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상 속의 공감, 그리고 감동 [드라마/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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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공감, 그리고 감동
우리는 다양한 시간에 다양한 사람과 사물을 마주하며 만들어지는 다양한 사건들로 만들어지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일상 속에서 정말 작은 것들로 인해 많은 감정들을 느낀다. ‘작음’, 나는 이 단어에 주목해 보려고 한다. 우리가 하루를 살면서 ‘웃음’을 짓는 시간이 어느 정도 되는지 세어본 적 있는가?
필자의 하루 24시간 중 웃음 시간을 찾아보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내 하루의 시간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수면 6시간 – 6시간 30분
출근부터 일을 하기 전까지 3시간 (세면, 출근, 회사 도착 후 커피 및 간단한 자리정돈?)
오전근무 3시간
점심시간 1시간
오후근무 5시간
퇴근길 1시간 30분 – 2시간
저녁식사 20분 – 30분
개인시간 2시간 (자기개발 및 자유시간)
샤워 30분
여기서 나의 웃음 시간을 찾을 수 있는 구간은 점심시간과 근무 중 일부, 저녁식사 및 개인 시간일 것이고 계산해 본다면 1시간 남짓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원래 웃음이 많다.)
그렇다면 이 웃음 시간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주변에 개그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매일 코미디 공연 또는 드라마를 보는 것도 아니다. 바로 주변에서 벌어지는 정말 찰나의 작은 순간들 때문이다. 길을 가다 정말 귀여운 고양이를 만났을 때, 회사 동료와 나누는 담소, 출근길과 퇴근길에 보는 영상들처럼 말이다.
이 작은 순간을 나는 작은 행복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작은 행복을 만들어주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은 스케치 코미디 크리에이터 ‘띱’ 이다.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좀 더 딥(deep) 하게 들어가 코미디로 풀어내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로맨스, 드라마,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짧은 웹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현재(11/12 기준) 144만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나는 오늘 이들이 제작한 영상들 중 3개를 뽑아 간단하게 소개하고 콘텐츠 업 종사자로써 깨달은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 폰중독_이거 없이 어떻게 살았냐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편이다. 2명의 친구가 등장하고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다. 함께 술을 한잔하다가 필름이 끊긴 친구 A는 잠에서 일어나 폰을 찾는다.
하지만 보이지 않고, 결국 어제 갔던 술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술집에도 폰은 없는 상황, 그때 A는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B에게 자신의 폰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지만 B의 번호를 모르는 A는 난감해 한다. 그때 어렸을 때 알고 있던 B의 어머니 전화번호를 기억하게 되고 결국 어머니께 전화를 걸게 된다. 그리고 생각대로 자신의 핸드폰이 B에게 있었고 둘은 자주 놀던 놀이터에서 만나자고 한다.
‘친구의 번호는 모르지만 어머니의 번호는 알고 있다.’
나는 여기서 이 영상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 우리는 가끔 ‘핸드폰이 없을 때 어떻게 살았지?’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시절 우리는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왔다. 친구와 놀기 위해 친구 어머니의 번호 또는 친구 집의 번호를 외우고 직접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걸어 "안녕하세요 아줌마, 저 OO이 친구인데, 혹시 OO이 집에 있어요?"라는 말과 함께 그 녀석이 얼른 전화를 받기를 기다리며 설레던 우리의 모습, 이제는 볼 수 없는 추억이 되어버렸다.
터치 한 번에 모든 것이 가능해진 이 시대 속에서 우리는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진정으로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그 작은 일도 스스로 하기보다는 손바닥만 한 기계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 데이트_남녀의 속마음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여자친구에게 남자친구는 이유를 물어보게 되고 돌아온 여자친구의 대답은, “오빠가 바람피우는 꿈 꿨어…”이를 들은 남자친구는 당황스러워하면서 머릿속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 ‘인사이드 아웃’처럼 머릿속에 있는 다양한 감정들이 정신없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역시 여자친구의 머릿속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남녀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들로 이야기가 구성된다.
상상만 했던 내용을 실제로 구현해버리는 그들의 기획력에 난 넋을 놓고 박수만 쳤다.
애니메이션으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 내용을 미친 기획력과 연출력, 그리고 개개인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구현해 내는 그들의 작품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 특히 1인 다 역을 하는데 그 어떤 역할도 느낌조차 겹치지 않고 온전히 그 캐릭터만이 되어버리는 것을 보며 감탄을 했다. 그리고 끝부분에는 본인들이 ‘띱’이라는 사실을 한 번 더 증명해 보이는 띱만의 특별한 캐릭터를 새롭게 등장시킴으로써 구독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버린다.
3. 등산_힘들다
어렸을 때부터 친한 친구 3명(A, B, C)은 함께 등산을 한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3명은 자리를 잡고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이야기의 내용은 평범하다. 명절에 부모님은 뵀는지, 요즘 뭐하고 사는지, 회사는 어떻고 등등 정말 평범한 내용의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 뭔가 어색함, 쓸쓸함의 기운이 감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이제 내려가야 할 시간, 3명은 이제 자리를 정리하고 내려갈 준비를 한다. 하지만 친구 A는 일어나지 않고, 열심히 자리를 정리하는 2명을 쳐다보기만 한다. 그때 B가 A를 보며 하는 말,“야, 또 올게… 또 올게.” 그리고 친구 A의 모습은 작은 산소로 바뀌어있었고 그들은 인사를 하고 내려간다.
이 영상을 보며 놀랐던 부분은 반전이 있다는 것을 작은 사물이나 인물의 표정, 그들 간의 대화에서 풍기는 분위기 등으로 계속 복선을 살짝살짝 흘리며 영상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어떤 큰 사건이나 대사가 아닌 등산용 간식으로 사과를 가져오고 친구 A가 먼저 목적지에 올라와 있는 장면, 먼저 떠난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과거’, ‘어렸을 때’, ‘많이 컸다’ 등의 단어를 통해 표현하는 등 자연스럽게 반전에 대한 복선을 깐다.
영상 막바지에 친구 B가 A를 보며 하는 말에서 마음이 크게 요동쳤다. 친구를 떠나보내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고 이별의 아픔도 많이 아물었다고 생각했지만 친구 앞에만 서면 마음 깊숙이 숨어 있던 아픔이 다시 올라오는, 하지만 울지 않으려고 애쓰는 그 복잡한 감정 표현을 짧은 대사와 연기를 통해 잘 보여줬다. 그리고 이미 떠났지만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오는 친구들을 보며 반갑지만 내심 그들이 부럽기도 한 산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그 감정을 너무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
콘텐츠에 대해 공부하고 일을 하면서 내가 만들고자 하는 콘텐츠는 무엇일지에 대해 항상 고민을 해왔다.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를 향유하며 나만의 콘텐츠에 대해 스스로 정립해 나갔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콘텐츠는 단순한 재미를 위한 콘텐츠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 즉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이다. 사람들의 추억을 건드리는 구수한 냄새의 콘텐츠, 일상 속 다양한 상황들을 주제로 하는 단짠단짠의 콘텐츠, 상상만 하던 것을 실제로 구현해 내는 짜릿하고 시원한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의 근심 걱정을 날려줄 수 있는 숨 쉴 구멍을 만들어주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띱(deep)’은 큰 동기부여가 되고 나의 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띱’을 향유하며 각자의 근심을 털어내고 크게 숨 한 번 쉴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나 역시 ‘띱’에 걸맞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계속 도전하고자 한다.
[경건하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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