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무슨 일을 하든 네 일을 사랑하렴 -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

글 입력 2025.01.1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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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돌아오는 1월에 우리는 모두 '처음'에 예민해진다. 첫 번째로 들을 음악을 며칠간 고민하기도 하며, 다이어리 첫 장에, 처음으로 쓰는 '2025년' 글자를 실수하지 않기 위해 집중한다.

 

2025년, 새해 나의 첫 번째 전시는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이었다. 찬 바람이 얼굴을 할퀴는 듯한 추운 날씨임에도, 기대를 품고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더서울라이티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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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시브 전시란 관객이 온몸으로 관람할 수 있는 몰입형 예술을 말한다. 즉, 단순히 전시관 벽면에 작품을 걸어두는 것을 넘어, 전시회장의 모든 공간이 곧 작품인 전시를 가리킨다. 이번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은 제4회 칸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영화 '시네마 천국'을 주제로 한 이머시브 전시회이다.

 

영화 '시네마 천국'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영사기사 알프레도와 영화와 극장을 사랑하는 꼬마 토토의 이야기를 담은 1988년 이탈리아 영화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이탈리아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 영화와 거리가 먼 사람조차도 '시네마 천국'은 알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명작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시네마 천국'은 1988년 11월, 첫 상영 직후에는 시칠리아의 메시나를 제외한 모든 극장에서 상영이 중단되었을 만큼 관심을 받지 못했다. 토르나토레 감독이 상영 시간을 단축하고, 영화의 결말을 달리한 이후부터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시네마 천국'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로 사운드트랙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시네마 천국'의 메인 테마곡인 Love Theme는 영화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사운드트랙으로 꼽힌다.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에 들어서자마자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Love Theme가 관객을 맞이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이 자연스레 떠오르고, 토토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전시 후반에 메인 사운드트랙을 지휘하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큰 스크린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전시회장에서 느낀 잔잔한 울림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 전시는 '시네마 천국'을 보다 풍부하게 느끼도록 구성되었다. 1구역인 Analog 구역은 'Nostelgia & Memory'를 주제로 어떤 장소와 시간 또는 삶의 한 시기로 돌아가고 싶은 노스텔지어를 자극한다. 2구역은 현실과의 불가피한 만남과 시간의 흐름을 주제로 한 Analog & Digital이며, 3구역은 Digital 시대의 시네마 예술이 가지는 의미를 고찰한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시작된 토토의 시간 흐름과 흑백 필름 영화부터 시작된 영화의 시간 흐름을 관객이 자연스레 따라갈 수 있게끔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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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특별전인 만큼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에 전시된 자료들은 놀랄 정도로 특별했다. 각국의 개봉 포스터와 전단뿐만 아니라 영화 촬영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은 알프레도와 토토가 이탈리아 어느 마을에 실제로 살고 있을 거라 느끼는 관객에게 '시네마 천국'이 영화임을 증명했다.

 

촬영 대기 의자에 앉아 알프레도의 시가를 따라 들고 있는 어린 토토와 알프레도의 사진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촬영 소품은 단연 토토와 알프레도가 함께 타던 자전거였다. 어린 토토의 작은 몸집을 유추해볼 수 있을 정도 얇은 자전거가 놀라웠으며, 가장 좋아하는 장면 속 소품을 실제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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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도는 토토에게 무슨 일을 하든 네 일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일을 놓치지 않고, 사랑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는 내게, 무슨 일이든 본인 일이라면 사랑해 보라는 말을 건네는 '시네마 천국'에 감사를 표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꾸준히 찾아보는 영화가 있다는 것이, 볼 때마다 다른 감정의 떨림을 선사하는 영화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시네마 천국'은 영원히 우리 곁에 남아 있을 것이다.

 

전시회장을 가득 채운 '시네마 천국'의 조각들이 영원을 약속하는 듯했던, <시네마 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은 오는 3월 30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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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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