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크리스마스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올해 처음을 맞이할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고 하고 싶지만, 너무 생생하게 기억나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처음 했던 생각의 반의반도 성취하지 못한 한 해라서 없던 해로 치고 싶지만, 언젠가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꼭 필요한 한 해였기를 바라며, 크리스마스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이 시점에 크리스마스 노래를 추천해볼까 한다.
너무 유명한 크리스마스 노래들, 예를 들어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같은 노래는 제외하고, 완전히 크리스마스 노래가 아니더라도 연말 분위기가 나면 추천 곡으로 선정하였다. 내가 추천하고자 하는 곡은 총 2곡이다.
첫 번째 곡은 Billie Eilish의 “come out and play”이다. 이 노래는 눈을 밟는 뽀득뽀득한 발걸음 소리가 노래 전반에 깔린 것이 특징이다. 예전에 봤던 인터뷰에서 Billie Eilish는 노래를 작곡할 때, 어쿠스틱 기타로 쳐보고 작곡한다고 했다. 그래서 곡의 멜로디 진행이 일반적으로 예쁘다는 평을 받는 것 같다고 말하며 말이다. 이 곡 역시 그렇게 작곡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곡 역시 멜로디 진행이 유려하다. 어느 하나 튀는 곳 없이 귀를 자연스럽게 통과한다는 느낌이 있다.
노래의 가사에 직접 크리스마스가 언급되지는 않지만, 이 곡을 고른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노래가 진행되는 내내 들리는 눈을 밟는 소리가 겨울을 연상하고, 무엇보다 연말의 화려한 분위기 속에 소외된 쓸쓸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가사가 곡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노래의 가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You don’t have to keep it quite. Yeah I know it makes you nervous but I promise you it’s worth it to show ’em everything you kept inside. Don’t hide, don’t hide. Too shy to say, but I hope you stay. Don’t hide away. Come out and play.”
대충 해석해보자면, “네 속에 말하지 못하고 가둔 모든 것을 밖으로 꺼내는 일은 긴장되겠지만, 가치가 있는 일이야. 그러니 지금처럼 숨어 있지 말고, 나와서 놀자. 말하기에 너무 부끄럽겠지만, 그래도 나는 네가 여기 같이 있길 바라.” 정도로 의역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직역하면 곡이 전하는 위로의 느낌이 담기지 않을 것 같아, 요소를 몇 가지 추가했지만, 크게 원래의 직역에서 벗어난 문장 해석이 아니기에 괜찮을 것으로 생각한다.
연말이라고 해서 다들 들떠있는 것만은 아니지 않은가. 누군가는 여전히 어둠 속에 있을 수도 있고, 밖에서 신 난 척 하지만, 혼자서는 속으로 괴로워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연말에는 모두 밖으로 나오니까 이번 기회에 아무런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나와 보면 어떨까, 하는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 이 노래는 마치 그런 느낌이라 들을 때마다 가벼운 위로를 받는 기분이다.
두 번째 추천 곡은 윤종신의 “그래도 크리스마스”이다. 이 곡은 우리에게는 잊을 수 없는 세월호, 국정농단 등의 사건이 터졌던 해인 2016년에 발매된 곡이라 어떻게 보면, 그 당시의 국민을 위로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은 제목부터 크리스마스가 들어가고, 노래의 가사에도 크리스마스가 들어가지만, 보통 “드디어”라는 부사가 어울리는 크리스마스에 “그래도”라는 어울리지 않는 부사가 붙어 위로의 말을 전하는 곡이다.
가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오 그래도 크리스마스, 곧 해피 뉴이어. 더 어른 되면 좀 더 괜찮은 얘길 해요. 가슴이 따듯해지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 날들.”
힘든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노래를 듣는 지금은 크리스마스이고 연말이기에 그래도 웃어보자는 의미를 담은 가사이다. 가사에 직접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 들어도 위로가 되고, 노래 속 “참아내기 힘든 그 용서할 수 없는 걸”에 올해 자신이 가장 힘들었던 일을 대입하면 되기에 누구나 위로받고 싶을 때 듣기 좋은 노래이다.
벌써 연말이 성큼 다가왔다. 누군가는 잘 보낸 한 해를 마무리하거나 이제야 쉴 수 있다고 말하고 있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시작부터 어둠 속을 걷는 것 같았으나 이제야 빛을 보았을 수도 혹은 여전히 깊은 어둠 속에 있는 것 같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연말이고, 곧 크리스마스이니까, 그날만큼은 그 전날보다 더 웃는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노래를 추천해본다. 앞으로 어떤 날이 기다릴지 모르겠지만, 부디 나도 모든 사람도 어제보다 나은 하루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