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능성의 세계를 활짝 여는 SF - 달의 뒷면을 걷다 [도서]

권교정 작가의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로부터 출발하는 이야기
글 입력 2024.11.24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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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달의 뒷면을 걷다.jpg

 

 

1980년대 한국 순정만화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가들이 있다. 그중에 한 명인 권교정 작가는 <청년 데트의 모험>을 통해 잘 짜인 판타지 세계관을 선보였고,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를 통해 몇 세기를 초월하는 SF 설정을 선보였다.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는 그림체에 장대한 대서사시를 담은 권교정 작가의 세계에 푹 빠졌던 사람으로서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기대됐다.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의 세계관과 공명하는 이번 소설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펼쳤다.

 

'언젠가 뒤따라올 누군가를 위해 발걸음을 남기는 영혼'이라는 주제는 환생을 거듭하는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 주인공과 이야기의 특성을 한 문장에 담았다.

 

만화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주인공은 다르다. '필멸'의 숙명을 마주하고 살아가는, 달에서 태어나 달 밖의 땅은 밟아보지 못하고 달에서 죽어갈 '월인'인 18세 소녀 디오티마 우코가 주인공인 이번 이야기는 마치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비유처럼 보이기도 한다.

 

2056년, 인류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탐구와 개척 정신으로 달 기지 건설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에 따른 갈등과 반목이 소설 속에 펼쳐진다. 그 누구도 디딘 적 없는 영역을 향해가는 디오티마 우코의 여정은 우주의 새로운 역사를 쓴다.

 

[그리고 다이는 행복하고 얼빠진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부유한 관광객들을 향해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달은! 지구인들의! 쓰레기통이! 아니야!"] - 39p

 

서서히 멸망을 향해가는 세상에서 무작정 절망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막연하고 내일을 알 수 없는 세상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다음을 생각하는 힘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진다. 소설 속 지구와 달의 관계를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의 특정 국가들에 비춰볼 수도 있다. SF의 장점이라면 무엇보다도 가능성의 세계를 활짝 열어 우리를 비춰보는 것이니까.

 

매력적인 SF 세계관의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가 완결되지 못한 채로 남아 아쉬움을 느꼈던 팬들이라면 이번 소설을 통해 세계관의 다른 면을 맛볼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 원작 만화와 다른 주인공의 이야기지만 만화의 팬이라면 단번에 알아볼 원작의 주인공들이 살짝 등장하기도 한다.

 

 

달의 뒷면을 걷다_펀딩용 SNS 디자인 07.jpg

 

 

[안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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