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웹툰의 팬을 위한 가장 행복한 매거진 - 매거진 조이

글 입력 2024.11.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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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며 우리는 매년 새로운 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어떠한 기준 없이 그저 '주변에 사는 친구들'이라는 이유로 모이게 된 이 친구들은 그만큼이나 각양각색의 성격과 특징을 갖고 있고, 그만큼이나 다채롭게 서로를 물들인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수업을 들으며 한 공간에서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 아이들. 자연스럽게 서로서로에 대해 익숙해지지만, 그러면서도 결국 간과하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람들은 저마다의 불행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속 사정. 돌아가고 싶은 저마다의 '집'의 부재들을 <집이 없어>는 6명의 캐릭터들을 통해 풀어낸다.

 

 

 

10대의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거웠던 집의 부재


 

집에 대한 정의를 먼저 살펴보자.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집은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이며, 동시에 가정을 이루고 생활하는 집안을 의미한다고 한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두 개의 단어, '건물'과 '가정을 이루고 생활하는 집안'은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오히려 너무나도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둘 다 '집'을 의미하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집'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우선, 숙식이 가능한 건물에 대해 생각을 해보자. 나의 방이 있고, 침대가 있다. 그곳에서 오랜 시간 살고 있다. 그렇다면 그곳은 과연 '나의 집'일까?

 

이번에는 가정을 이룬다는 의미에 집중해 보자. 함께 있고 싶지 않은 이들과 가족이라고 불리며 이루어져 있는 공간. 그곳은 과연 '나의 집'일까?

 

나는 둘 다 경험해 본 입장에서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다. 그곳은 나의 집이 아니다.

 

전자의 경우 나는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최소 일주일, 최대 일 년마다 쉐어 하우스를 돌아다니며 살았던 경험이 있는데, 나는 아직도 그때의 공간을 '집이자 집이 아닌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타인과 한 집에서 생활하며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그것은 굉장한 행복이었지만 동시에 스트레스이기도 했다. 어딘가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아다녔던 당시의 나에게 쉐어하우스는 정확히 말하자면 일종의 '숙소'와도 같았다.

 

후자의 경우에는 '집이자 집이 아닌 공간'도 아니었다. 그저 '지옥'이었다. 나는 피가 흐리게 섞인 혈육의 집에서 얹혀산 적이 있는데, 나는 그곳에서 머물고 싶지 않아 새벽 6시 반에 학교로 출발해 밤 12시에 집에 들어왔다. 이런 나를 안타깝게 보시는 선생님 덕분에 이따금씩 샤워도 학교에서 할 때가 있었다. 어떻게든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밖을 서성이다가 들어가는 곳, 흐리게 피가 이어진 사람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만으로 그곳을 과연 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도저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가 없다.

 

결국 그렇다면 나는 사전적 의미에서 '집' 모두가 부정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에게 도대체 집은 어떤 곳일까. 이런 물음에 웹툰 <집이 없어>의 주인공 고해준은 아래와 같이 이야기한다.

 

"집은.. 힘들고 지칠 때 빨리 오고 싶어져야 집이다."

 

이제는 ‘이상적’인 것의 존재가 없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10대의 나는 ‘이상적인’ 것이 결핍되어 하루하루가 갈증으로 고통스러웠음을 밝힌다. 그렇다면 그 당시의 나는 도대체 무엇이 결핍되어 있었던 것일까. 하나하나 따지고 들자니 너무나도 옹졸해지지만, 그 모든 것을 통틀어서 부를 수 있는 말을 나는 와난 작가의 웹툰 ‘집이 없어’를 본 뒤 깨달았다. 내가 갖지 못했던 것, 그래서 갈망했던 것은 바로 ‘집’이었다.

 

집이 없는 존재는 자연스럽게 현실을 방황한다. 모든 존재는 자신이 마음을 놓고 쉴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데, 청소년의 아이들은 그 휴식의 공간을 꾸리기가 쉽지 않다. 미성숙한 성장기의 아이에게 부모는 절대적인 존재다. 부모가 없으면, '집'이 없으면 말 그대로 ‘살 수’가 없기 떄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이 없는 청소년들은 도대체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이 땅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 미래를 차마 꿈꾸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에 급급한 기분은 고통스럽다.

 

<집이 없어>에는 각자의 ‘집’이 없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 집이란 말 그대로 거주할 공간일수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일 수도, 부모일 수도 있다. 자신이 마음을 놓고 몸을 붙일 수 있는 곳이 없는 아이들의 만남은 차마 빛이 드리운 곳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숨겨진 이야기들을 주목한다.

 

 

 

매거진 조이, 웹툰을 소장하는 새로운 방법


 

사람들은 ‘오타쿠’의 기준이 얼마나 많이 보았느냐가 아닌, 얼마나 깊게 파고들었느냐라고 이야기하고는 한다. 실제로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 등 하나의 콘텐츠를 다 보았을 때, 그제야 비로소 시작이라는 우스갯소리 이야기가 있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낱낱이 알고 싶다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당연한 이야기다. 특히 콘텐츠에 굉장히 몰입한 경우, 등장인물의 세세한 설정은 물론이요 이 콘텐츠를 만든 작가 자신의 이야기까지 궁금해지고는 한다.

 

하지만 ‘웹툰’이라는 것은 그와 같이 깊게 파고 드는 것에 어느정도 한계가 있는 콘텐츠 중 하나다. 우선, 소수의 작가가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에 그 작가가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알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오직 5명 미만의 인물이 한 마디라도 해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작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이야기의 비하인드를 알 수 있는 길은 영영 사라지게 된다.

 

두번째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의 부재다. SNS를 운영한다고 해서 특정한 콘텐츠를 운영하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낱낱이 설명하는 것은 꽤나 민망한 일이다. 독자와의 소통을 위해 ‘QnA’ 등을 진행하는 작가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작가가 생각하는 바를 전부 풀어내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산북스]매거진조이_집이없어_표지(평면).jpg

 

그런 의미에서 <매거진 조이>는 웹툰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환영할 수밖에 없는 매거진이다. <매거진 조이>는 오직 단 하나의 작품, 오직 한 명의 작가, 오로지 팬만을 위한 국내 최초 웹툰 전문 매거진이다. 작품 정보와 등장인물 소개부터 원작의 장면들을 옮겨 담은 '다시 보기' 챕터까지, 웹툰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

 

뿐만 아니라, 웹툰을 넘어서서 그 이상의 것도 함께 담아냈다. 웹툰 작가의 인터뷰, 작가의 작업실, 초기 설정 즉 작품 노트까지. 웹툰 세계 안과 밖을 모두 사로잡아 하나의 책으로 낸 것이다.

 

거기다 해당 작품에 대한 타인의 리뷰까지 모아보며 내가 느꼈던 감정을 함께 느낄 수도 있는 기회도 있다. 여러 에디터와 칼럼니스트의 특정 작품에 대한 상세한 리뷰는 내가 포착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

 

무언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다.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축복이 아닐까. 그런 팬에게, 작품의 모든 것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것을 실물로 소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다.

 

<매거진 조이>가 이 세상 모든 웹툰의 팬들에게 닿기를, 마음 깊이 소망한다.

 

 

 

김푸름.jpg

 

 

[김푸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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