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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과 대한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무렵 그 어느 때보다 휴식을 원하고 있을 때 '치유의 미술관'이라는 책이 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이 책은 마흔을 위한 치유의 미술관으로 앞에 '마흔을 위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개인적으로 마흔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었던 힘든 경험들, 고민과 걱정들이 서로 꼬리를 물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봤던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사실 나는 그림을 잘 보는 방법도, 그림을 잘 해석하는 능력도 없어서 그저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보고 탄성을 내뱉을 뿐이었다. 그래서 화가의 일생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빈센트 반 고흐'라는 뮤지컬을 통해서 고흐의 인생을 잘 아는 것뿐이라서 다른 화가들의 인생이나 작품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화가들이 겪었던 다양한 고통과 고뇌를 엿볼 수 있었다.

 

더불어 그림을 다루면서 그 그림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심리학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서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화가들이 경험했던 고통과 고민, 그리고 걱정들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저 화가들은 자신이 겪었던 일을 '그림'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번아웃이나 슬픔, 고통을 자기의 화풍을 통해서 작품으로 승화를 했다는 차이가 있지 이들도 우리와 같은 인생을 살았고, 우리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고통의 무게를 느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좋은 작품을 남긴 화가들이 좋은 상황이나 배경 속에서 살지 못하고 어릴 적부터 불안에 떨면서 살았거나, 조울증을 겪으면서 힘들게 살았다는 것이다.

 

만약에 즐거운 유년 시절을 보냈더라면 비극적으로 아름다운 색채와 그림, 그리고 화풍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어쩌면 이들이 마음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지금의 작품들이 탄생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화가들이 겪었던 고민, 고통, 불안에 대해서 뜯어보면서도 내가 지금 고민하고 걱정하고 있는 문제들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 어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아는데,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잘 대답하지 못할 때도 있고, 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따로 할애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

 

윤현희 - 그림에서 마음을 읽는 임상심리학자.

 

한국에서 한국아동인성검사(KPRC) 개발과 연구에 참여하며 임상심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보건복지부 승인 정신보건 전문요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 산하 아동정신건강센터와 가톨릭가정상담센터에서 임상 수련을 거쳤고, 미국 텍사스 A&M대학교에서 청소년임상신경심리학 전공으로 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휴스턴 론스타컬리지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한편, 텍사스 교육청과 아동 · 청소년 정신건강클리닉에서 발달장애가 있는 환자들의 심리를 진단하고 치료하며 학교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을 입안하는 등 다양한 현장 활동을 했다.

 

사회의 공감 능력은 각 개인의 공감 능력이 얼마나 자라나는지에 달렸다고 믿으며, 다양한 미술관과 도서관 등에서 강연을 통해 그 공감의 방안을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자화상의 심리학] [미술의 마음] [미술관에 간 심리학] 등의 저서를 통해 시각예술과 화가들의 삶에 대해 깊이 있는 심리학적 분석으로 큰 공감을 얻었다. '치유를 위한 심리학'이 제4회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 은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고, 에피파니 문화심리 연구소를 운영하며 각종 매체에 에세이와 칼럼 등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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