방송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더그아웃 모습부터 따로 진행한 선수 인터뷰까지 모든 비하인드를 담은 것이다. 이 영상은 경기가 끝나는 시간이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새벽에 올라오곤 한다. 그만큼 이글스TV 관계자분들의 빠른 시간 안에 영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쉴 틈 없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글스TV에는 하나의 예능 같은 콘텐츠들도 많다. 인간극장을 패러디 한 야진남(야구에 진심인 남자), 연차가 높은 선수들과 아닌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멜버른 아재들과 MZ들, 한 선수와 집중 토크를 보여준 한잔 시리즈 등 팬들이 볼 수 없던 경기 밖 선수들의 모습을 재밌게 풀어냈다. 타 구단 팬들 중 영상이 재밌어서 이글스TV를 본다는 댓글도 종종 볼 수 있다. 이글스TV 덕분에 선수들의 숨겨진 매력을 알게 되면서 더욱 애정을 갖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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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작년에 대전으로 직관 경기를 보러 갔던 날이 생각났다. 열심히 응원가를 부르며 응원 배트를 두들겼던 그때, 무더위에도 식지 않는 응원 열기에 낭만을 느꼈다. 그리고 삶에 있어서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표현하는 게 얼마나 뜻깊은 일인지 깨달았다. 잠시 나마 야구에 몰두하여 일상 속 고민을 잊고 잠잠했던 열정이 다시 들끓는다. 야구는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스포츠이지만, 나는 기쁨과 즐거움을 바라보며 야구를, 그리고 한화 이글스를 계속 응원할 것이다. 구장부터 유니폼, CI 등 모든 것이 변화한 만큼 더 비상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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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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